토이스토리 시리즈의 시작 <토이스토리 1>

볼까 말까 생각이 들었던 영화다. 영화 자체가 워낙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1995년에 나왔는데 지금 보면 괜찮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또 3d 애니메이션이라서 그래픽 기술이 발달한 지금 보면 아무리 스토리가 괜찮고 캐릭터가 다양하도 조악한 느낌이 가시지 않아 영 찝찝할 것이 걱정되었다. 그러다가 픽사의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런 애니메이션 영화를 많이 만든 곳이니 그래도 괜찮겠지 싶어서 토이스토리 1을 보게 되었다.

 

줄거리 (스포일러 있음)

 

토이스토리1은 생각했던 대로 명작이었다. 영화 내용이 장난감을 주제로 하는데도 지나치게 유치하거나 단순한 전개가 아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주인공 꼬마애의 장난감 인형들은 사실 주인공이나 다른 사람이 없으면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움직이고, 감정도 있는 이들이다. 이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꼬마애가 자기를 버리는 것인데,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 하면서도 크리스마스나 생일 파티 때마다 선물을 뭘 받는지 걱정하는 이유다. 비슷한 장난감을 선물로 받으면 자신이 관심을 덜 받거나 쫓겨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

 

꼬마 애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서부의 보안관 인형인 우디인데, 당시 기준으로도 약간 연식이 된 모양인지 잡아당기면 소리가 나는 정도의 단순한 구조를 갖춘 인형이다. 그런데 꼬마가 하필 우주를 지키는 영웅 장난감을 받으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우주를 지키는 버즈 장난감은 다른 장난감과 달리 자신이 장난감임을 의식하지 못한다. 자신이 정말로 우주를 지키는 존재임을 믿고 하늘도 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늘은 날지 못하지만 그럭저럭 소리도 나고 레이저 불빛도 나며 멋있게 추락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인공 꼬마 애는 우디 대신 버즈를 가지고 놀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1인자 지위가 위협받자 우디는 음험한 계략을 세우는데... 누르면 이동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이용해 버즈를 책상 옆으로 떨어뜨리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계획에 착오가 생기면서 버즈는 책상이 아니라 창문 바깥으로 날아가버리고 만다. 우디에 의한 버즈의 살인을 목격한 다른 장난감들은 우디의 살인 행위에 충격을 받게 된다.

 

다행히 버즈는 부셔지지 않고 살아 있었다. 버즈는 자신의 별에서는 복수가 금지되어 있지만 여기선 아니라며 우디와 싸우게 되고, 우디는 살인자 취급받는 자신의 입장도 반전시키기 위해 버즈를 일단 잘 구슬리려고 한다. 그런데 이 와중에 꼬마애와 가족들이 피자집에 가면서 이들을 놓친다. 피자 배달 차에 몰래 탑승해서 꼬마애를 쫓는 둘.

 

피자집의 이름은 피자 플래닛으로, 장난감도 있고 게임센터같이 꾸민 가게이다. 자신이 진짜 우주를 지키는 존재라고 믿는 버즈를 구슬려서 돌아가려고 하는 우디. 하지만 버즈는 말을 잘 듣지 않고 우주선처럼 생긴 인형뽑기에 들어갔다가 주인공 꼬마의 집 인근에 사는 짓궂은 녀석의 손에 넘어간다. 이 짓궂은 꼬맹이는 짱난감 몸에 폭탄을 붙여서 산산조각 내는 것을 즐기고, 다른 장난감을 개에게 주어 씹도록 할 정도로 혹독하고 장난감들에게 잔인한 존재다.

 

우디와 버즈는 서로 협력하여 공포의 집을 빠져나오고, 장난감을 괴롭히는 녀석에게 겁을 주어서 놀래킨 뒤 마침내 이사중이던 꼬마애에게 돌아간다. 는 스토리.

 

아마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였을텐데, 그래도 캐릭터들이 비교적 입체적이라서 좋았다. 초반에는 리더십을 발휘하다가 버즈가 돌아오자 음험한 캐릭터가 되고 나중에는 버즈를 위해 자신도 희생할 기세를 보이는 우디와, 자신이 장난감인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알게 되어 충격에 빠져 넋이 나가고, 그래도 우디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날지 못하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꼬마에게 돌아가는 버즈의 모습이 좋았다.

 

다른 장난감들도 평면적이기 보다는 사람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우디의 버즈 공격을 두고 혼란과 공포, 분노에 빠지는 장난감들의 모습은 흡사 배심원단 같았다. 우디를 좋아하는 여자 인형 캐릭터가 있는데 독특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