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역사

춘추전국이야기 4 / 공원국

삼긱감밥 2021. 7. 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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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국씨의 춘추전국 이야기 시리즈중 하나이다. 공원국씨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역사를 연구하고 계시는 분이다. 사진을 찍고 묘를 돌아다니며 기행문을 쓰시는데,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식견이 탁월하시다. 

 

책 자체는 우연히 어떤 행사에서 싸게 팔길래 그냥 아무 생각없이 샀다가 3년뒤 읽게 되었다. 

 

제목의 약소국의 생존전략의 약소국은 정나라를 뜻하는 것이다.

 

1. 소개

이 책은 공원국씨가 쓴 춘추전국 시리즈의 4번째 책이다. 그의 책은 춘추전국 시대를 다루고 있는데, 아직 완결되지 않고 계속 작업중이다. 각 권끼리 조금씩 연속성이 있기에, 전권을 보아야 후권 초반부가 이해된다. 물론 그냥 본다고 해서 아예 이해가 불가능하진 않다.

 

4권에서는 정나라의 자산을 중점으로 진-초의 양강체제가 무너져가는 춘추시대 중반을 다룬다. 주연은 정나라의 자산이다. 조연으로 진나라의 보나파르트 진도공과 초나라의 폭군 영왕과 그를 제거하는 공자 기질 등이 등장한다. 

 

이 책의 특이점은, 저자가 초반부에 국제관계를 바라보는 정치철학을 설명한 다음 춘추시대를 그 철학에 맞게 분석해냈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실주의 관점, 자유주의 관점 등의 국제정치 관점을 설명한뒤, 각국의 외교전략을 이에 맞게 분석한다. 이 점이 난 매우 인상깊었다. 각 인물의 외교 활동이 어떤 식으로 분석될 수 있는가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신기했다.

 

2. 내용

진나라에 진나라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라고 일컬어지는 진도공이 들어와 즉위한다. 그는 공실이 약해지고 귀족들의 세력이 강해져 혼란해진 진나라를 중흥시킨다. 한편, 초나라에선 매우 잔인한 초영왕이 즉위한다. 

 

진-초는 국력의 한계와 새로운 강국인 오나라와 서쪽의 진나라의 강성을 깨닫고 미병회맹에서 휴전체제에 들어간다. 이리하여 거대국 진-초와 진을 따르는 송, 노 등엔 평화가 찾아온다. 그런데, 이보다도 더 작은 나라들은 다른 나라에 합병당하며 전쟁때보다도 더 아슬아슬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한편, 양강의 패권관계가 깨어지는 것을 틈타 제나라가 전쟁을 시도하나 진나라에 패퇴한다. 안영은 군주에게 간언하며 이를 막기위해 노력하나 제나라는 위기상황을 겪는다.

 

이런 혼란속에서, 중원에 위치한 작은 나라 정나라의 재상 자산은 기민한 정치력과 현란한 외교술수를 이용해 정나라를 고슴도치로 만들어낸다. 이것이 큰 줄거리이다.

 

이 권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정나라의 자산은 정나라 목공의 후손으로, 이름은 공손교이다. 그는 밖으로는 양강국가 진나라와 초나라사이에서 헤매이고 안으로는 공손들끼리의 분쟁이 끊이지않는 정나라에서 권력을 잡는다. 법령을 정비하고, 사람을 다루는 술과 외교 예법을 때에 맞춰 시행했다. 그러자 자산의 강한 법치에 불만을 가졌던 백성들이 3년이 지나자 자산이 죽으면 어떡하나 걱정할만큼 감화되었다고 한다.

 

그는 그 시대에 보기 드문 유물론자로 천문을 보니 나라에 불이 날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도 따르지 않았다. 불이 난 후에는 소방과 화재 대책에 전력을 다했을뿐 하늘에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그는 작은 나라인 정나라를 살아남게 한 명재상이었다. 유가의 계승자로 꼽히는 진나라의 양설힐(숙향)은 그가 법을 새겨 법조문의 내용을 사람들에게 알린 것을 비판하였으나 공자는 자산이 정말로 인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자산을 칭찬했다.  

 

저자는 제나라의 안영보다 정나라 자산을 높이 치는데, 안영은 엄밀히 말하여 자산과 같은 칼같은 공정함을 유지하지 못했고 비평가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반면, 자산은 행정가로서 스스로 권력을 틀어잡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면이 매우 높게 평가할만하다고 했다.

 

3. 특징

문체가 무난하다.

 

공원국씨는 이 책을 쓰면서 <춘추> <사기> <국어> 등을 참조하셨는데 그중에서도 춘추를 가장 많이 참조했다고 한다. 춘추를 미리 다 읽고 이 책을 읽으니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매우 쉽게 이해되었다. 가령 춘추는 워낙 간략해 진나라 귀족들이 송나라에 땅을 떼어주는 부분이 이해가 안됬는데, 이 책을 읽고 그것은 오나라와의 길목에 있는 땅을 송나라에게 관리하도록 한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춘추만 봐서는 공자 기질의 정권과정이 간단히 이해되지 않는데 이 책을 보고 그의 야심을 알게 되었다.

 

4. 기타

나는 춘추좌전과 사기를 좋아하는데, 이 책을 보니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크고 중요한 사건들을 잘 담았으니 춘추시대를 배우려는 사람은 이 책을 먼저 읽고 다른 책을 읽는 것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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