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열자 조선을 습격하다 몸과 의학의 한국사 / 신동원
간략한 설명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 까지의 근대 보건 의료사를 다룬 책이다. 근대의 한국에서 의료기관이 어떻게 설립되었는지, 일반인의 의료 지식은 어땠는지, 일본의 보건 행정은 어떠하였는지 꼼꼼하게 찾아볼 수 있는 책이다.
작품 소개
근대와 보건행정은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근대 이전의 과학기술로는 보건행정을 실시할 수가 없었다. 백신이나 주사는 둘째치고 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보건행정은 근대 이후에만 가능했다. 보건행정의 실시로 일어난 혁신은 안정적인 근대국가의 설계와 통제에 매우 유용했다. 보건행정 덕분에 많은 사람이 태어나고 많은 사람이 죽던 시대(근대 이전)에서 질병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 감소가 사라지고 인구의 변화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시대(근대)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가령, 조선시대의 평균 수명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세가 안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근대 의료기술의 보급 이후 혁신적인 변화를 겪게 되어 평균 수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매우 급진적이고 진보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건행정의 도입은 한국사에서 또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제대로된 보건행정이 자리잡기 전에 일제에 의해 한일합방이 되었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근대화와 마찬가지로 보건행정을 집행한 주체 역시 일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건문화와 제도, 기관의 구성이 모두 일제의 스타일로 이루어졌다. 저자는 보건행정을 중점으로 조망하면서 조선과 일본사이의 '근대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탐구한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저자가 되도록이면 성급하거나 단정적인 판단은 자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징
여러 챕터로 나뉘어 있지만, 비전문가라면 챕터 하나 하나에 낯선 내용(의학적, 역사적 지식)이 많기에 읽을 때 음미를 요한다.
인상깊었던 부분
강에서 낚시를 한뒤 고기를 먹으면 간 디스토마로 인해 매우 높은 확률로 사망하거나 질병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강 낚시는 이후 많은 서양인에게 충격을 주었다가 일제 시대때 금지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