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아우터 와일즈라는 게임을 하다 포기했다
.아우터 와일즈는 SF 우주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 게임은 게임 자체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랑 안맞아서 도저히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우터 와일즈라는 게임은 독특한 행성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독특한 생물체인 주인공이, 타임 루프를 경험하고 우주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주인공=플레이어는 어떤 조각상을 본 이후부터 시간이 계속 뒤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우주에 우주선을 타고 여행을 하면서 루프가 되기 전의 짧은 시간 동안 우주를 탐험해야 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우주 내에 존재하는 별들의 상태가 바뀐다. 이 점은 창의적이라서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나중에는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어 커지다가 푸른 별이 되어 초신성 폭발을 하고 별의 모든 생명체가 죽는다. 죽으면 다시 타임 루프를 해서 원래대로 시작한 행성에서 출발하게 된다. 독특한 게임 구조다. 왜 이렇게 루프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려진다.
이 게임의 특징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큰 스케일, 미스터리한 각 별들의 특징, 어쩌면 공포스러울 정도로 특이하고 알기 어려운 우주의 상황, 그리고 진실이다. 이 때문에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분위기 자체도 기이한 것이 일상을 잊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나는 이 게임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여러번 시도를 해보고 재밌는 게임이라는 사실은 알았으나 도저히 못하겠더라.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내가 뭘 하고 있는건지 모른다는 거였다. 이 게임은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 분명하고 일정 방향으로 나아갈수록 다른 누군가가 남긴 기록이 쌓인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모아야하는지, 그게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게임 내부에서 직접적으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플레이하면서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이상한 공간에서 혼자 뒹굴뒹굴하고 있는 것인지 알기가 어려워 매우 막막하다.
제대로 플레이하고 있더라도, 얻어낸 기록의 추상성이 심하거나 무슨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게임과 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내가 퍼즐을 노동처럼 풀어서 전개를 이어나가야하는구나 실망이 든다.
다른 하나는 난이도다. 게임이 나아가야할 바를 바로 전달해주지 않는 것과 겹치는 문제인데, 게임이 약간 난이도가 높다. 몇몇 행성들은 아무 생각없이 접근하면 즉사하기 쉽다. 문제는 즉사하고 다시 원래 별로 돌아와서 우주선 발사하고 다시 그 별에 가도 또 죽기 쉽다는 것이다. 탐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계속 죽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죽으면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게임을 하면서 높은 난이도에 계속 좌절하게 된다. 조작이나 거리재기 같은 것은 어느정도 하다보면 익숙해진다고 해도, 별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잘 모르거나 이건 대체 뭐지 하는 사이에 죽는다면 좀 황당한 느낌이 있다. 물론 이것은 공포스러운 요소를 조장하기도 하므로 게임의 양날의 칼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게임 자체가 뭔가 대단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나는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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