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7 연산군일기

삼긱감밥 2021. 6. 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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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박시백 화백이 조선의 역사를 조선왕조실록을 기반으로 하여 약간의 독자 해석과 추가자료를 바탕으로 서술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내용에 따라서 전개되며, 다양한 면을 짚지만 기본적으로는 정치사와 권력을 위주로 서술되는 일이 많다. 저자만의 독특한 해석도 주목할 만 하다.

 

2. 내용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7권은 연산군일기이다. 연산군은 반정으로 인해 왕에서 끌어내려졌기 때문에 왕조실록이 아니라 일기가 남았다. 박시백 화백은 연산군이 충동적이고 급한 성격에 사화를 일으키고 사람을 죽였다는 해석을 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연산군이 매우 치밀하고 권력지향적인 정치적 쇼맨십으로 사람을 죽였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연산군을 어렸을 때부터 이미 정치에 참여하였기에 자신의 어머니인 폐비 윤씨가 사사당한 이유를 알았을 확률이 높다. 또한 그는 권력을 강화하고, 대간의 간언에 권력 행사를 제한받았던 성종을 따르지 않기 위해서 피비린내나는 정치를 행했을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연산군이 뒤늦게 자신의 어머니 폐비 윤씨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되고 그때문에 분노하여 사람을 죽이는 잔혹한 군주가 되었다는 야사나 일각의 해석은 잘못된 것인 셈이다. 알고도 오래 참고 기다려왔다가 칼을 빼들은 수쓰는 정치인이 있을 따름이다.

 

그래서 연산군은 사초 사건과 연관하여 무오사화를 일으키고, 어머니의 복수를 한다는 명분으로 갑자사화를 일으켜 많은 사람을 죽이고 모든 신하들에게 피비린내나는 공포를 안겨줬다. 어느 정도 많은 중신이 죽자 그 이후부터는 죽은 사람과 연관된 사람만 죽이고 살아있는 신하는 살려주는 방법으로 권력을 휘둘렀다.

 

그러나 연산군의 권력장악은 일부 위압적인 명군들이 하는 권력장악과는 차원이 다른 것으로서, 그냥 권력을 잡겠다는 것이지 무언가 뚜렷한 비전이나 정책, 지지세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태종은 자신과 세종의 외척을 모두 피비린내나는 숙청으로 죽인 후에 국가의 기틀을 바로잡았다. 또한 태종은 권력과 상관없는 백성들에게는 관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표가 있었고 칼을 써야 할 때를 알고 칼질을 했던 것이다.

 

연산군은 국가의 리더로서 별다른 목표 없이 사람을 죽인 것이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암군으로서의 대표적인 행태인 흥청의 모집과 놀고 먹는 정치를 행하다가 반란을 두려워한 성희안, 박원종등에 의해 제거당한다. 이후 중종반정으로 쫓겨난지 얼마 되지 않아 병으로 죽은 것에 석연치 않음이 있다는 식으로 묘사된다. 사실상 암살로 묘사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무오사화의 이극돈이 실제로 훈구의 수괴로 여겨질 인물이 아님이, 갑자사화의 조연 임사홍이 실제로 소인배로 쓸모없는 인물이 아님이 드러나는데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 권에서는 다른 권과 다르게 매우 잔인한 처형과 형벌 절차가 많이 등장한다. 연산군의 통치가 유교를 이념으로 삼은 조선이라는 나라와 맞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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