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버티는 유방

삼긱감밥 2020. 12. 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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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참혹한 대패를 당한 탓에, 유방은 죽을 위기를 겪고 세력도 산산히 박살나게 되었다. 제후들을 다시 항우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고 자신의 군대는 박살이 나서 찾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유방은 형양성과 성고성 근처에서 방어선을 짰다. 한신이 가까스로 패잔병을 수습해서 버틸 힘을 마련해 주었다.

 

 

대패 소식을 들은 관중의 소하는 군대를 징집해서 유방에게 보냈다. 그동안 전혀 징집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징집되지 않은 이유는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 소하는 원래 군역을 지지 않는 나이의 어린 사람부터 노인까지 다 끌어 모아서 유방에게 보낸 것이었다.

 

 

초나라 군대는 계속해서 기병을 보내서 유방의 군대를 공격하려 했다.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유방의 군대도 기병대장을 둘 필요가 있었다. 당시 유방의 군대에는 진나라 군대의 기마부대에 있었던 이필과 낙갑이라는 자들이 있었다. 유방은 이필과 낙갑을 기병대장으로 삼으려 했지만, 오히려 그들은 그것을 거절하고 새로운 제안을 했다.

 

 

이필과 낙갑이 보기에 자신들이 진나라 사람이기 때문에 각지에서 징집된 군사들이 잘 따르지 않을 염려가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을 보좌로 삼고, 믿을 만한 다른 사람을 대장으로 두는 것이 좋다고 제안한 것이다. 유방은 동향의 비단장수 출신인 관영이 나이는 어려도 전투에 공을 많이 세웠음을 참작하여 그를 기병대장으로 삼았다. 그리고 이필과 낙갑으로 하여금 보좌하게 했다.

 

 

과연 관영은 자신의 무용을 보이면서 초나라 기병대를 격파하여 그들의 기병대장을 죽였다. 그리고 초나라의 식량 보급로를 공격하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유방은 괴물이나 다름없는 항우군 상대로 싸울 힘을 모을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한편 팽성에서 승리한 항우는 영포를 질책했다. 영포는 항우의 부하로 싸웠고, 나중에 그 공으로 구강왕에 봉해져 항우의 수도 팽성의 남쪽에 위치한 구강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위기 상황에서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았고 팽성이 함락되는 것을 수수방관했다. 항우로서는 분노하여 영포를 질책했지만 영포를 공격했다가는 배신해서 다른 세력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공격하거나 죽일 엄두는 내지 못했다. 사방의 제후들에 대한 정치적 입지가 불안했던 항우의 한계였다. 항우의 분노를 샀음을 알게 된 영포는 불안에 떨었고 둘의 관계는 점점 악화되었다. 그러자 유방의 세력에서 이들의 관계를 이용할 궁리를 하게 되었다.

 

 

유방의 세력에는 역이기를 제외하고도 수하라는 유학자가 한 명 더 있었다. 수하는 진나라 말기에 유학을 배웠다. 유방은 항우의 부하였지만 점점 입지가 불안해져 가던 구강왕 영포를 자신쪽으로 회유하려고 마음먹었다. 수하는 스스로 자청하여 영포에게 가는 사절단의 일원으로 갔다.

 

 

수하는 영포의 신하를 설득해 영포를 만나게 되었으나, 영포는 자신은 항우를 섬긴다고 말했다. 수하는 영포가 항우가 제나라 침공하는데 따라가지도 않았고, 팽성이 공격당하는데도 방어에 참여하지 않았으면서 퍽이나 그렇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수하는 지금은 초나라가 강하니까 영포가 항우를 따르는 것이겠지만, 항우는 불의하고 한은 형양과 성고에 방어선을 쳤으니 한나라가 유리하다고 설득한다.

 

 

이때 마침 항우의 사자가 왔다. 수하는 영포와 항우의 사자의 접견 자리에 나타나 구강왕이 이미 배신했다고 말했다. 이때 영포는 아직 배반을 드러낼 생각이 없었지만 수하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로 배반하게 되었다. 항우는 분노하여 장군 용저를 구강에 보냈다. 용저가 구강을 치자 영포는 패하여 도망쳤고 가족은 몰살당했다.

 

 

영포는 아무런 군대도 없이 유방에게 갔다. 유방은 영포에게 예절을 지키지 않으며 건방지게 대했다. 여자들에게 자신의 발을 씻기게 하면서 영포를 응대했다. 영포는 아차싶어서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부끄러워 자살하려 했다. 하지만 영포가 관사에 들어가자, 영포를 위해 준비된 음식과 관원이 모두 유방을 위한 것과 같았다. 영포는 기뻐하면서 구강의 고을들이 유방에게 합류하는데 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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