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해하 전투

삼긱감밥 2020. 12. 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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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충직한 주발에게 후미를 지키게 했다. 한신의 군대가 항우의 군대와 맞서 싸웠다. 제나라 왕이 된 한신은 군사만 30만에 달하는 상황이었다. 한신은 항우의 군대와 싸우다가 뒤로 물러났다. 한신의 중앙군이 물러나자 항우의 군대는 추격해 왔다. 그러나 이것은 한신의 전략이었다. 한신은 중앙의 군대를 뒤로 후퇴시키는 척하다가 항우의 군대가 따라오자 좌우의 군대로 협격하여 항우군을 붕괴시켰다.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던 항우였다. 하지만 해하에서 항우는 한 번도 패하지 않다가 처음으로 패하고 말았다. 항우의 군대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가 들려왔다. 항우는 크게 당황했다. 이제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항우는 자신의 믿음직한 군사들을 데리고 포위망을 뚫었다. 십만이 넘던 군사는 고작해야 800명 정도가 남았다. 유방은 비단장수 출신의 기병대장 관영에게 항우를 추격하게 했다.

 

 

항우군이 도망치는 과정에서 농부에게 길을 물었다. 길을 잃은 항우에게 농부는 왼쪽으로 가라고 전했지만 왼쪽은 늪지대였다. 결국 항우는 유방의 군대에게 추격당하게 되었다. 다시 도망쳤지만 군사는 28명만 남았다. 항우는 자신이 많은 승리를 거두었는데 이렇게 되었다며 이것은 하늘이 나를 버린 것이라고 한탄했다.

 

 

항우는 자신의 군사들에게, 자기가 군사를 일으킨지 8년이 되었고, 70번이 넘는 전투를 해서 한 번도 진 적이 없음을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곤궁하게 된 것은 하늘이 나를 망하게 하려는 것이지, 자신이 싸움을 못해서 지은 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항우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한나라 군대의 포위망을 뚫고 적군의 목을 베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항우는 자신의 기병을 네 방향으로 나누어 진격하게 하고, 포위망을 뚫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항우는 한나라 장수의 목을 베었고, 기병대가 쫓아오자 꾸짖어서 쫓아냈다. 한나라 군대는 항우가 어디에 간 것인지 알지 못해 군대를 나누어서 포위했다. 항우는 돌격해서 백여 명의 군사를 죽이고, 포위망을 뚫은 초나라 군사를 다시 만났다. 포위망을 뚫는 과정에서 겨우 2명이 죽었다. 항우의 군사들은 자신이 망한 것은 하늘이 자신을 버려서 망한 것이지, 자신이 못 싸워서가 아니라는 항우의 말이 맞다고 답했다.

 

 

항우의 부하가 항우에게 장강을 건너 남쪽에서 버틸 것을 권했다. 항우는 그 부하를 칭찬하면서 자신의 명마를 그 부하에게 주었다. 하지만 항우는 남쪽으로 가지 않았다. 항우는 어차피 하늘이 자신을 망하게 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과거에 항량과 함께 세력을 일으켰을 때 수천의 자제들을 데리고 강을 건너 북진했는데, 그들을 모두 잃고 혼자서 남쪽으로 돌아갈 면목이 없다고 느꼈다.

 

 

항우는 부하들에게 말에서 내리게 했다. 그는 유방의 군사와 맞서 싸워서 혼자서 수백명을 죽였다. 전투 중에 항우는 유방군의 여마동이라는 장군을 보았다. 여마동은 과거에는 항우를 섬겼던 사람이었다. 항우는 자신의 목을 가져가서 유방에게 천금과 1만호의 봉지를 받으라며 자결했다. 항우는 그렇게 유방의 군사들에게 몸이 잘려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나이 31세의 일이었다.

 

 

 

항우의 시신은 유방의 부하들이 조각조각 나누어 가졌다. 시신을 갖기 위해 서로 죽이는 군사가 수십이 넘었다. 유방은 마지막으로 항우의 시신을 가진 5명에게 1만호의 봉지를 나누어 2천 호씩 주었다.

 

 

항우가 처음 봉해졌던 땅인 노 땅의 사람들은 끝까지 항우에게 충성하며 항복하지 않았다. 유방은 그들을 죽이려다가 그들의 충성심을 중하게 여겨 항우의 목을 보이며 항복을 권유했다. 노 땅의 사람들은 항우를 위해 후한 장사를 치러 주었다. 유방은 항우의 빈소에서 흐느꼈다. 이렇게 초나라 세력은 끝이 났고 항우와 유방의 대결도 마침내 결판이 났다.

 

 

유방은 서쪽으로 향하다가 한신의 군영에 들어가서 한신의 군 지휘권을 빼앗았다. 이전에 유방은 유방의 사자인척 위장하여, 조나라 점령을 마친 한신의 군영에 방문해서 그의 병권을 장악한 적이 있었다. 한신은 또 지휘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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