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나라의 기틀을 다지다

삼긱감밥 2020. 12. 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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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세운 나라의 수도는 장안으로 두었다. 옛 주나라의 수도가 있던 낙읍 인근은 방어에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유방의 신하 대부분은 장안이 아니라 낙양에 수도를 두고자 했다. 낙양이 주변과 연결되어 있고, 오랜 기간 왕조로 군림했던 주왕조의 수도였기 때문이다. 장안을 기반으로 한 진나라는 오래 가지 못하고 망했던 점도 이유가 되었다.

 

 

군역에 징발되어 가던 누경이라는 사람이, 유방을 만나기를 청했다. 유방은 대범하게도 이를 허락하고 음식을 주었다. 누경은 유방에게 간하기를, 낙양은 주변과 거리가 가까운 교통의 요지라서 세가 약해지면 불리한 곳이지만 장안은 변란이 일어나도 방어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유방이 결정하지 못하자 장량이 수도를 장안에 두라고 다시 간언했다. 유방은 마음을 굳혀 장안을 수도로 삼았다. 장안에 도읍을 둘 것을 권한 누경에게는 유씨 성을 하사하고 후하게 대접했다. 그래서 누경은 유경이 되어 관리로 근무했다. 유방은 이외에 대사면령을 내려서 죄수들을 풀어주었다.

 

 

나라의 기틀과 예의범절은 숙손통이라는 자에게 맡겨서 제대로 유교의 예절을 정비하도록 했다. 숙손통은 원래 진나라, 항우, 의제, 유방을 따른 인물로 많은 사람들을 섬겼다. 진나라에서 일할 때는 유학자인데도 거짓말을 했다. 진승의 난이 일어나자 이세 황제 호해는 신하들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어떤 사람들은 진승이 반란군이니 토벌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숙손통은 도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세 황제 호해는 반란군이라고 한 사람을 치죄하게 했다. 숙손통은 도적이 아니라 반란군임을 알고 있었지만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했다. 호해의 더러운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숙손통은 호해를 떠나 초나라에 합류했다가, 나중에는 유방 세력과 함께 했다. 숙손통은 계속해서 주군을 바꿨다. 그는 자신이 유학자이고 그와 함께하는 제자들도 유학자였다. 하지만 정작 유방에게는 유학자가 아니라 싸움 잘하는 이들을 추천했다.

 

 

유방의 세력은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도 아무런 절도나 질서가 없었다. 서로 술을 먹고 난장판을 만들었고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  이를 본 숙손통이 예법을 만들겠다고 건의했다. 유방이 숙손통에게 자신도 이해하기 쉬운 예법과 의례를 만들라고 하자 숙손통이 자신의 지식을 활용하여 예를 정비했다.

 

 

정비된 예법을 본 유방이 이제서야 황제 자리가 귀한 것을 알겠다고 감탄했다. 숙손통은 그동안 자신을 따른 제자들을 등용할 것을 청했고 유방이 이를 받아들였다. 숙손통은 상으로 오백금을 받아서 제자들과 유생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다. 그를 따르던 제자들은 숙손통이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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