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굴라는 작은 장화라는 별명을 가진 이로, 티베리우스가 죽은 후에 친위대장의 추대를 받아서 즉위했다. 그는 처음에는 무난하게 통치를 하였으나 갑자기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 큰 병을 앓은 이후 신성에 집착했다. 티베리우스가 신이 되지 못한 것을 보고 뭔가 깨달은 것인지(아우구스투스와 카이사르는 신으로 여겨졌으나 티베리우스는 그렇지 않았음), 자신을 신성화하는데 엄청난 노력을 하고 타인을 죽이거나 음모를 꾸미는데 노력했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죽이는 일에도 열심히 노력했다. 다만 삼촌인 클라우디우스는 너무 만만하고 멍청해보였는지 제거하지 않았다. 잔혹한 통치가 계속되지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칼리굴라의 통치에 질린 이들이 그를 살해하는 원인이 되었다. 결국 칼리굴라는 짧은 잔학한 통치를 하다가 죽고 말았다.
그의 뒤를 이은 클라우디우스는 신체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사람이었다. 클라우디우스는 아마 몇가지 신체적 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체격도 뼈가 곧고 장대한 체격이 아닌 왜소하고 굽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그가 전투를 통해서 위엄을 세우거나 건강한 모습을 보일 수가 없었고, 이는 클라우디우스가 멸시당하는 원인이 되었다. 다만 이렇게 멸시당했기 때문에 칼리굴라의 음모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우구스투스는 클라우디우스가 신체적으론 미약하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똑똑한 인물임을 예전부터 간파했기 때문에 그에게 좋은 교사들을 붙여주어서 여러가지 학문을 가르치게 했다. 때문에 클라우디우스는 제국의 통치술에 필요한 다양한 학문과 지식을 가진 채로 황제가 될 수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인기없는 외견을 가진 황제에 적대적이었고, 클라우디우스가 벌벌 떨다가 황제가 되었다는 말을 지어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클라우디우스는 확실히 침착하고 지식이 많은 황제였다. 그는 피해방자 계급 출신의 사람들을 자신의 관리로 임명하고 그들에 바탕을 두어 제국을 잘 다스렸다.
클라우디우스의 뒤를 이은 것은 네로였다. 네로는 유대인을 크게 탄압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음악과 시를 사랑하여 순회 공연을 하는 등 강하게 예술적 혼을 불사르는데 집착했다. 문제는 이것이 당대 로마인들에게 매우 천한 일을 하는 위엄이 꺾이는 행동으로 보였다는 점이다. 제국의 황제가 하기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 계속되었으므로 많은 로마인들이 그에게 실망했다.
그러나 그는 로마의 빈민에 제공되던 곡물 배급을 로마의 시민과 로마 이외 지역의 빈민으로 확대하였으며,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하자 자신의 모든 노력을 총동원해서 화재를 막기 위해서 노력했다. 이후에는 로마의 재건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로마를 재건하고 자신의 업적으로 삼으려고 불을 질렀다는 반대파들의 공격이 계속되었다.
네로는 예술에만 관심이 있었고 군사적 문제에는 관심이 없어 군단이나 병영을 잘 방문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군인들은 그를 신뢰할 수 없었고, 그가 자꾸 유력한 인물들을 살해하자 상류층도 네로의 통치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클라우디우스가 중용한 피해방인 계급 출신의 관리들도 살해했고, 친족들도 죽여서 민심을 크게 잃었다. 여기에 더해 네로는 악행을 저질렀는데, 북아프리카의 토지를 탈취했으며, 군인들의 임금도 체불했다.
결국 네로의 통치 역시 네로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갈바는 반란을 일으켜서 네로의 자리를 빼앗고 황제가 된다. 그러나 갈바는 정치적으로 무능한 인물이었고 나이도 굉장히 고령을 70이 넘은 상황이었다. 친위대를 매수한 오토가 갈바를 죽이고 다음 황제가 된다. 그러나 비텔리우스가 내려와서 오토를 무너뜨리자 비텔리우스가 다음 황제가 된다. 짧은 시기 황제가 계속되는 혼란은 동방 출신의 베스파시아누스가 비텔리우스를 제압하고 정치적 토대를 닦으면서 끝이 난다.
묘한 점은, 이후 네로가 재평가된다는 점이다. 네로는 많은 사람들을 죽여서 원성을 샀지만 빈민을 위한 정책도 폈고 화재 이후 재건에도 노력했다. 때문에 이후 네로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로마 정치인들이 생겨났다.
'역사 > 로마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마 제국 경제의 어려움 (0) | 2021.03.26 |
---|---|
로마의 국경과 이민족 정책 (0) | 2021.03.24 |
베스파시아누스, 티투스, 도미티아누스, 네르바, 트라야누스 (0) | 2021.03.23 |
아우구스투스의 업적과 티베리우스 (0) | 2021.03.20 |
아우구스투스 (0) | 2021.03.17 |
하이켈하임 로마사를 읽고 (0) | 2021.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