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켈하임 로마사는 로마사 학자인 하이켈하임이 작성한 로마사 책이다. 이 책은 로마를 비롯한 이탈리아 중북부 민족의 기원부터, 로마가 둘로 쪼개진 후에 서로마가 멸망하고 동로마에서 유스티니아누스가 정복 활동을 벌일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장을 크게 시대로 구분했다. 그리고 각 시대에서 정치적인 부분을 소개하고, 이후 경제와 사회를 소개하고, 문화에 대해서 소개하는 식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쳐 놓았다. 때문에 이 책의 페이지 수가 어느정도 된다.
이 책은 시중에 나와있는 일반적인 로마사 책보다 훨씬 낫다. 일단 페이지가 어느정도 되는데, 로마사는 굉장히 길고 정체의 변경도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압축할 수가 없다. 따라서 책을 간단하게 만든 것들은 필연적으로 로마사에 대한 지식 전달의 손실이나 오해가 끼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렇게 얇지 않아서 내용이 부족하지 않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런 저런 야사나 이야기에 불과한 것과 실제 제도의 운영을 비교해서 로마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책이다. 가령, 삼두정치의 한 명인 크라수스의 경우 돈이 많았고 그 돈을 다른 사람의 집에 불이 나면 불을 꺼주지 않고 내버려 둔 다음 사들여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로마의 재력가들은 다른 사람들의 불을 꺼주는 소방대를 이용해서 환심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크라수스의 이야기는 와전된 것일 확률이 높다고 본다. 또한 국내외의 다양한 재정 축적 노력도 전쟁만한 것이 없었기에 크라수스가 폼페이우스나 카이사르를 본받아 전쟁에 나갔다고 본다.
또한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에 대한 부분도 단순히 평민 개혁가와 보수 세력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거물로 성장하기 위한 엘리트와 그의 인기가 두렵지만 훗날 정책을 받아들여서 자신들이 써먹는 세력의 다툼으로 그려서 좀더 입체적이고 복합적으로 그려낸다.
로마의 멸망 원인에 대한 분석에서도 로마가 납을 써서 납중독으로 망했다와 같은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에 대해서 반박한다. 동로마도 납을 썼는데 왜 안망했냐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야사에 불과한 이야기와 구조적 문제를 구분해서 로마라는 문명이 오랜 세월 버틴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로마라는 국가와 이탈리아가 가진 지리상의 잇점, 로마 제국이 형성된 후에 로마가 겪어야 했던 경제적, 군사적 어려운 문제들도 상세하게 설명해 줘서 굉장히 구체적이다.
특정 저자의 입장에서 편향된 시각이나 현대 시점에서 과거를 바라보는 책들보다는 이런 책을 통해서 로마사를 배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읽기 아주 쉬운 편은 아니었으나 매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흥미 위주라기보다는 체계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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