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이 작품은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 두번째 작품이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SF 작가 출신의 미스터리 소설가로, 동화를 기반으로 하는 환상 세계와 현실 세계가 이어지는 배경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죽이기 시리즈를 네 권까지 쓴 바 있다. 

 

이 클라라 죽이기는 죽이기 시리즈 네권의 책 중에서 시기상 두번째 책이다. (앨리스, 클라라, 도로시, 팅커벨 순) 즉, 앨리스 죽이기의 다음 이야기다. 따라서 이 작품을 읽으려는 독자는 앨리스 죽이기를 읽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등장인물의 특성 및 몇몇 전개가 완벽하게 이해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간상으로 이 작품은 앨리스 죽이기 이후의 시간대다. 

 

크게 스포일러 되지 않는 선에서 말하자면, 일단 주인공은 도마뱀 빌이다. 그는 호프만 우주라는 세계로 들어온다. 호두까기 인형을 비롯한 여러 소설을 남긴 호프만의 동화 세계가 구현된 세계다. 그리고 이곳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현실에서 일어난 세계에 영향을 준다. 

 

앨리스 죽이기 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동화를 배경으로 하고 잔인한 편이다. 특히 클라라 죽이기의 경우 정신적으로 괴이한 일이 자주 발생하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서 더 그렇다. 다만 잔인한 장면이 자주 벌어졌던 전작과는 다르게 살인사건 자체가 많지 않으므로 잔인한 장면의 노출 빈도 자체는 덜한 편이다. 

 

환상 동화 세계와 현실이 대응하고 동화 세계의 영향이 현실에 영향을 주지만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 점, 동화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현실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은 다른 시리즈와 같다. 

 

빌은 늘 그렇듯이 띨띨하므로, 탐정 역할로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가 있다. 그 캐릭터가 직접 사건의 다양한 부분을 수사하고 명쾌하게 추리해낸다. 이런 구조로 인해서 좀 더 추리가 불안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전개된다. 

 

나는 지인에게 죽이기 시리즈 중에서 앨리스 죽이기가 제일 낫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 죽이기 시리즈를 보고 있는 것인데 확실히 이 클라라 죽이기는 앨리스 죽이기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작품은 다른 죽이기 시리즈와 다르게, 한 작품 만으로 이루어진 동화 세계가 아니라 작가가 쓴 여러가지 동화 세계를 이어붙인 동화 세계가 나온다. 따라서 등장인물이 많고 서로 번잡하게 나오는데다가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명쾌하지 않은 점이 있다. 호프만의 다른 작품을 읽은 사람이어야 잘 이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다른 죽이기 시리즈의 작품들은 한 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환상 세계인데다가 그 작품이 유명해서 이런 것은 적다.

 

나는 호프만의 다른 작품을 모르는 채로 이 책을 읽었기에 나랑 별로 맞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