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고바야시 야스미 죽이기 시리즈

도로시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삼긱감밥 2021. 4. 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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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죽이기는 일본의 미스터리 작가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호러 SF 출신의 작가로, 동화 세계를 바탕으로 현실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설정의 죽이기 시리즈를 썼다. 죽이기 시리즈는 네 작품으로, 그중 이 도로시 죽이기는 세번째 작품이다. 

 

이에 앞선 작품은 앨리스 죽이기와 클라라 죽이기인데, 도로시 죽이기 그 자체를 읽는 데에 전작에 대한 이해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의 전개는 전작을 안봐도 알 수 있다. 다만 전작을 읽어야 도로시 죽이기에서 등장인물이 하는 행동이 더 제대로 이해가 될 것이다. 클라라 죽이기는 보지 않고 이것을 봐도 이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앨리스 죽이기를 읽지 않고 이걸 보면 등장인물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좀 답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인공이 워낙 지능이 낮다보니...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다른 죽이기 시리즈와 설정을 공유한다. 동화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세계가 있고, 현대 일본 세계가 있다. 판타지 세계에 등장하는 인물의 아바타가 현실 일본 세계에 있다. 판타지 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죽음은 일본 세계에 영향을 주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가령, 동화 세계에서 죽으면 일본에서도 죽지만 일본에서 죽으면 그냥 되살아난다. 죽은 사건은 꿈으로 처리된다. 

 

주인공은 클라라 죽이기와 마찬가지로 도마뱀 빌이다. 빌은 이번에 도로시가 사는 오즈의 마법사 세계에 떨어진다. 이곳은 오즈마라는 마법사가 다스리는 세계로, 범죄없이 평화롭게 지내고 원하는 것은 모두 얻을 수 있는 유토피아다. 그런데 누군가 살해당하고 마는 사건이 발생한다. 때문에 외지인인 빌과 오즈의 마법사 세계의 등장인물 한 명이 살인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살인사건을 조사하기엔 너무 빌이 지능이 낮으므로 오즈의 마법사 세계의 한 인물이 적극적으로 추리에 나서게 된다. 

 

그런데 이 작품은 앨리스 죽이기나 클라라 죽이기와는 약간 다르게 마법이 많이 강조된다. 애초에 마법사가 다스리고, 마법이 있는 세계관이므로 마법을 활용해서 다양한 일이 일어난다. 작품 특유의 고어한 전개, 그로테스크하고 역겨운 묘사는 역시 그대로 있다.

 

이 작품의 전개는 기이한데, 내 생각에는 살인사건의 진실과 그것을 푸는 방식 보다도 세계에 대한 내용이 더 기가 막히다. 다 읽고 나면 좀 뭔가 찜찜하거나 기이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전개 자체가 복선이 좀 있어서 말이 안되는 전개는 아닌데 아무튼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클라라 죽이기보단 낫고, 앨리스 죽이기와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목표하는 바가 달라서 완벽하게 비교할 수는 없다. (앨리스 죽이기는 시리즈 도입이므로 세계관 설명도 필요하니까) 앨리스 죽이기가 앨리스 세계를 잘 표현해냈고 기괴하듯이, 도로시 죽이기도 오즈의 마법사 세계를 잘 표현해냈고 기괴함이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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