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고바야시 야스미 죽이기 시리즈

팅커벨 죽이기 / 고바야시 야스미

삼긱감밥 2021. 4. 23.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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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가 고바야시 야스미의 죽이기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고바야시 야스미는 일본의 호러 SF 작가 출신으로, 동화와 현실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죽이기 시리즈로 한국에 이름을 알린 사람이다. 안타깝게도 고바야시 야스미는 이 작품을 유작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작품의 전개를 보아하니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매우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다. 

 

죽이기 시리즈는 앨리스 죽이기, 클라라 죽이기, 도로시 죽이기, 피터팬 죽이기로 이어져 있다. 피터팬 죽이기는 주인공의 동창회와 피터팬의 네버랜드 세계가 배경인데, 작중 내 이야기에 집중할 것이라면 사실 다른 작품인 앨리스, 클라라, 도로시 죽이기를 안 봐도 된다. 네버랜드 이야기가 독립적이고 주인공 말고 다른 사람이 이어져서 등장을 안하기 때문이다. 다만 등장인물인 도마뱀 빌이 좀 지능이 낮은 파충류라는 것 정도만 알면 될 것이다.

 

작품의 배경설정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동화 세계와 현실 세계가 대응된다. 그런데 동화 세계가 기본판이고 현실 세계의 인물이 아바타라다. 따라서 동화 세계에서 사람이 죽으면 현실 세계에서도 죽지만, 현실 세계에서 죽으면 그냥 죽지 않았떤 꿈으로 처리된다. 동화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주인공인 이모리는 현실 세계 일본에서 어린 시절 있었던 동창회를 간다. 그 동창회에서 시신이 발견되고, 일련의 살인사건으로 인해서 범인을 찾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사건은 피터팬의 네버랜드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영향을 주어 현실에서 구현된 것이다. 즉 추리를 네버랜드 쪽에서 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현실 세계에서의 문제도 멈춰진다. 때문에 이모리=도마뱀 빌은 현실에서의 관계와 네버랜드 속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이 피터팬 죽이기는 피터팬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이코패스 수준이다. 피터팬은 뭔가 치밀한 악의나 교묘한 책략이 아니라 그냥 정말 잔혹한 인물이라 사람을 마구 죽인다. 그래서 네버랜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는데 개중에는 추리와 상관없는 죽음도 있다. 너무 어이없게 사람을 죽여서 이건 추리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바로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피터팬의 행동이 너무 잔인한데 잔인한 것도 그렇지만 워낙 별 이유도 없이 악한 행동을 해서 눈쌀이 찌푸려질 판이다.

 

나중에 알았는데 원작 피터팬에서도 주인공이 나이가 든 소년들을 솎아내고, 어떤 사람도 피터팬보다 아는것이 많아서는 안된다는 규칙이 있었다고 한다. 굉장히 순수하게 잔혹한 이야기다. 후크 선장의 팔도 피터가 썰어서 악어에게 먹인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피터팬이 살고 있는 네버랜드는 피터팬이 가진 초인적인 힘으로 해적, 자기가 부리는 소년들, 원주민 부족들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피바다다. 물론 피터랑 가까이 지내도 아는 것이 많은 것을 들키거나 피터 말에 반항하면 언제든지 살해당할 수 있다. 이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것이 도마뱀 빌=이모리의 목적이다. 

 

나는 이 작품이 꽤 마음에 들었다. 피터팬의 잔인한 행동도 어느정도 원작에 기반한 것이고, 소설의 전개가 작가가 죽이기 시리즈에서 구상한 전제에 바탕하여 잘 굴러가기 때문이다. 워낙 피터가 악해서 약간 당황스럽긴 했지만... 금세 쉽게 읽어나가서 재밌었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마지막 작품인 것이 정말로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죽이기 시리즈는 앨리스>피터팬=도로시>클라라 순으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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