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 김훈

삼긱감밥 2021. 6. 13. 16:33
반응형

 

남한산성은 내가 처음으로 읽은 김훈의 책이다. 시기적으로는 칼의노래의 출간이 먼저지만 난 남한산성을 먼저 읽고나서 칼의노래를 읽었다. 남한산성을 읽고 감명받아서 칼의노래를 읽게되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겠다. 이 책의 출간 이후에 책에 근간하여 영화 남한산성도 만들어졌는데, 꽤 잘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경

소설의 배경은 병자호란이다. 정묘호란에서 후금군이 쳐들어온지 얼마 되지않아, 청으로 이름을 바꾸어 또 쳐들어온다. 조선군은 청군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하고 인조와 대신들은 황급히 남한산성으로 대피한다. 예측하지 못한 기습에 방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로 도망쳤으나, 청군이 쫓아와 곧 남한산성에 포위되고 만다.

 

줄거리

인조와 대신들은 남한산성으로 허겁지겁 들어간다. 얼마나 위급한지 작중 비중있게 묘사되는 최명길도 대신인데 혼자서 간신히 성으로 들어간다. 

 

성 안에 고립된 조선군이 청군을 이길 방법은 거의 없다. (실제 역사에서는 청군과 조선군이 전투한 적이 있었다 하나, 이 소설에서는 조선군은 매우 약하고 청군에 접근도 못하는 것처러 묘사된다. 거의 대적하기 힘든 상대로 나타난다) 성안에는 양식도 부족하고 병사들은 추위에 손이 동상으로 썩어간다. 조정의 대신들은 척화파(김상헌)와 주화파(최명길)로 나뉘어 다투지만 사실 실질적으로 항복 이외에 별 방도는 없다.

 

결국 강화도가 청군의 기습을 받고 함락되자 인조가 성 밖으로 나와 삼전도의 굴욕을 겪으며 끝이 난다.

 

특징

묘사가 정말 절절하다. 

소설 자체는 주화파와 척화파의 대신들인 최명길과 김상헌을 중심으로 묘사된다. 영화에서 이병헌이 맡았던 최명길이 이 소설에서도 사실상 주인공 격으로 등장한다. 군주인 인조의 감정상태는 직접적으로 묘사되기 보다는 암시되는 편이다. 영화에서는 직접적으로 당황한 모습이 나타나는 것과 다르다. 성 안에 갇혀 있다는 답답한 상황을 인물들의 심리상태와 연결시켜서 절박하고 곤란한 상황을 잘 표현해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인간의 생리적 행태를 직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인물들이 성안의 곤궁한 상황때문에 고통받는 내용이 자세하게 나온다. 한 명의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가지는 한계와 답답함이 절실히 보여진다. 또한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인물들의 선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세밀하게 묘사한다. 

 

기억에 남는 장면

(초반, 성으로 피난하는 길에서, 이것은 영화에도 나온다)

사공의 도움을 얻어 남한산성을 향해 배를 건너는데, 내리자마자 칼로 사공을 베어 죽여버린다. 청군에게 혹시나 행선지를 말할까봐 어쩔수 없이 죽인 것이다. 그러나 뒤늦게 나타난 사공의 딸로 추정되는 여자 아이가 등장하자, 성 안에 데리고 가서 돌본다.

 

(후반, 항복하기 직전, 이것은 영화에 나오지 않는다)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는 것이 거의 확정된 이후, 최명길은 휘하의 관헌들을 불러 항복문서를 쓰라한다. 한명은 난 이제 늙어서 똥오줌을 지리는 사람이라 글도 못쓰겠다 한 뒤 곤장을 맞아 죽는다. 한명은 자살한다. 한명은 청나라를 능멸하는 글을 써서 바친다. 최명길은 그냥 자기가 항복문서를 쓰기로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