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역사

오월춘추 / 조엽

삼긱감밥 2021. 8. 1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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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엽

후한서 유림열전에 내용이 실려 있다. 원래 회계군 사람으로, 춘추전국시대로 치면 월나라 땅에서 나고 살았다. 미관말직에 머물렀으나 어느날 때려치워버리고 학문을 배우러 떠났다. 20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집에서는 장례를 치뤘으나 이후에 돌아왔다. 주에서 종사로 불렀으나 벼슬하지 않았다. 오월춘추의 내용을 감안할 때 다양한 점술과 수술, 시일금기 등에 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2. 이명화

이 책의 역자. 춘추시대 오나라에 관한 논문을 쓰셨다.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에서 강사로 활동하신다고 한다. 오월의 문화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으신듯하다. 이 책에 나온 사진 일부는 역자께서 소장하고 계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가치가 있다.

 

3. 소개

이 책은 춘추시대 오나라와 월나라의 흥망을 다룬 잡사류, 소설가의 일종이다. 춘추좌전과 같은 편년체 역사서도, 사기와 같은 기전체 역사서도 아니다. 역사를 다루긴 했으나 정밀하게 다루지 않아 빠진 부분이 많고 칼이 스스로 주인을 찾는다던가 믿기 어려운 주장을 많이 실었다. 오월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집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다.

 

기본적으로 오나라의 이야기 5장, 월나라의 이야기 5장을 실어 춘추시대 후반기 오나라와 월나라가 세워지고 서로 죽고 죽이며 패권을 잡는 이야기를 그렸다. 여기에 혼자서 검을 수련하는 여자의 이야기나 검이 주인을 찾는 무협지같은 이야기, 때를 점치거나 꿈을 바탕으로 미래를 점지하는 점과 관련한 이야기가 추가되었다.

 

4. 내용

오나라는 주나라 선조 고공단보의 후손 태백과 중옹(오중)에게서 비롯한다. 이후 수몽에 이른다.수몽은 막내아들 계찰에게 왕위를 넘길 것을 제안했으나 계찰이 거절하여 계찰의 형 저번, 여매에 이르른다. 그러나 계찰은 이후에도 왕위를 받지 않고 여매의 아들 왕요가 왕위에 오른다. 이를 저번의 아들 공자 광이 불쾌히 여겼다.

 

한편 초나라에선 간신 비무기의 모함을 받아 오씨집안이 참살을 당한다. 오자서는 오나라로 넘어온다. 공자 광은 오자서와 손을 잡고 검객 전제를 불러 왕요를 죽이고, 요리를 불러 왕요의 아들 경기를 죽인다. 공자 광이 왕위에 오르니 합려이다. 합려는 손무와 오자서의 조력을 받아 초를 박살내나 초는 오자서의 친구 신포서의 활약으로 진에 의해 구원된다.

 

이후 합려의 아들 부차가 즉위한다. 이 와중에 오자서가 개입한다. 그러나 부차는 오자서 대신 초나라 망명자인 백비의 말을 들어 오자서를 실각시킨다. 오자서는 죽음을 맞고 부차는 제를 침공하고 패자가 되나, 이후 월나라의 기습으로 망하고 죽는다.

 

월나라는 우임금의 후손이 세운 나라이다. 구천 대에 이르러 오나라에 대패하여 구천과 신하 범려가 노복이 되었다. 구천은 오나라 왕의 똥을 먹고 범려는 석실에 감금당하며 치욕을 참는다. 다행히 월에 돌아오자 구천은 나라를 강하게 할 방법을 찾는다. (이때, 법을 약하게 하고 백성을 보듬으라는 투의 말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조엽은 법가를 지지하는 사람은 아니었던듯 하다.) 대부 범려, 문종, 계예등의 도움을 받는다. 특히 계에의 조력을 받아 신묘한 힘을 활용한다. 

 

이후 오나라를 대패시키고 수도를 낭야로 옮긴다. 그러나 범려는 구천이 어려운 때는 같이 해도 좋을 때는 같이 할 수 없는 사람임을 알고 사직하고, 문종은 따라 사직하지 않았다가 죽음을 당한다. 계예는 미친 척했고 다른 대부들은 조회에 나오지 않았다. 

 

5. 특징

*하의 걸왕이 은의 탕왕에게, 은의 주왕이 주의 무왕에게 토벌당했듯이 오의 부차가 월의 구천에게 토벌당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는 중원과 문화가 달랐던 오월지역의 문화를 중국사에 편입함과 동시에 성하면 쇠하고 쇠하면 성하는 역의 이치를 담은 것이다.

 

*오월을 중국사에 편입하는 내용도 있지만 한편 오나라 군주가 중원의 예를 보고 이질감을 느끼는 장면도 있다. 또 주석중에는 중원에서는 주나라 진입 이후로 순장이 줄어들었지만 오나라는 오히려 춘추시대 이후로 순장풍습이 보인다고 하는 내용이 있어 놀라움을 더한다.

 

*시일과 날을 점치고 꿈을 해몽하는 내용이 있으나 내가 전문지식이 부족하여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오월지역의 사진자료가 실려 있어 이해를 돕는다. 특히 오월지역에서 청동 농기구, 장비 등이 많이 발굴되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전국시대 초반직전까지도 청동으로 낫을 만든 듯 한데 잘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내용에 대한 주석도 있고, 한문의 의미에 대한 주석도 있다. 본문은 한글이지만 주석은 한자로 설명한 부분이 많다. 한글 본문->한문 원문->한글 본문 주석->한문 원문 주석의 순서이다.

 

6. 기타

무협지같이 느껴지거나 허무맹랑하여 꽤 황당한 부분도 많다. 

 

조엽은 회계 사람이니 옛날로 치면 월나라 사람이다. 오늘날로 치면 지역사 연구자라고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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