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역사

춘추전국이야기 8 / 공원국

삼긱감밥 2021. 8. 1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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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지난 7권에서 전국시대 초기의 도입부와 그 이후를 다뤘다. 진나라가 위,한,조로 쪼개지고 진에서 상앙의 변법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이제 소진과 장의의 이야기를 다룬다. 

 

송,노나라 등의 역사가 깊지만 국력이 쇠한 자잘한 나라등은 이미 너무 약해져서 언급이 의미가 없을 정도의 때이기에, 크게 7국(진,초,제,위,한,조,연)이 국제정세를 주도하게 된다. 진,초,제가 강한 (그중에서도 진은 매우 강한) 상황이지만 아직 다른 나라들이 뭉치면 막아낼 수는 있을 정도의 상황이다. 따라서 각국의 외교전략이 중요해졌는데, 이런 혼란의 시기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외교관계를 잇고 끊은 유세가들의 이야기와 그를 통해 알 수 있는 각국의 상황과 정략을 다루었다.

 

기본적으로 상당수 이야기를 전국책에서 차용하였지만, 그대로 옮긴 것은 아니고 저자가 보아 잘못된 부분은 자르고 인물의 오기와 잡다한 구성은 생략했다.

 

2. 등장인물

 

-소진,장의,진진,소대

전국시대를 주름잡은 유세가들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라 할 수 있다. 소진은 합종, 장의는 연횡책의 창시자격이며 진진은 반연횡파이다. 소대는 연나라를 중심으로, 제나라에 대항하여 다른 나라를 묶는 외교전략을 이끌었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유세했고 농단이 심하다는 면에서 다른 이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맹자도 합종연횡을 좋게 보지 않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중점으로 모시는 나라(소진은 연, 진진은 초, 장의는 진, 소대는 연)가 있어 그 나라에는 충성을 바쳤다는 점에서 공손연, 누완등의 자기만 아는 세객과는 다르다.

 

*소진

합종책을 주장한 유세가. 주나라 출신이지만 연나라를 시작으로 유세하여 합종을 이끌었다. <전국책> 과 <사기 소진열전>에 이름이 등장한다. 진나라에 맞서 1차적으로 합종을 이끌지만 장의의 연횡책에 밀리고 각 합종국간의 이합집산으로 인해 실패한다. 훗날 제나라에서 연나라를 위해 활동하지만 암살당하고 만다.

 

*장의

연횡책을 주장한 유세가. 위나라 출신이지만 진나라로 들어가서 권력을 잡는다. <전국책> 과 <사기 장의열전>에 이름이 등장한다. 소진의 합종책을 무너뜨리고 연횡책을 이끌어 진나라 중심의 외교정세를 이끈다. 초나라 회왕을 가지고 놀았고, 위나라에 쳐들어가서 섬 땅을 빼앗기도 한다. 감무를 밀어준 적도 있는듯한데, 이후엔 위나라로 갔다가 얼마 안되어 병사.

 

*진진

장의의 라이벌. 고사성어 사족(뱀다리)의 어원이 된 인물이다. 장의가 진진을 싫어했기 때문에 초나라에 가게 되었다. 초나라에 가서 초회왕에게 좋은 조언을 해주지만 초회왕은 이를 전혀 듣지 않고 장의 하는 사기에 제대로 걸리게 된다. 

 

*소대

저자는 소대가 녹모수를 시켜 연왕 쾌의 선왕을 이끌었다는 설을 부정한다. 기본적으로 연나라에 충성하는 인물이다. 연나라의 간첩으로 제나라에 들어가서 제나라 민왕에게 유세한다. 그가 제나라 민왕에게 유세하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이치에 맞는 말도 있지만 대개 제민왕이 적을 많이 만들도록 했음을 알 수 있다. 

 

-진나라

변법이후 강력한 군세를 이용해 중원에 진출한다.

 

*감무

원래 초나라 채에서 온 사람이지만 왕족인 저리질과 승상직을 분담한다. 저리질의 라이벌로, 저리질은 위나라, 감무는 한나라에 적대적이었다. 한나라의 의양현(말이 현이지 거의 군수준)을 함락하는데 성공하나 이후 권력다툼에 패배하여 진나라를 떠나는 신세가 된다.  

 

*양후 위염

초나라 사람으로 추정. 선태후와의 관계를 이용해 진나라 권력자로 전면에 등장한다. 백기를 등용해서 이궐에서 한,위군 24만을 죽인다.

 

*사마조

촉나라를 점령하여 진나라의 후방을 안정시킨다. 이와중에서 장의와 설전이 있었으나 진왕은 중원으로 나아가자는 장의의 의견을 물리치고 촉을 공략하도록 명한다.

 

-조나라

전국시대 조나라의 권력자들. 아직 위와 한이 진을 막아주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진의 핍박을 받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각국에 간섭하기보다는 북방의 대와 호로 진출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조무령왕의 호복기사 정책으로 개혁이 이루어지나...

 

*조무령왕

조나라 개혁군주(사실 이때는 조무령왕이 아니다. 당시에는 왕 칭호를 쓰지 않았다. 사후에 불리게 된것). 중원국가들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북방개척을 시도했고, 오랑캐의 옷을 입는 호복기사정책을 채택하여 기마궁수들을 양성했다.(서유럽과 같은 기사돌격은 아니다) 훗날 장자 안양군과 차자 조혜문왕 조하의 사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가장으로서 애매한 입장을 취하다가 내란으로 살해당한다.

 

*공자 성

조나라 왕족. 조무령왕이 호복기사 정책을 채택하기 위해 찾아간 것으로 보아 명망이 있었던듯 보인다. 원래는 호복기사에 반대했으나 이후엔 찬성으로 돌아선다. 이태와 손잡고 조무령왕을 죽인다.

 

*이태

조나라의 봉양군. 전국책에는 이태가 봉양군에게 말하는 부분이 보여 공자성이 봉양군이 아닌가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 이태가 봉양군인듯 하다. (저자도 그렇게 생각한듯). 정권을 잡은 비의에게 안양군이 난을 일으키는 것을 피해 차라리 공자성에게 정권을 남기든가 대비를 하라고 했지만 비의는 안양군의 난에 휘말려 살해당하고 이때 이태와 공자성이 안양군과 조무령왕을 모두 죽이고 조혜문왕 시대의 정권을 잡는다. 이후엔 각국의 외교전속에서 자신의 봉지를 보존할 방법을 찾는다.

 

*비의

조무령왕의 호복기사정책을 지지한 신하 충직한 인물이었지만 내란에 휘말려 살해당했다.

 

-제나라

제나라 자체가 전씨들이 강씨의 나라를 강탈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찬탈자를 두려워해야 했고 이로 인해 구조적인 불안정성이 생겨난다.

 

*맹상군

제나라 설땅을 봉읍으로 받았던 정곽군 전영의 아들. 소진의 합종책이 붕괴한 이후로 제2차 합종을 이끈다. 저자는 전투가 있었음에도 진나라측의 승전기록이 없는 것으로 추정하여 진나라가 합종군에 일단 밀려난 것으로 본다. 아버지가 제선왕과 사이가 안좋았지만 어떻게든 봉합되었던 것과는 달리 제민왕의 그릇이 달랐기에 결국 군주와 갈등하는 신세가 된다.

 

*제민왕

제나라 선왕의 아들. 아버지만큼의 그릇은 물려받지 못했다. 삼진과 진이 싸우는 틈을 타 송과 회북을 먹으려 했고, 맹상군을 견제했다. 그리고 모두가 적이 되어 제를 공격하는 바람에 힘줄이 뽑혀서 대들보에 걸려 죽는다.

 

*전단

악의에게 공격당해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른 상황에서, 즉묵에서 웅거하여 장군이 기겁으로 바뀐 연나라 군대를 대파한다. 이후 권력자가 되어 제양왕과 갈등하게 된다.

 

-연나라

갑자기 요순 따라하겠답시고 연왕 쾌가 자지에게 선양하는 바람에 나라가 쑥대밭이 된다. 제나라가 이 틈을 타 연나라를 먹으려 하나 실패하고 이후 연소왕이 제나라에 복수하게 된다.

 

*연소왕

저자는 연소왕이 사실상 제나라에 의해 옹립된 꼴이라고 보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제나라가 당시 연나라를 점령하고 있던 상황을 감안하면 아마 그랬을 확률이 높다고 느껴진다. 곽외를 후히 대접하고, 각국에서 인재를 모집하여 추연,악의,극신등을 모아 제나라를 친다.

 

*악의

제나라의 현인이자 군사. 제민왕을 죽이기 위해 편성된 5국의 연합군을 끌고 제나라 군을 박살낸 뒤 끝까지 쳐들어가 수도 임치를 약탈한다. 거와 즉묵 두 성만 남은 상태에서 모략에 당해 해임된다.

 

-초나라

원래는 강국이지만 초회왕의 시기를 기점으로 진나라를 상대할 수 없는 국가로 전락한다.

 

*초회왕

초회왕이 진나라에 붙었다가 싸웠다가 제나라에 붙었다 하는 바람에 큰 전략없이 초나라가 흔들리게 된다. 결국 진나라에 박살나서 군사들은 참수되고 한중땅을 빼앗긴다.

 

-한나라

약하고 땅도 작은 국가. 많은 인재를 포용하지 못하고 공족을 등용해 나라를 이끌었다. 

 

*공중치

한나라의 권력자. 이런 저런 외교적 술수를 써보기도 했지만 다른 나라들의 신용을 잃고 만다.

 

3. 특징

*기본적으로 합종연횡을 설명하긴 하지만, 그것만 설명하고 딱 끝내기 보다는 각국의 이해관계와 국제정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이 점은 매우 주목할만한데, 합종을 중점으로 보면 각국이 이해관계가 달랐고 어느 나라든 강국이 되어 다른 나라를 핍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고, 연횡을 중심으로 보면 결과론적인 설명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덕분에 각국의 복잡한 외교관계를 잘 풀어낸 듯하다.

 

*전국책을 바탕으로 했지만 그대로 믿지 않았고 하나의 외교전략구상으로 받아들였다. 전국책이 오자도 많고 이상한 기록도 많아서 활용하기 어려운 점을 극복하고 이해하기 쉽게 거두절미하여 설명했다.

 

*소대를 이중간첩 비슷하게 묘사한다.

 

*전권에 비하면 약간 오자가 눈에 띄는듯하다.

 

4. 기억에 남는 장면

*소진이 미생,증삼,백이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

 

*맨 마지막 보론에서 진나라가 원칙있는 용인(다양한 국가의 인사를 채용, 군공을 중심으로 판단, 사람은 버려도 정책은 이용)을 채택했고, 다른 국가들은 협소한 용인과 10년도 못내다보는 외교전략을 채택한 점을 논하는데 이치에 맞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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