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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을 가진 신의 손 (카모카테)

삼긱감밥 2021. 8. 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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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을 가진 신의 손(카모카테)은 일본의 육성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특정한 표식을 가진 자만이 왕이 될 수 있는 가상의 왕국에서 사는 사람이다. 갑자기 자신에게 표식이 생기는 바람에 왕위 계승 후보자로 왕궁에 불려가게 된다. 그곳에서 몇 개월간 수련을 거쳐서 왕위 계승을 하게 된다. 물론 경쟁자도 한 명 있으며, 플레이어가 반드시 왕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플레이어는 왕궁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인물들을 만나고 육성을 하게 된다. 여기서 이 육성은 프린세스 메이커의 시스템처럼 특정 능력치를 올리고 이벤트를 보는 식이다.  프린세스 메이커의 육성 시스템보다는 간소화되어 있다. 

 

이렇게 생활하면서 지내면 다른 궁정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이 캐릭터들이 연애 시뮬레이션의 대상이 된다. 신기하게도 이 세계관의 사람들은 자신의 성별을 15살에 정하기 때문에, 주인공은 아직 15살이 되지 않아서 성별이 없다. 즉, 플레이어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아무나 공략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다만 이성간의 연애만 허용되기 때문에 성별이 맞지 않으면 안된다. 연애를 하고, 엔딩 직전에 성별을 정하므로 성별이 맞지 않으면 연애 대상이 비참하게 슬퍼한다.

 

요약하자면 숨겨진 것이 많은 왕궁에서 자신을 육성하고 다른 사람들과 연애를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의 특징

 

이 게임은 육성,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육성 요소는 강한 편은 아니다. 프린세스 메이커 시스템을 더 간략화한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여러번 플레이하면 어느정도 느낌이 올 것이다. 능력치도 다른 육성이 주가 되는 시뮬레이션 게임에 비하면 많은 편은 아니다. 왕이 되지 못하면 왜 왕이 되지 못했지 안타까운데 공략을 보고 왕의 요건을 찾아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왕이 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육성 결과에 따라서 엔딩에서 왕이 되거나 특정한 직업을 가지게 된다. 기본적으로 왕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나쁘지 않으나, 특정 엔딩은 왕이 되지 않아야 이어지는 것도 있으므로 이것은 선택적이다.

 

이 게임의 중점은 연애에 있다. 이 연애 난이도가 비교적 높기 때문에, 카모카테는 처음 플레이하면 연애 엔딩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게임이다. 다회차 플레이가 강요되며 이 과정에서 캐릭터의 다양한 면모를 보게 된다. 

 

2000년대 후반에 나온 게임이지만, 카모카테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입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말하는 것이 전부 진실은 아니며, 남들 앞에서 하는 말과 속마음이 다른 경우도 있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 반대되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고 내심을 숨기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플레이어와 이어지지 않으면 바로 다른 이와 이어지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다. 

 

캐릭터들은 플레이어에 대해서 감정이 있다. 감정은 나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플레이어 역시 캐릭터에 대해 감정을 가지는데, 이것은 직접 입력하는 것이다. 증오하거나 사랑하거나, 혐오하거나 우정을 느낄 수 있으며 이것을 플레이어가 일정한 만남이나 이벤트 이후에 직접 입력한다. 

 

그런데 이 게임에 독특한 시스템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반전이다. 내가 어떤 캐릭터를 증오하다가 좋아하게 될 수도 있고, 좋아하다가 증오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캐릭터들도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독특한 시스템 때문에, 이 게임에는 일반적인 연애 시뮬레이션에서 보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 대표적인 예로 자신이 사랑하는 연애 상대에 대한 살해나 배신 엔딩이 있는 것이다. 보통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사랑, 우정이나 이어지지 않는 정도의 엔딩이 있는데, 이 게임에선 아예 배신하고 죽여버릴 수도 있다. 관계를 잘 쌓아가다가 주인공이 갑자기 감정을 반전, 호감도를 떨어뜨린 뒤 배신하거나 살해하는 처참한 선택으로 나아갈 수 있다. 

 

때문에 이 게임은 독특한 시스템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에 몰입하고 배경을 더 살펴보고, 상대를 사랑했다가 나락으로 보내는 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게임이 맞을 것이다. 반면 플레이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험하게 대하는 것이 싫은 사람이라면 배신이나 살해, 반전 시스템이 별로 달갑지 않을 것이다. 특정 캐릭터의 특정 루트는 보고 있으면 주인공이 너무 악해서 경악하게 된다. 

 

주인공은 특별한 개성이 없으며, 누가 주인공의 가족인지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다. 성인이 되지 않아서 아직 성별도 없다. 이런 캐릭터로 만든 것은 플레이어가 이입하게 만들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이름은 입력할 수 있는데 특정 이름은 캐릭터가 반응하기도 한다. 

 

세계관

이 게임의 나라는 나름의 세계관이 있고, 캐릭터들도 자기가 남한테 다 말하지 않는 가치관이나 배경사가 있다. 이것을 모두 알려면 캐릭터와 잘 이어지는 루트 뿐 아니라 캐릭터와 친구로 이어지는 루트, 배신하는 루트 등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세계관이 모두 드러나있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직접 플레이하면서 겪어봐야 알 수 있다. 

 

괜찮은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남에게 비판당하는 경우도 있고, 평범해 보이는 사람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세이브, 로드가 가능하고 육성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로드해서 뒤로 돌아가도 된다. 육성 결과가 랜덤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서 경우에 따라 뒤로 가는 플레이가 권장된다. 또한 이벤트 선택지가 마음에 안들면 이벤트 맨앞으로 돌아가기를 통해서 다시 앞으로 가서 플레이하면 된다. 

 

남, 녀 모두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팬이 더 많은 게임이다. 공략할 수 있는 남성 캐릭터가 더 많기도 하다. 

 

단점

게임이 인디 게임이므로 캐릭터들의 성우는 없고, 그림체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또한 워낙 난이도가 있어서 연애하다보면 얘가 대체 왜 이렇게 반응하지? 관계가 단순 진행으로는 더 안 나아가지네 싶을 수도 있다. 이런 요소를 다 알기 위해서는 공략을 보는 것이 낫다. 다행히 한국에도 다양한 게이머들이 카모카테 공략을 올려놓았으므로 검색을 통해 이것을 참조하면 된다. 

 

캐릭터에 대한 감상 (스포일러 포함) 

더보기

카모카테는 플레이하면서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에 놀랄 만한 부분이 많다. 플레이어와 사이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면서 캐릭터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말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자신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바일- 바일은 처음 플레이하면 마냥 밝고 즐거운 아이처럼 보인다. 실제로 리리아노와 검술대회 나가고 싶다고 따지거나, 타낫세랑 농담같이 서로 놀리는 것을 보면 그런 인상이 강해진다. 그러나 가까워지면서 대화해보면 자신이 앞으로 왕이 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자신의 부모 중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바다로 떠나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외로움을 강하게 느낀다. 또한 바다나 물과 관련된 것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바일의 외로운 면모는 갑자기 성에 들이닥치게 된 주인공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자신을 떠날 사람들에 대한 차가운 공격성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사냐와의 독고양이 이벤트를 보면 바일의 냉정함에 당황하게 된다. (대충 바일이 사냐와 같은 사용인을 물건처럼 다루고, 주인공이 따지자 어차피 주인을 별 생각 없이 대하는 것들이라고 차갑게 깔아버리는 대화 이벤트다. 처음 보고 깜짝 놀람) 바일은 실제 능력도 우수하고 자신에 대한 심지도 어느정도 있는 편이기에 리리아노가 그것을 믿고 어느정도 자유롭게 지내게 하는 것 같다.

 

리리아노- 공정한 왕으로 이름높지만,  모제라는 귀족에게나 공정한 사람이라고 냉소적인 면도 보인다.

 

리리아노는 책임감이 강하고 상냥한 사람이지 초월적인 신같은 존재가 아니고 권위주의적이라 하기도 뭣한 사람이다. 혼란했던 왕국이 자리를 잡게 만든 대들보 답다. 자기가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왕으로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리리아노 우정 루트로 가면 리리아노도 나름 고민이 많고 한 명의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리리아노는 작중 관대하거나 원칙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는데, 표식이 있는 주인공을 없애서 혼란을 잠재우고 조카에게 유리하게 끌고갈 수 있는데도 주인공을 성에 데려왔고,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어느정도 능력과 명성을 인정받으면 자신의 조카인 바일 대신 왕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게다가 표식이 있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도 꼼꼼히 가르쳐준다. 리리아노는 성격이 안 맞고 관계가 나쁜 주인공에게도 공정한 모습이나 신경써주는 모습을 잃지 않는다. 연장자로서 배려하는 느낌이다. 이런 모습은 리리아노 모제라 우정 루트로 가면 두드러지는데, 모제라가 자신을 살해하려 한 사람의 딸인데도 다 알면서도 공격하지 않고 대화를 들어준다. 또한 모제라의 이야기를 듣고 능력을 인정하기도 한다. 실제로 모제라 인생이 망하는 분기로 가면 리리아노랑 관련되어야 그나마 약간 덜 처참해진다. 리리아노 본인은 스스로에게 엄정한데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다! 보면 볼수록 재밌는 캐릭터다.

 

모제라- 이 게임에서 가장 평면적인 느낌이 들면서도 반전적인 캐릭터다. 쉽게 애정 루트로 갈 수 있고 책이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태도를 중시하는 선택지로 가면 되므로 크게 걱정할 부분이 없다. 그러나 좀 더 깊게 대화해보면 모제라가 성에 온 것 자체가 이유가 있고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다.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 리리아노를 안 좋게 말하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합리적인 면모를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 나름대로 과거 역사를 조사해왔고 리리아노에게 따지기도 한다. 리리아노는 이유가 있는 것에는 관대하므로 넘어가지지만 다른 귀족들과는 갈등이 심하므로 끔찍한 엔딩으로 나아갈 소지가 다분한 인물이다.

 

한편으로는 주인공보다 연상이고 어른이기 때문에, 주인공과 어긋나도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새로운 삶으로 가버리는 특징도 있다. 잘 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캐릭터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에 처절한 엔딩이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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