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귀는 십이국기의 작가이자 소설가 아야츠지 유키토의 아내로도 유명한 오노 후유미가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봉신연의의 작가인 후지사키 류가 만화를 그렸다. 이후 이 만화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 소설은 2000년전에 만들어졌고 만화는 그로부터 약 십여년 후에 만들어졌다. 애니메이션은 2010년즈음에 만들어졌으니 시간차가 좀 있다.
이 시귀라는 작품은 한적한 일본 마을인 소토바를 배경으로 한다. 소토바 마을은 인구가 천 얼마쯤 되는 입구가 하나뿐인 시골 마을이다. 인근에 야마이리라는 폐촌이 되어가는 마을 하나 말고는 소통하는 곳이 별로 없다. 매장 문화를 가지고 화장은 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소토바 마을에 키리시키 가라는 사람들이 온다. 그들은 성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들여보내달라고 한다. 이후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라는 것이 기본적인 줄거리다.
시귀는 일반적인 흡혈귀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햇볕을 받으면 몸이 타들어가다가 죽는다. 십자가를 두려워 한다. 심장에 말뚝이 박히면 죽는다. 밤에는 돌아다닐 수 있고 남을 흡혈하면 그 사람에게 암시를 걸 수 있다. 이 암시는 다른 흡혈귀물에도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작중에서는 몇일 정도가 한계고 아주 오래 가지는 않는다.
시귀에게 물린 사람이 죽으면 나중에 일정 확률로 시귀가 되는데, 시귀가 되지 못하고 그냥 죽을 수도 있다. 실제 작중에서 시귀가 되길 바라면서 다른 가족을 물었는데 모두 죽는 이도 있다.
시귀의 아종은 늑대인간이라고 하는데, 시귀와 대부분의 특징이 비슷하나 죽기 직전에 늑대인간이 되는 것이라 심장도 뛰고 맥박도 있고 낮에 돌아다녀도 된다. 게다가 힘도 더 세다. 다만 이들은 숫자가 적으므로 시귀의 통제를 받고 그들에게 충성한다.
시귀가 소토바 마을을 노리고 있으므로, 이 침략에 맞서서 싸우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약간 이 작품은 독특한 점이, 원작 소설의 경우 시귀의 시점에서 인간들이 뭐가 다르냐고 조롱하는 허무주의적, 염세주의적 관점이 있다고 들었다. 실제로 만화와 애니에도 이를 대변하는 캐릭터가 있기도 하다. 작중 등장하는 시귀 사회는 전체주의적이라서 나는 이것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애니메이션은 성격이 약간 다른 것인지 주제의식이 공동체의 파괴에 맞서는 마을사람들의 노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만화판은 그것보다는 사람들의 광기나 잔인성도 좀 부각된다. 원작도 마을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묘사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시귀들의 습격과 이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결단력 혹은 배타성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시귀의 주된 소재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인이 몹시 독특하다. 아마 만화를 봉신연의의 작가로 유명한 후지사키 류가 만들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들의 머리 모양이 별가사리 같기도 하고 무슨 동물 귀도 달려 있다. 어떻게 봐도 일본인 같지 않은 캐릭터들도 있고, 심한 경우 머리카락이 머리뿐 아니라 키보다 더 커보이기도 한다. 산간도로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캐릭터도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난해함과 주제의식의 무거움 등의 이유로 애니메이션 자체는 판매량이 저조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잔인한 장면들도 꽤 있다.
다만 시귀는 그래도 나름의 가치가 있는데, 군상극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가치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시귀가 된 사람 중에서도 사람을 습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가 있고, 가족에게 돌봄을 받는 이도 있고, 만만한 애만 노리는 이들도 이도 있다. 또한 시귀 집단의 이상을 위해 노력하는 이도 있고(만화판 요시에), 허무주의적 미학에 빠진 이(타츠미)도 있다.
인간들도 적극적으로 상대와 싸우는 이, 미칠 정도로 잔인해진 이, 인간성은 지키면서 싸우는 이, 가족이 시귀가 될 수도 있으니 못 싸우겠다는 이가 있다.
때문에 군상극으로서의 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
아래는 시귀와 마을의 주요 인물들에 대해 설명한 스포일러성 글이다.
애니메이션 기준이다.
////////////////////////
시귀측 리더(카네마사)
시귀 사회는 일절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키리시키 스나코를 정점으로 하는 전체주의 사회다. 명령에 거부할 경우 늑대인간의 지도하에 햇볕이 드는 곳에 묶어서 태워버리거나 제거한다.
키리시키 스나코
귀족 출신으로, 굉장히 오랜 시절에 늑대인간에게 물려서 시귀가 되었다. 치즈루의 일탈행동을 제어하지 않았고, 마을 리더인 오자키 토시오에게 많은 시간을 주어 위기를 초래했다. 세이신의 도움으로 오카와 토미오에게 살해당하기 직전에 도망치는데 성공.
키리사키 치즈루
일본인 여성 출신. 스나코의 어머니 역할을 바깥에서 연기하고 있으나 실제 하는 짓은 스나코의 딸 수준이다. 오자키 토시오를 잡아서 암시를 걸었다고 생각했으나 착각으로, 오자키의 함정에 당해서 사망한다.
키리시키 세시로
시귀나 늑대인간이 아닌 순수한 100% 인간이다. 치즈루의 아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인간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맥박을 재달라고 할 때 대신 나서서 재는 등 시귀 측의 방패 역할을 한다. 시귀 전쟁에서의 역할은 저격수로 오자키를 살해하려고 시도하나 타모 사다이치가 앞에 지나가는 바람에 대신 타모 사다이치를 죽인다. 치즈루가 죽기 직전에 오카와 토미오를 살해할 뻔한 적이 있으나 타고 있던 차량 운전수인 토미오의 아들인 아츠시가 도망치는 바람에 실패한다. 이후 나츠노에게 습격당해서 아군 사격을 암시받고 요시에를 죽이고 사망한다.
타츠미: 실질적인 카네마사의 지휘자. 스나코는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지 실제 직접적인 시귀 지휘부터 잡일까지 타츠미가 다 한다. 늑대인간으로 낮에 움직일 수 있는데다가 충성도도 높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유우키 나츠노에게 당해서 사망.
요시에: 늑대인간으로, 쾌활한 젊은 여성의 연기를 하고 있다. 실제로도 다른 카네사마 사람들보다는 성격이 그나마 나은 것 같다. 타츠미보다는 서열이 낮게 묘사된다. 애니판에서는 세시로의 암시저격에 사망하고, 만화판에서는 광기가 심하여 끝까지 스나코에게 충성하다 자폭으로 사망한다.
에부치: 주치의. 이후 에부치 클리닉이라는 가짜 의원을 만든다. 숨어있다가 사망.
하야미: 가짜 장의사. 역시 사망.
무로이 세이신: 절의 스님으로, 스나코와 함께 지내다가 늑대인간이 되고 스나코 쪽에 합류한다. 끝까지 도망쳐서 생존.
마을측 지도부
오자키 토시오: 마을 유일의 의사(에부치가 오기 전까지)-> 마을 리더.
처음 이상현상을 느끼고 마을의 위험을 조사한 인물이다. 이후 자신의 아내 쿄코가 죽자 쿄코를 가지고 실험을 하여 시귀의 약점을 파악한다. 결국 쿄코는 죽는다. 이 과정이 잔인하여 사이코패스스러우나, 오자키가 시귀를 조사한 후 사람들을 이끌고 지휘하지 않았으면 마을 사람들은 다 죽었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 작품의 주인공격이다. 미친 사람은 아니고 극단적으로 냉혹하고 공리주의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공리주의적일 뿐이지 그냥 잔인한 것은 아니라서, 시귀에게 당해 암시당한 사람들을 죽이자는 토미오의 의견에 신사 안에 묶어두면 된다고 답한다. 쓸데없이 잔인한 성격은 아닌 것이다. 마츠무라 야스조의 총탄에 맞아 숨질 뻔 했는데 아슬아슬하게 피했지만, 그를 죽이는 것에 반대했다.
성격이 무관심하여 자신의 병원 직원들이 납치당하고 관두는 동안 시귀연구에 몰입해 있었다. 매우 지혜롭고 시귀들을 속아넘기는 연기를 한다. 총에 맞아 저격당할 위험만 두번이나 있었으나 별로 겁먹지 않는다. (키리시키 세시로, 마츠무라 야스조에 의해 총탄에 맞을 뻔)
토시오는 작은 선생님 이라고 불리면서 마을의 웃어른 노릇을 하기에, 나이가 많은 사람도 그의 권위에 복종하고 잘 따른다. 확실히 믿음직스러운 리더다.
오카와 토미오: 마을 술집 주인.
오자키 토시오를 따르는 행동대장이자 마을 측 무력을 담당하는 사람이다. 매우 힘이 강하여 키리시키 세시로와 오카와 아츠시에 의한 오자키 살해+치즈루 구조 위기시에 몸으로 그들을 막아 방어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시귀와의 싸움에서 다시는 집을 못 쓰게 창문을 깨자는 의견을 내고 장애물을 파괴하는 등 행동대장으로 열심히 싸운다.
시귀에게 당한 사람을 죽이자는 의견을 내놓고 실제로 자기 가게 부하였던 마츠무라 야스조가 시귀에게 암시를 당해 오자키를 총으로 쏘려고 하고 마을 주민을 살해하자 바로 죽인다. 나중에 분노한 사람들이 절을 습격해 세이신이 카네마사 측에 합류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절 사람들을 살해할 때, 바로 분노하지 않고 일단 절을 뒤져보겠다고 말했지만, 절 사람들을 마을 사람들이 살해하는 것을 말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오카와 역시 미친 사람은 아니고, 공동체를 부수고 마을을 멸망시키려고 하는 시귀들의 행동에 분노해서 그런 것이다. 오카와 토미오 역시 어머니를 잃었고 시귀가 된 아들을 직접 죽여야 했다. 게다가 초반에 야마이리에서 사망한 오카와 기고로도 같은 친척이다. 나중에 스나코를 죽이려고 할 때 공동체를 부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하게 따진다. 하지만 스나코를 바로 죽이지 않는 바람에 죽이기 전에 세이신에게 당해 사망한다.
마을을 지키자는 토시오의 리더십에 복종하고 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지만(그리고 그 목적은 마을을 지키는 것이다) 폭력적인 면을 보인다는 점에서 오자키 토시오와 타모 사다유키의 중간 쯤에 있는 사람이다.
타모 사다유키: 중년 남성. 아버지와 아들이 시귀에게 당하자 분노하여 시귀와의 전쟁에서 선봉에 선다. 잔인하게 시귀를 죽여 말뚝으로 꽂지 않고 사슬로 묶은 다음 꺼내서 햇볕에 말려 죽인다. 파이프 라인에 숨은 시귀를 죽이러 떠나는 리더 격 인물인데, 자기를 도우러 따라왔다가 시귀에게 물린 사람도 바로 살해한다. 이것은 오자키의 방침(물리면 신사 안에 묶어두는 것)과 다르다. <-> 마을의 카페 주인 하세가와는 시귀와 싸워서 그들을 죽여도 그들이 생명체라는 것을 존중하여 되도록 한 번에 죽이고 눈물을 흘린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아들 타모 히로야는 시귀에게 당해 죽었다.
아버지 타모 사다이치는 마을의 장로 격 인물이다. 마을의 특성 상 오자키 토시오가 리더 역할이지만 관습적으로는 타모 사다이치가 촌장 격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오자키는 시신이 숨겨진 곳을 모르고 있다가 고민한 끝에 파이프 라인에 생각이 닿는다. 타모 사다이치는 나이가 많아 파이프 라인의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자키에게 파이프 라인을 안내하려고 했다. 그때 오자키 앞을 지나가는데 오자키를 노린 키리시키 세시로의 저격에 머리에 총상을 입어 숨진다.
유우키 나츠노: 시귀에게 당해 죽었으나 늑대인간이 되어도 시귀 편이 되지 않고 비밀리에 마을 의사인 토시오와 연락을 주고받는다. 나중에 그가 다른 시귀에게 물려 암시당하지 않도록 미리 물어주기도 하고, 실질적 시귀 리더인 타츠미를 죽이는 등 엄청난 활약을 하나, 타츠미 제거 과정에서 같이 죽는다.
오자키 토시오의 친구들
이들은 오자키 토시오와 사적으로 가까운 사이의 중년 남성들이다. 캐릭터도 공들여서 만들어졌고 모두 끝까지 생존한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량한 사람들을 대변한다. 오자키 토시오와 타시로, 히로사와와 하세가와는 평소 하세가와의 가게에서 만나는 사이였으나, 시귀가 습격한다는 토시오의 말에 초반에 별로 귀기울이지 않았다.
카페 사장 하세가와: 크래들이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아내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으나 아이가 죽자 마을로 이사왔다. 타모 사다이치의 파이프 라인 습격조에 합류하나,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진다. 햇볕에 타죽는 시귀들을 보고 보다 못해서 직접 심장을 꿰뚫어 죽인다.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모습이 보이는 인물이다.
서점 주인 타시로: 아들이 시귀에게 당했다. 범인은 도서관 사서 출신 유즈키라는 인물이다. 서점을 운영한다. 토시오의 가까운 친구였지만 토시오가 처음 얘기한 시귀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토시오, 오카와 토미오와 함께 돌아다녔고 끝까지 토시오와 함께 시귀와 싸우면서 불을 피해 생존. 잔인한 것을 잘 못 보는 성격이다.
히로사와: 학교 선생이다. 학교에서 갑자기 아이들이 사라지는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이것을 알면서도 오자키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았다. 이후 오자키, 타시로와 함께 돌아다니며 시귀와 싸운다.
그외 시귀와의 전쟁에서 활약하는 마을 사람들
무라사코 치즈코
시귀에게 아들을 잃었기 때문에 점점 냉철해진다. 나중에 가면 남편 무네타카보다 치즈코의 행동이 더 냉정해 보인다. 치즈코는 시귀가 되어 집에 방문한 남편의 동생 무라사코 마사오를 제거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만화버전에서는 서점주인 타시로와 오카와 토미오가 칼에 찔리고 오자키 일행이 포위당해 죽을뻔한 위험한 순간이 있었으나 마을 여성들에 의해 구해지는 장면이 있다. 이들 사이에서 활약하는 것이 며느리인 무라사코 치즈코였던 것으로 기억.
시미즈가의 아버지 시미즈 타케오는 딸을 잃은 후에 마을 축제에서 딸의 살인범인 키리시키 치즈루를 죽인다. 죽은 딸인 시미즈 메구미는 정작 시귀가 되어서 다른 사람을 죽이는 맛에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 자신의 아들이 시귀일지도 모른다며 시귀와의 전쟁에 나서지 않은 오자키 의원 서무과 직원 무토와 반대되는 부분이다.
'만화나 애니메이션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마우치 야스노부(山内 泰延) (남자 고교생의 일상, 죄X10 등) (0) | 2021.06.06 |
---|---|
비 긋는 탐정 (0) | 2021.05.27 |
이세계 피크닉 (0) | 2021.05.05 |
애니메이션 청춘 돼지는 바니걸 선배의 꿈을 꾸지 않는다 (0) | 2021.03.31 |
타츠키 감독과 케모노 프렌즈, 케무리쿠사 (0) | 2021.03.17 |
애니메이션 좀비랜드 사가 (0) | 2021.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