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피크닉

 

이세계 피크닉은 일본의 소설,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이름에 이세계라는 말이 들어가지만 딱히 판타지 세계에 트럭에 치여서 전이되거나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서 문물을 가르쳐주거나 하는 작품은 아니다. 엄밀히 말해서 이세계물은 아니다. 이 작품은 과거에 있었던 소련 소설, 스토커 시리즈의 모티브인 것으로도 유명한 노변의 피크닉이라는 작품의 영향을 받아서 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이다. 

 

도시의 이상 현상을 주제로 하는 노변의 피크닉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 작품은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나 현대 일본에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주된 소재는 괴담이다. 과거에 있었던 전설이나 민담같은 고대 괴담이 아닌, 00년대 중후반 이후 일본에서 유명해진 괴담들을 소재로 삼아서 그 괴담이 현실화된 곳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기본적인 줄거리다.

 

이 작품은 백합 소설로, 등장하는 캐릭터 역시 여주인공 두 명이 주인공이다. 한 캐릭터는 아싸스러운 성향이 강하며, 한 캐릭터는 인싸스러운데 그냥 보면 바로 알 것이다. 남자 캐릭터는 잘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해도 비중이 적으며 대부분 여자 캐릭터가 등장한다. 작가인 미야자와 이오리부터가 백합에 관심이 많고 나름의 백합 철학을 가진 사람이다. (그렇다고 그의 모든 작품이 백합 작은 아님) 

 

과거 추리게임 스파이럴이라는 만화를 그렸던 그림 작가가 이세계 피크닉의 만화판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 판을 보고 느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진 모르겠으나 소설을 보고 만화를 보면 뭔가 슴슴하다.

 

애니메이션 버전도 있으나, 이에 대해서 평이 좀 갈리는 편이다. 작품 제작진들이 원작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는 말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기본적인 소설의 플롯은 이렇다. 여주인공 두 명이 현실 세계에서 일상을 보내다가, 우연한 계기로 괴담의 영향이 짙은 다른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것은 우연한 경우일 때도 있고 어떠한 이유로 의도적일 때도 있다. 그렇게 넘어간 세계는 몹시 황량하고 현대 일본 괴담의 영향을 받은 존재가 돌아다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 내용물이 달라서, 인간의 감각으로 지내려고 하면 실제와 보이는 것이 다르기에 점점 적응하지 못하고 미쳐버리고 만다. 그러나 주인공 중 한 명은 눈에 이미 문제가 생겨서(괴담의 존재와 얽히는 바람에) 그 눈으로 다른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괴담 속 존재들에 대처하고 탐험을 한다는 이야기다. 

 

현재 한국에서는 3권까지 발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설 기준이다.)

 

나는 이 작품을 처음 보고 굉장히 놀랐다. 백합 소설 자체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닌데 여기에 안 그래도 마이너한 소재를 더 마이너하게 만드는 괴담이라는 요소를 넣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괴담은 한국보다 양과 질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괴담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크게 흥행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이 잘 된 것은 작가가 워낙 두 요소를 좋아해서가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의 작가는 이 두가지 요소를 잘 섞어서 자신이 가진 애정을 듬뿍 넣었다. 그리고 괴담을 여러가지 잘 알고 있어서인지 여러가지 괴담 요소를 잘 넣어서 소설을 성공적으로 전개시켰다. 

 

나도 괴담을 많이 보고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에 나온 스마 해안에서 있었던 일이나 텐소메츠 같은 경우에는 이 작품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하단 링크는 이세계 피크닉에 나오는 괴담에 대해 간단하게 쓴 것이 들어가 있는 글이다. 

2021.02.01 - [기타] -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괴담들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괴담들

 

 

 

작가가 마이너한 괴담 소재까지도 하나하나 찾아봐서 쓰는 것 같다. 괴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수작이다. 

 

다음은 애니메이션 내용이다.

https://ascandy.tistory.com/497

이세계 피크닉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