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낫 피드 더 몽키즈는 감시 카메라를 이용해 타인의 삶을 관찰한다는, 독특한 컨셉의 게임이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따분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으나, 어느날 케이지에 대한 접근권을 획득하게 된다. 주인공의 친구가 그에게 알려준 것이다. 케이지에 있는 원숭이들을 관찰하고 관찰 기록을 쓸 수 있는데, 원숭이에게 먹이를 줘선 안된다는 것이 규칙이다. 여기서 원숭이는 사람이고, 케이지는 감시카메라이며, 원숭이에게 먹이를 줘서는 안된다는 것은 원숭이, 즉 사람과 관찰자가 연락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관찰 기록이나 일지는 사람을 관찰하고 쓰는 기록이나 정보다.
주인공이 살고있는 세계는 현대이지만, 현실에 있는 나라가 아닌 가상의 국가다. 정치가 폭력으로 얼룩져서 엉망으로 돌아가고 있고 사회도 혼란한 나라다. 이런 환경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가진 케이지를 관찰하고 케이지 속의 사람과 전화를 한다던지, 물건을 보내준다던지 등의 방법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는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 즉 케이지 내부의 사람과 상호작용 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으나, 그런 행동을 한다고 해서 게임이 바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을 관찰하면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가 바로 이 게임의 주제이다.
주인공은 그냥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므로, 관찰을 통해 얻은 정보가 있다고 하더라도 뭔가 비현실적인 행동을 할 수는 없다. 주인공, 즉 플레이어가 하는 행동은 간단하다. 케이지를 살펴보고, 화면에 나오는 것을 보고, 어떤 행동을 할지 정하는 것이다. 행동도 정보를 조합하거나, 물건을 사서 보내주거나, 전화를 하거나 정도다.
예를 들면, 케이지 내부에서 일어나느 범죄 행위를 신고해서 정의를 실현할 수도 있고, 상대를 조사한 후에 전화번호를 보고 현실에서 전화를 걸고 협박해서 돈을 뜯어낼 수도 있다. 어설프게 상대에게 접근했다간 상대가 감시 카메라를 찾아서 꺼버릴 수도 있다.
주인공이 하는 행동은 선과 악, 질서와 혼란스러운 행동이 모두 가능하다. 주인공은 생사의 위기에 달려있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전화를 걸 수도 있지만, 단순히 타인을 조롱하고 돈을 벌기 위해 영상을 촬영할 수도 있다. 좋은 현시을 위해 노력하는 이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고, 일부러 더 혼란을 부추겨서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모든 일에 대한 선택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선택에 따른 특정 행동은 돈을 제공한다. 돈은 일을 해서 벌 수도 있지만 관찰 이후의 상호작용으로 벌 수도 있다. 이렇게 번 돈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음식을 사먹고, 더 많은 케이지를 구매하는데 쓴다. 케이지의 내용을 관찰을 통해 살펴보고 또 상호작용을 한다. 그러다 보면 게임이 종료하고 엔딩이 다가온다.
이 게임의 핵심은 엔딩이나 화려한 그래픽, 액션이 아니다. 엔딩은 소소한 수준이고 그래픽은 투디 그림체로 좋은 정도는 아니며 액션이라고는 마우스 클릭 뿐이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즐기는 것은 관찰과 각 케이지 내부에 숨겨진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지긋이 살펴보고 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게임에서 만족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컨셉을 좋아하고, 시간을 두고 선택지를 살펴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맞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게임의 볼륨이 큰 편은 아니라는 점, 모든 케이지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케이지는 아니라는 점, 관찰을 통해서 사건이 진행되는 것을 보기 위해 죽치고 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주인공과 주인공의 집 상태가 황량한 것도 뭔가 퀭한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정말로 재미있는 게임인데, 다양한 스토리를 압축적으로 제시해서 보여준다는 설정에 매우 충실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이라는 영화 작품에는, 건너편 공동 주택을 살펴보기 위해 자신의 아름다운 애인 그레이스 켈리를 바라보지 않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건너편 주택에서 발생하는 각 방의 스토리를 살펴보기 위해서 늘 밖을 보고 있고, 그 풍경에 매료되어 다른 곳을 보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재미있는 일이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도 그런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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