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다. 문명, 유로파유니버셜리스, 림월드, 빅토리아 등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꽤 오랜 시간 플레이해왔다.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고 내가 플레이하는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을 하다가 보면 어느 순간 현타, 즉 현자타임이 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게임이고 나는 게임에서 일정한 재미를 얻었으며 이제 그만할까... 하는 생각이 들고 마는 것이다. 게임 초반에는 게임이 어렵고 힘들어도 이런 생각이 잘 안드는데 오히려 어느정도 플레이하고 기반이 닦인 후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현실도 그렇지만 게임은 어디까지나 다양한 선택과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한다. 전략 시뮤레이션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자산과 이에 따른 선택이 스노우볼을 굴리며= 즉 초기 선택에 따른 자본 상승을 일으키면서 결과를 바꾼다. 경영 요소가 강하면 많은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고, 정치나 국가 키우기 요소가 강하면 더많은 세력 확보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이게 그냥 막 된다면 게임이 재미있을 리가 없다. 아무 난관도 없이 그저 숫자만 올라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픽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사진이 아니라 게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늘 일정한 난관과 이를 타파하는 자신만의 플레이를 생각하고 게임을 킨다.
따라서 게임이 일정한 난관을 가져야 하는데, 전략 시뮬레이션의 경우 이러한 난관을 플레이하면서 타파하는 능력이 플레이하면서 점점 높아지게 된다. 그러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게임 내의 난관이 더이상 효율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비효율적인 플레이로도 타파할 수 있게 되면 게임의 재미가 급락한다.
가령 유로파 유니버셜리스의 경우 내가 가장 강한 나라가 되면 다른 나라가 이에 대항하기 어려워지므로 그다지 전략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고 막 플레이해도 된다. 트로피코의 경우 일정한 수준으로 섬을 발전시키면 돈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어 대부분의 선택지를 마구 골라가며 플레이해도 된다. 정치게임 데모크라시 시리즈의 경우 지지가 일정한 궤도에 오르면 재난이나 특별한 인물의 난관이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전략 시뮬레이션 플레이어는 실력이 늘다 보면 결국 현자타임을 맞이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니 좀 더 늦추기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간단한 것은 게임의 목표를 만들어서 일정 시간 플레이하다보면 게임의 한 기간이 종료되게 만드는 것이다. 림월드의 경우, 플레이어가 효율적인 플레이를 통해서 재산을 불리면 그 재산에 비례해서 적이 쳐들어오는 강도가 세진다. 그러다가 어느덧 재산이 기점에 오른 플레이어가 외부로 탈출하는 우주선을 만들어서 떠나면 한 게임이 끝난다. 이를 통해서 일정 시간 이상 플레이한 게이머의 기지가 강해져서 습격에 무덤덤해지는 것이 막아진다.
문명 시리즈의 경우도 현자타임이 오는 것을 타파하기 위해 ai와의 경쟁이 심하고 일정 수준 이상에 돌입하면 엔딩을 내가 보든 ai가 보든 반드시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약간 다르지만 유로파 유니버셜리스 시리즈를 비롯한 파라독스 게임사의 게임들은 특정 시간대가 되면 게임이 종료한다.
다른 방법은 도전과제를 만드는 것이다. 유로파 유니버셜리스의 경우 도전과제가 굉장히 많은데, 보편적인 도전 과제도 있지만 굉장히 어렵고 약한 나라로 플레이하거나 특정 생산품을 독점하는 등의 꽤 난관이 되는 도전과제들이 많다. 게다가 이런 도전과제들은 플레이어의 일반적인 전략적 행동과 차이가 있으므로, 게임의 방향을 제공하고 미묘한 난관을 추가한다.
다른 하나는 애초에 난이도를 꽤 높게 설정해서, 쉽게 질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난이도가 너무 높으면 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몰입하려 하지 않으므로 일장일단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어느정도 좋은 평을 받는 전략 시뮬레이션 중에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이지 않은 게임들이 몇몇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조합이 있어도 적절하게 배합되지 않거나, 플레이어가 너무 오래 플레이하면 결국 현자타임이 오기 마련이다. 게임에서 어떤 현명한 판단을 내리고 이를 실행해도, 이는 현실을 모사한 것이며 현실 세계에서만큼의 박진감과 난이도를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때문에 현실에서의 전략적 판단이 머리에 떠오르게 된다. 이래서 어떤 사람들이 주식이 게임보다 재밌다는 이야길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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