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3 효종 현종 실록

 

 

 

박시백 화백은 효종을 현실적 개혁군주라고 본다. 그는 효종이 진짜로 청나라에 대한 북벌을 주장했을거라고 보지 않는다. 송시열이 훗날 주장한 효종과의 독대도 후일에는 송시열에 의해 송시열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이용되지만 사실은 효종이 송시열과 산당세력에 의해 정당성을 이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효종이 북벌을 준비했고 이를 위해 여러가지 개혁을 시도했다는 것은 거짓이 된다.

 

박시백 화백이 보는 효종의 두가지 요소는 정당성 컴플렉스와 개혁이다. 우선 효종은 다른 왕들에 비해 큰 정당성의 흠이 있었는데, 소현세자가 당시 사람들이 보기에도 기묘한 죽음을 맞은데다가 그 소현세자의 아들들도 있었기에 효종의 입지가 안정적이지 못했다. 따라서 정당성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 효종은 사대부들의 눈치를 보기위해 대의명분으로 북벌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박시백 화백은 효종이 북벌을 정말로 준비한 것은 아니며, 남한산성을 수리하고 방어준비를 위해 노력했던 것을 보아 효종이 준비한 것은 방어라고 본다. 당시 청나라의 국력과 조선에 대한 감시를 생각해볼 때 사실상 북벌 비스무리한 일도 쉽지는 않았을터이기도 하다. 청나라는 완전한 강대국이었다. 효종은 어의 신가귀에게 침을 맞다가 죽는다.

 

효종의 아들로 즉위한 현종은 엄청나게 강해진 산당세력과 마주하여야 했다. 산당은 송시열과 송준길의 양송이 이끄는 사대부 세력들로, 내적 결속력이 강했고 성리학적 명분론을 매우 중시하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주자의 해석도 매우 강조하여 주자이외의 해석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선왕 효종이 이들과의 관계를 조정하며 그들의 권위를 높였기에 현종은 그들의 위압적인 위치에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현종은 적당히 남인의 힘을 키우고 산당을 압박하면서 권력균형을 조정했다. 남인을 통해 서인을 공격하지는 않았는데, 박시백 화백은 이것은 남인에 의한 독주를 방지한 것이라 보았다.

 

워낙 현종은 몸이 성한 곳이 적고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하다보니 오래 살지 못하고 죽는다. 세력이 커지고 서인과 대립각을 시작한 남인과 산당의 조정자는 이렇게 사라졌다.

 

책에는 산당에 속하는 지방관이 어머니의 일을 이유로 지방유지들을 부른 것을(아마 반 기부금조로 뭔가 요구하려고 했던 거같은데) 탄핵당하자 송준길이 와서 부모의 일이니 봐달라고 하는 일이 있었다. 이걸 보고 현종도 실망했다고 적혀있던데 나도 황당했다. 이런 수준의 정치를 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