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인문

음식 문화의 수수께끼 / 마빈 해리스

삼긱감밥 2021. 6.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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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이 책은 문화인류학자인 마빈 해리스가 세계 각 지역의 음식문화의 형성과정을 문화인류학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문화인류학은 인류의 생활과 역사를 문화를 중점으로 두고 탐구하려는 학문이다. 

 

마빈 해리스

마빈 해리스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인류학과 학과장을 지낸 문화인류학자이다. 그는 인류학협회 인류학분과장을 지내기도 했단다. 그의 이론은 인구와 생산력을 문화 발전의 기본 중점으로 본다. (위키 백과를 보니, 그의 이론은 맬서스의 인구론과 마르크스의 생산력 개념을 합친것이라고 한다.) 아래에서 언급하는 전제는 그의 이론적 바탕이다. 20세기의 거물 문화인류학자로 꼽힌다고 한다.

 

전제

이 책에선 몇가지 이론적 전제를 하고 있는데, 그 점은 알아두고 읽어야 이해가 쉽다. (물론 책에서도 언급하는 내용이다.) 이 세가지 전제는 작가의 다른 저작에서도 기본이 되는 것들이다.

 

첫째로, 이 책은 문화유물론적인 관점에서 쓰여졌다. 따라서 어떠한 민족성이나 종교적 의미를 따지기 보다는, 지질학적 위치, 지형과 생물의 분포를 중심으로 인류 문화를 해석한다. 지리나 생물학적 기반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이 책에서 이슬람교에서 돼지가 금기인 이유와 이슬람교가 전세계로 뻗어나가지 못한 이유를 특히 문화유물론식으로 설명했다. 

 

둘째로, 이 책은 인류가 동물성 단백질을 구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을 전제한다. 인간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섭취해야 산다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저자는 이중에서도 단백질에 특히 주목한다. 곡물농사를 통해 탄수화물과 식물성 단백질의 공급이 원활해졌고, 지방은 적은 양의 섭취로도 충분하다. 그렇지만 동물성 단백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식물성 단백질을 꾸준히 섭취함으로써 아미노산 생성을 꾀할 수도 있지만,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다. 책에 나오는 일례로는, 어떤 한 아미노산의 하루 필요치를 형성하기 위하여 고기는 100g가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을 밀가루로 형성하려면 가능은 하지만 2kg을 먹어야 한다. 따라서 동물성 단백질의 추구가 인류 생활양식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세계 각국에서 곤충을 먹는 이유와 아즈텍의 식인 문화 발전을 바로 이 논리에 근거하여 설명했다.

 

셋째로, 이 책의 저자가 가지고 있는 기본 인류 발전의 틀은 다음과 같다.  

인구 증가-> 인구밀도 증가로 인한 자원 부족 -> 새로운 생산양식 개발-> 인구 증가-> 인구밀도 증가로 인한 자원 부족-> 새로운 생산양식 개발-> 인구 증가의 무한 반복이다.

 

가령, 구석기시대에 사람들이 수렵을 하고 살았는데 인구가 늘어났다고 치자. 그럼 구석기 생산양식은 수렵이 근본이므로 많은 식량을 동시에 먹이기 어렵다. 따라서 농사라는 새로운 생산양식을 개발하여 효율의 향상을 도모한다. 그러나 농사때문에 사람이 모여살아 인구밀도가 올라가고 인구 자체도 끊임없이 증가하게 되면 이 양식도 한계에 도달한다. 그럼 또 산업혁명을 일으켜 새로운 에너지 생산양식을 찾아내어 효율을 향상시킨다. 이런 노력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다른 책에서 저자는 산업혁명 이후의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꼽기도 했다.

 

내용

 

나는 세계의 요리가 주요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지역마다 생태학적 제약과 기회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 본문에서

 

저자는 세계의 요리가 다른 이유는 각 지역의 생태학적 제약과 기회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가령, 사막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낙타를 제외한 다른 동물들, 특히 돼지(시원한 것을 좋아하고 식성이 좋다.)를 키우는데 매우 불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한편 고온다습한 정글에 사는 사람들은 곤충을 먹는데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것 자체가 바로 식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힘들어도 다른 먹이를 찾아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은 <최적 먹이 찾기 이론>에 따라 움직인다. 구하기 힘든 먹이일수록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들고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 소비되는 에너지가 먹이의 에너지보다 반드시 적어야지만 그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생태학적 요소는 매우 강한 영향을 끼치게 되어, 사막지대의 사람들은 돼지를 먹지 않게 되고 정글 사람들은 곤충을 자주 먹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소, 돼지, 우유, 벌레, 인간(주로 아즈텍) 등으로 구성된 음식문화를 그 지역의 생태학적 기반에 근거하여 검토한다. 이를 통해 왜 특정 문명권에서는 돼지를 먹지 않는지, 어떤 문명권에서는 사람을 먹었는지를 풀이해내는 것이다. 또 왜 개, 고양이, 기타의 동물은 음식으로 쓰이지 않게 되었는지도 따져본다.

 

난이도

책은 320페이지 정도이지만, 글이 매우 빡빡하게 여백이 거의 없이 구성되어 있고, 이해를 도와줄 사진이나 그림, 지도같은 민족학적 보조자료는 없으며, 저자가 사용하는 개념이 낯설 수 있다. 따라서 문화인류학에 관한 도서를 기존에 읽지 않았다면 이 책으로 학습을 시작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물론 생태학적(혹은 영양학적) 지식만 충분하다면 읽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같이보기 / 기타

이 책의 내용중 돼지고기 금기와 관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하면 추가적으로 더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519740&cid=42065&categoryId=42065

 

같은 저자의 <문화의 수수께끼> <식인과 제왕> 도 비슷한 전제하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재밌게 보았다면 다른 두 책도 매우 재밌게 보고 깊이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인종학, 민족학적 중요성보다는 지질학적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는 총, 균, 쇠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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