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엘드리치 호러 플레이

삼긱감밥 2021. 6. 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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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으로 엘드리치 호러 플레이를 했다. 그동안 크툴루를 제외한 나머지 고대의 존재들, 요그 소토스, 슈브니구라스, 아자토스는 클리어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필코 크툴루를 잡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평소 하던대로 노먼 위더스를 하고, 다른 플레이어는 롤라 헤이즈를 했다. 첫 미스터리는 크틸라가 남극에 등장하는 이벤트였다. 크틸라를 잡으러 남극까지 가기 전에 우선 대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능력치를 업그레이드하고, 정신의 양식 마법을 사용했다. 그런데 롤라 헤이즈 플레이어 쪽으로 계속 응보 효과로 딥원이 달라붙고, 신화 카드로 소문이 나왔는데 소문의 효과가 상상 이상으로 위협적이라서 크틸라는 잡지도 못하고 게임의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했다. 

 

소문 카드의 효과는 소문 카드가 있는 동안 유물과 관련된 탐험 카드가 계속해서 사라지는 것이었는데, 탐험 카드가 다 떨어지면 자동으로 게임에서 패배하는 악랄한 조건이었다. 그런데 관찰력 체크에 실패하다 보니 계속해서 소문 해결이 어려워졌고, 결국 어느새 탐험 카드가 다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그냥 게임을 리셋했다.

 

게임을 새로 시작할 때에는 요그 소토스로 바꿔서 플레이했다. 이번에도 나는 롤라 헤이즈를 했고, 다른 플레이어는 아프리카 주술사 아카치 오넬례를 골랐다.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틴달로스의 사냥개가 나오더니 계속해서 아카치 오넬례를 습격하는 것이었다. 조우도 최악의 것들만 뜨고 실패만 하다보니 미스터리 해결은 어떻게 조금씩 나아갔지만 캐릭터들의 상태가 빈사상태였다. 겨룩ㄱ 아카치 오넬례가 죽고, 배신한 내통자 전투 마법사 캐릭터로 이었는데 이 캐릭터 역시 전투와 조우로 사망에 이르렀다. 결국 죽기 전에 그냥 리셋했다.

 

두번이나 처참한 실패를 맛보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작정하고 이기리라 마음먹었다. 슈브니구라스로 고르고, 슈브니구라스의 응보 효과로 몬스터가 소환되면 작정하고 때려잡을 수 있도록 나는 레오 앤더슨을 고르고 다른 플레이어는 군인을 골랐다. 시작하자마자 내가 탐험 조우를 위해 남극으로 이동했는데 가는 길에 바다에서 유물을 발견하고, 탐험 조우에서도 또 유물을 발견했다. 처음 발견한 것은 차원문 닫기, 그 다음은 지식체크에 성공하면 같은 위치에 있는 몬스터의 체력을 3깎고 정신력 1을 잃는 마법서였다. 다른 플레이어는 조우를 하다가 성 제롬의 대검을 얻었는데, 의지를 2, 힘을 5올리는 데다가 몬스터를 잡으면 정신력을 1회복시켜주는 아주 쓸만한 아이템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쉽게 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차원문 닫기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슈브니구라스의 미스터리가 까다로웠다. 단서 두개를 모은 상태로 몬스터를 잡아서, 단서 두개를 소비하면 그 몬스터를 미스터리 카드에 올릴 수 있는데, 미스터리 카드에 올려진 몬스터의 체력이 전체 플레이어 수의 두배가 되어야 승리하는 조건이라서 꽤 쉽지 않았다. 단서를 모아야하는데 단서를 날리는 신화카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전투 캐릭터들이 유물을 많이 모았기에 힘으로 밀어붙여서 몬스터들을 사냥했다. 이후 적절하게 누그를 잡아서 해결.

 



게임 종료까지 2턴 남은 상황에서 파멸 트랙이 전진하기 직전에 차원문을 닫고, 또 전진하기 직전에 도달해서 닫고 이런 식으로 아슬아슬하게 플레이했다. 하도 빠듯하게 하다보니 정말 쉽지않은 게임이었다. 어쩌다 엘드리치 호러 쉽게 깼다고 우쭐했었는데 이 게임은 역시 미치도록 어려웠다.



그 다음으론 카르카손을 플레이했다. 카르카손은 영주가 되어서 사람들을 배치하고(미플이라고 한다. 마이피플) 그 배치된 정도에 따라서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맨 처음에는 한 타일만 깔아두고 타일 더미에서 서로 번갈아가면서 타일을 꺼내둔다. 타일을 꺼낸 시점에서 미플을 배치할 수 있다.

 

점수를 얻는 조건은 직관적인데, 도로, 성직자, 성이 있다. 도로에 배치된 미플은 강도가 된다. 길이 한 쪽부터 한쪽 끝까지 완성되면 길이 이어진 타일마다 1점을 얻는다. 이후 핸드로 돌아온다. 길이 완성되지 않으면 계속 배치되어 있다가 게임 종료시에 길마다 미완성된 길마다 1점을 받는다. 성직자가 된 미플은 주변 9타일이 꽉차면 9점을 받고 다시 핸드로 돌아온다.  완성되지 않으면 주변 타일합만큼 점수를 게임종료시에 얻는다. 

 

성은 이 게임의 핵심 점수요소인데, 외곽이 완성되게 테두리를 닫아서 지어야 한다. 이렇게 지으면 타일마다 2점을 얻는다. 배치된 타일에 방패무늬가 있으면 방패무늬마다 2점을 추가로 받는다. 성을 완성시키지 못했으면 미완성된 타일마다 게임종료시에 1점을 얻는다. 도로, 성직자, 성에서 점수를 얻는 것을 방해하는 방법이 있는데, 상대가 배치한 미플보다 내 미플이 많으면 상대는 점수를 아예 얻지 못한다. 둘다 같으면 둘다 같은 점수를 얻는다. 대신 내 미플의 직업이 상대의 미플의 직업과 같은데 연속으로 이어서 배치할 수 없다.

 



타일은 길도 있고 성껍데기테두리도 있고 아무것도 없는 것도 있고 그렇다. 이 타일들을 퍼즐처럼 서로 연관되게 맞추어 배치해야 한다. 맞추어 배치하지 못하면 배치가 불가능하고 빈 공간이 생기게 된다.


 

길은 워낙 점수를 내기 쉽지 않다. 성직자는 주변 9타일이 배치되어야 하는데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일이다. 하지만 성은 점수를 내기 매우 쉽다. 성을 점점 크게 지은다음 연결하면 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것을 상대가 성을 짓는데 내가 더 큰 타일을 이어붙여서 성의 크기를 키워서 성의 테두리를 마감하지 못하게 무한히 성을 확장시키면 상대가 성에 배치한 미플들은 다 꼼짝도 못하고 남게 된다. 나는 이런 전략으로 5연승한 뒤 1패했다.

 

듣기로 이 게임이 이후에 만들어진 타일놓기 게임의 원조라고 한다. 킹도미노도 이 게임과 매우 유사한 느낌이 들었다. 강물 타일이 있어서, 강물을 초반에 배치하고 그 이후에 강물에 이어진 초원이나 성에 이어서 짓는 방식으로 게임을 할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면 초반에 지어진 강물에 맞춰서 퍼즐을 이어붙여야 하기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나 플레이어들의 필요 집중력이 많이 증가한다. 

 

보드게임은 쉽게 해서 완전히 이해한 것 같아도 금세 또 당황하게 된다. 정말 오묘한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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