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에 대한 스포일러 있음)
1. 소개
이 영화는 현대 중국인이 역사의 평지풍파를 겪으면서 한 명의 소시민으로서 살아남는 이야기이다.
2. 줄거리
배경은 1940년대 중국이다. 주인공 부귀는 아주 집안말아먹는데 도가 튼 인물이라, 틈만나면 집안의 재산을 도박에 탕진하고 또 돈을 빌리고 도박을 하는 도박중독자이다. 이런 부귀에 의해 상류층이었던 부귀의 집안은 철저히 몰락하고 아버지마저 홧병으로 쓰러진다. 부귀는 거지꼴이 되고 아내는 친정으로 돌아가며 거지꼴이 된다.
부귀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은 그림자 인형극 도구를 가지고 있었다. 부귀는 이것을 이용하여 인형극 놀이를 하며 먹고 살게 된다. 이후 아내와도 다시 만나게 되고, 도박은 일절 끊어버린채 착실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국공내전이 터진다. 부귀는 어어???하는 사이에 군대로 끌려가고, 총알이 빗발치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에서 불안하게 남겨진다. 그곳에서도 그림자 인형극을 하면서 병사의 관심을 끌고 살아남는 부귀. 같이 전쟁터를 살아남은 동료중 더러는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
고향으로 돌아온 부귀. 공산당이 국공내전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고향에도 공산당원들이 들어와있었다. 부귀의 재산을 빼앗은 사채업자는 지주로 몰려서 공산당원에게 척결당하고, 부귀는 모든 재산을 잃어버린 상황이었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살아남는다.
아내, 아들, 딸과 함께 살아남는 부귀. 그림자 인형극 도구도 무사히 보존하는데 성공한다. 모택동의 대약진운동에 의해서 마을에선 용광로와 철 제조 산업이 한창이다. (모택동은 각 마을마다 작은 용광로를 두고 철을 녹여서 철강 산업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했다. 실제 역사에선 매우 처참한 결과를 가져왔지만 이는 영화속에서 직접적으로 나타나진 않는다.) 대약진운동에 참여하여 일하다가 그만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아들이 죽고 만다. 도의적 책임을 느끼고 부귀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춘성(공산당 고위당원이며 부귀의 친구)을 거절하는 부귀.
대약진운동이 실패하자 모택동에 의해 문화대혁명이 발발한다. 부귀는 그림자 인형극 도구를 태워버린다. (문화대혁명은 대약진운동의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모택동이 반대파 세력 제거를 위해 일으킨 운동이다. 주로 학생이나 젊은 계층을 이용해 반대파를 기성세대로 몰아서 공격했다.) 공산당 고위당원이었던 친구는 죽을 위기에 몰려서 다시 부귀를 찾아온다. 한때 높은 지위에 있었지만 이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친구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부귀.
부귀의 딸은 공산당 당원과 결혼하여 오순도순 행복하게 산다. 둘의 결혼 선물은 모택동 사진이다. 딸이 아기를 낳을 때가 되었으나 의사들이 의대생들에게 기성세대로 몰려서 공격을 당하고 있었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에게 맡겨진 딸은 죽고 아기만 살아남는다.
3. 등장인물
부귀(갈우): 이 영화의 주인공. 부유층 자제로 태어났지만 모든 재산을 다 도박에 털어넣고 집안을 거덜내는 막되먹은 청년이었다. 집안을 말아먹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자, 그림자 인형극 하는 것을 익혀서 먹고살게 된다. 국공내전, 공산화, 문화대혁명을 모두 겪고 역사의 평지풍파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는다.
사채업자: 부귀에게 돈놀이를 하는 사람. 원래 그림자 인형극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매번 도박에 돈을 날려먹는 부귀를 이용해 많은 돈을 벌었지만 돈이 많아서 공산화때 그만...
부귀의 아내(공리): 지극정성으로 부귀를 타이르고 때때로 조언도 해주는 선량한 조강지처.
부귀의 아들: 대약진운동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
부귀의 딸; 딸을 낳다 사망.
그밖의 인물들: 부귀의 친구를 포함하여, 대부분 선량하여 각종 역경에서 부귀를 도와주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에 휘말려 고난을 당한다.
4. 특징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 입장에서 해석하거나 거대한 의의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냥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 이 역사적 사건들은 너무 거대해서 특별한 대비책도 없고, 개인이 예측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인과관계도 없다. 주인공 부귀는 그냥 이 역사속에서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고 하면서도 끝까지 살아남아서 가족을 만나러 온다.
그림자 인형극은 각 역사속에서 흔들리는 부귀의 삶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문화대혁명기에 불에 태워진다. 부귀는 그림자 인형극을 통해서 삶을 유지했고, 전쟁통에서도 살아남았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그것을 태우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니 굉장히 심정적으로 소중히 여긴듯하다. 그러나 결국 태워버리고 만다. 흔들리는 시대에서 변화하는 삶을 강제로 선택해야만 하는 개인을 잘 묘사했다.
5. 기억에 남는 장면
부귀의 딸 결혼장면을 잊기 어려울것 같다. 결혼 선물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6. 영화에 등장하는 사건들
부귀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큼직큼직한 중국사 사건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국공 내전: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과 모택동이 이끄는 공산당의 내전이다. 처음엔 국민당이 유리했으나, 점점 공산당에게 유리하게 전개되어 막판에는 공산당군에 국민당 군부 일부가 항복, 결국 중국은 공산중국으로 통일되고 국민당 세력은 대만으로 건너간다.
*공산화: 모택동에 의해 중국은 공산중국으로 통일된다. 이전에 지주, 대자본가로 지목된 사람들은 척결당하게 된다. 중국의 행정조직은 모두 공산당의 통제를 받게 된다.
*대약진운동: 철강 산업은 공업화에 필수적이다. 어떤 공업 산물에도 철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소련의 스탈린이 거대한 제철소를 지어서 공업화를 시도했던 것과는 달리, 모택동은 중국식 공산주의를 시도해보고자 했다. 각 마을에 작은 용광로를 만들어 철강 생산을 하려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철들은 너무 조악해서 실제론 큰 쓸모가 없었다고 한다. 이것이 빌미가 되어 모택동은 정치적 위기에 몰리고, 유소기(류샤오치)와 등소평(덩샤오핑)이 당의 전면에 나서지만...
*문화대혁명: 모택동은 순순히 권력을 내려놓지 않고, 문화대혁명을 일으켜서 기성 세대를 공격한다. 젊은 세대나 학생으로 하여금 당의 지식인이나 모택동 반대세력을 공격하게 한 것이다. 이는 매우 급진적으로 진행되어서, 기성 세대로 몰린 사람들은 심하게 두들겨맞아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류샤오치와 덩샤오핑은 이로 인해 실각한다. 구호는 조반유리로, 모든 반항에는 이유가 있다는 무시무시한 구호였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자동차 EV1의 죽음- <전기자동차를 누가 죽였나?> (0) | 2021.06.28 |
---|---|
월드워 Z 영화 (0) | 2021.06.27 |
사라진 약혼녀, 화차 (0) | 2021.06.27 |
패닉 룸 (0) | 2021.06.23 |
일 포스티노 (0) | 2021.06.23 |
마틸다 (0) | 2021.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