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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대익씨의 <다윈의 서재>에 소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다 읽고나서 알게 되었지만, 그동안 인터넷 게시물이나 짧은 글로 많이 소개되었던 동서양의 사고차이에 대한 실험 상당수가 이 책에서 기원한다. 배경에 관한 실험이나, 동물 분류 실험 등등. 이외에도 이 책에는 다양한 심리학적 설명이 많은데, 근본적인 환원 오류나 후견지명효과 등도 등장한다.
1. 소개
이 책은 동서양의 생각 차이를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미시건 대학교의 교수인 리처드 니
스벳이고, 역자는 서울대 최인철 교수이다. (최인철 교수는 현재는 한국의 대학교수로 굿 라이프 등의 책을 썼다. 이 책에서는 니스벳 교수의 제자이자 미국인과 한국인의 비교 실험을 진행하는 대학원생으로 등장한다.)
다양한 심리 실험, 이에 대한 학문 전통에 기반하는 해석, 깔끔한 서술까지 알찬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다.
2. 내용
니스벳 교수는 원래 인류는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거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나중에 이것이 서양중심주의적인 오류임을 깨닫고 동서양의 사고방식 차이를 연구하는데 착수했다. 그리고 이 책이 그 결과물이다.
니스벳 교수는 동양과 서양(이 책의 동양은 대부분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이며, 서양은 영미권이나 일부 유럽을 뜻한다.) 사람들은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니스벳 교수는 사람들이 보편적인 사고방식을 수행한다고 여겨지던 영미권의 철학의 근본적인 전제가 틀렸다고 본다.
그에 따르면, 동양인들은 농업과 전통 사회의 통합과 중재속에서 살아왔기에, 통합적인 사고를 잘한다. 또한 오랫동안 농업과 협업에 단련되어 있었기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파악하거나 눈치채는 데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그들은 외부적인 요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일이 생겨도 크게 놀라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모순적인 사고도 잘 받아들일 수 있다.
한편, 서양인들은 그리스 전통에 기반한다. 그들은 무역과 낯선 사람들간의 대화, 민주주의와 논리학에 익숙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을 범주화 시켜서 파악하는 일이며, 동양처럼 관계를 파악하기 보다는 개개의 사물의 특징과 내면에 주목한다. 그들은 내면을 외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귀인 오류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논리적인 사고가 내재화되어 있는 편이며 사고의 명철함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후견지명의 오류에는 빠지지 않는다.
니스벳 교수는 이러한 동,서양의 성격 차이를 드러내는 다양한 실험을 수행했다. 일부 설명은 역사적인 기반에 근간을 두고 있지만, 근본적인 귀인 오류, 후견지명의 오류와 관련된 실험은 시행된지 얼마 안 된 것들이다. 그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동양인들의 외부요인에 집중하는, 전체를 조망하는 관계중심적의 사고와 서양인들의 내부요인에 집중하는, 사물의 특성을 포착하는 범주구분적 사고를 나눈다. 그리고 이러한 동서양의 사고는 서로간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진단한다.
3. 특징
글이 매우 간결하고 핵심적인 내용 위주로 쓰여 있다. 번역자인 최인철씨가 니스벳 교수 밑에서 있던 적이 있기에 일부 실험의 동-서양인 비교는 한-미국인 비교이다.
4. 근본적인 귀인 오류
책의 예시로 나오는 실험중 하나이다. 일부 내용을 뜯고 잘라서 적어본다.
1. 어떤 한 대학생이 돈이 부족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학생에게 그 학생이 다니는 대학에서, 한 부자를 대학에게 가이드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은 어떨까 하고 제안했다. 그 학생은 그 대가로 받는 돈이 너무 적어서 이를 거절했다.
이 학생이 교내 헌혈 행사에 참여햘 확률은 얼마나 될까?
2. 어떤 한 대학생이 돈이 부족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학생에게 그 학생이 다니는 대학에서, 한 부자를 대학에게 가이드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은 어떨까 하고 제안했다. 그 학생은 그 대가로 받는 돈이 많았기에 이를 수락했다.
이 학생이 교내 헌혈 행사에 참여햘 확률은 얼마나 될까?
만약 2의 확률이 1의 확률보다 높다고 생각되면 근본적인(fundamental의 번역어이기때문에 기본적인을 쓰기도)귀인 오류에 빠진 것이다. 근본적인 귀인 오류는 당시 상황이나 외적 환경에 대한 정보는 신경쓰지 않고 개개인의 성격이나 내적 요인만 판단의 증거로 삼아 판단하는 것이다.
1의 대학생과 2의 대학생이 가이드를 수락한 이유는 당시의 외적 요인인 제공될 보수의 높고 낮음이지 이 학생이 남에게 피를 '기부'하는 헌혈 행사에 참여할 내적 요인을 가지고 있는지까지는 추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의 학생이 더 교내 헌혈행사에 참여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류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종종 2의 대학생의 성격이 1의 대학생의 성격보다 좋을(선하거나, 헌신적이거나) 것이라고 보고 2의 확률이 1의 확률이 더 높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에 따르면, 여기서 근본적인 귀인 오류를 저지를 확률은 미국인보다 한국인이 훨씬 더 낮다. 이유는 한국인은 종합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에 외적 환경이나 상황을 판단의 정보자료로 삼는 경향이 미국인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이는 리처드 니스벳과 그의 제자 최인철의 합동 연구로 증명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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