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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왕 코에포로이 안티고네 아가멤논 / 소포클레스, 아이스퀼로스

삼긱감밥 2021. 7. 16.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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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희곡들의 일종인 아가멤논, 코에포로이,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이다. 서양 고전 번역으로 이름높으신 천병희 씨가 번역을 맡아 수고해주셨다. 극본처럼 되어있지만 사실 잘 읽히지는 않는다.

 

<아가멤논>

아가멤논은 트로이전쟁에서 그리스 연합군 측을 맡아서 지휘했던 아르고스의 왕이다. 그는 트로이에서 승리를 거두고 봉화를 통해 이를 도시에 알린다. 봉화를 보고 아가멤논의 아내인 클뤼타이메스트라는 기뻐하는 척하지만, 속으론 죽여버릴 마음을 품고 있었다. 앞서서 연합군이 트로이로 향하는 여정에 아가멤논과 클뤼타이메스트라의 딸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쳤기 때문이다.

 

클뤼타이메스트라는 아가멤논을 죽일 작정이면서도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아가멤노이 목욕탕에 들어가자 옷으로 감싼 다음에 도끼로 내려쳐서 죽여버린다. 이후 자신의 간부였던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나라를 다스리게 된다. 기묘한 점은 왕비-간부의 관계임에도 클뤼타이메스트라가 도끼로 암살을 도맡으며 아이기스토스는 등장이 늦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 호위병을 데리고 다닌다. 이 때문에 아이기스토스는 비난받는다. 어쨌든 권력은 클뤼타이메스트라에 넘어간다.

 

<코에포로이>

아가멤논과 클뤼타이메스트라의 자녀였던 딸 엘렉트라와 아들 오레스테스는 어머니의 행동에 분노하고 아가멤논을 불쌍하게 여기고 있었다. 마침 오레스테스는 도시를 떠난 상태였는데, 자신의 죽음을 알리러 온 여행객인척 하면서 아이기스토스를 만난다. 그리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집안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아이기스토스에게 호위병없이 오라는 말을 전하고 그를 죽인다. 이후 클뤼타이메스트라도 만나서 살려달라고 비는 어머니도 죽인다.

 

아가멤논과 코에포로이에서는 아가멤논의 집안이 살육과 피가 끊이지 않는 집안이라는 언급이 있다. 아무래도 운명성을 강조한 것인가.

 

<오이디푸스 왕>

오이디푸스 이야기는 워낙 유명하다. 시작은 이미 테바이의 왕으로 자리하고 있는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테바이가 쑥대밭이 되고 전염병으로 개판이 되어가자 오이디푸스는 아내의 남매인 크레온을 보내서 신탁을 받아오도록 한다. 테이레시아스는 유명한 예언자로, 그의 말은 대부분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재앙을 없애기 위해서 뭐라도 하겠다고 마음먹은 오이디푸스는 마침내 신탁을 듣는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테이레시아스는 테바이에 재앙을 가져온 것은 오이디푸스 당신이라고 답한다. 테바이의 선왕이었던 라이오스를 죽인 이가 바로 오이디푸스 당신이기 때문에 나라가 개판이 되었다는 것이다. 오이디푸스는 어디서 생사람잡냐며 미친 듯이 화를 내고, 마침 자신의 아내인 이오카스테의 남매이자 테바이 제3의 권력자인 크레온이 테이레시아스라는 싸구려 돌팔이 예언자랑 손잡고 자기를 쫓아내려고 작정을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크레온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며 왜 나한테 이런 식으로 구냐고 오이디푸스와 말다툼을 한다. 오이디푸스는 크레온을 죽일 작정으로 욕을 퍼붓지만, 아내인 이오카스테의 중재로 크레온이 떠난다. 오이디푸스는 화를 내며 테이레시아스의 말을 듣지 않지만, 테이레시아스의 말을 증빙하는 증거가 속속들이 모이게 된다. 

 

과거 테바이의 왕이었던 라이오스는 많은 경비병을 데리고 이동하지 않고 전령과 하인 등의 간소한 인원으로 길을 떠났었다. 그때 다른 도시국가의 왕에게 키워졌던 오이디푸스가 지나가다가 시비가 붙었고, 오이디푸스가 하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람을 죽인 것이다. 그 하인은 라이오스의 하인이었으나 지금은 목자로 살고 있었다.

 

과거 오이디푸스를 맡아서 키웠던 다른 도시의 왕이 죽으면서 남긴 전언-사실 오이디푸스는 친아들이 아니며, 다른 사람에게 받은 아이이다-라는 것을 듣고 점점 오이디푸스는 공포에 질려간다. 그리고 마침내 라이오스의 하인을 만나서 정말로 자신이 라이오스의 아들이었다가 버려졌다는 것을 깨닫고 만다.

 

시간순서대로 말하자면, 라이오스는 이오카스테와 결혼하여 오이디푸스를 낳았는데, 오이디푸스는 자라서 나중에 라이오스를 죽이고 이오카스테와 결혼한다는 신탁을 받는다. 그래서 자신의 하인을 시켜서 오이디푸스를 죽이려 하였으나 그 하인은 차마 죽이지 못하고 다른 이에게 넘긴다. 

 

그 다른 이는 이를 다시 도시국가의 왕에게 넘겨 오이디푸스는 그곳에서 자라난다. 그리고 후에 길을 지나가다가 시비가 붙은 라이오스 일행을 죽이고, 테바이 인근에서 수수께끼를 내는 여가수 스핑크스를 죽이고 테바이의 왕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오카스테와 결혼하여 테바이의 권력자가 되고 이오카스테와의 사이에서 아들 둘과 딸 둘을 본 것이다.

 

이오카스테는 자살하는데, 내가 읽기에는 타이밍상 아마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아들이었음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증언을 전부 듣기 전에 떠난다음 자살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여 형제이자 자신의 아들을 낳은 사실에 충격을 받은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알을 찌른다. 그리고 눈이 멀고 만다. 오이디푸스의 권력은 크레온에게 넘어가고 오이디푸스는 크레온에게 자신의 아들들은 어떻게든 알아서 살겠지만 딸들은 어찌될지 모르니 후사를 부탁한다고 말하며 끝이 나는데...

 

뭔가 재수없는 복선이 될 것 같더니, 결국 안티고네에서 사단이 난다.

 

<안티고네>

오이디푸스가 떠나고 크레온이 테바이의 왕이 된 이후, 한바탕 전쟁이 일어난다.오이디푸스의 두 아들 중 한 명이 아르고스로 떠나서 그 아르고스의 왕의 딸과 결혼한 뒤 다른 도시국가들의 군대를 모아서 테바이로 쳐들어온 것이다. 다른 국가들의 군대는 꽤 강했는지 테바이는 성에 적군이 올라오는 등 어려움을 겪지만 가까스로 그들을 격파한다. 

 

이와중에 성에 남아있던 오이디푸스의 다른 아들과 아르고스왕의 딸과 결혼했던 오이디푸스의 다른 아들이 전쟁중에 죽고 만다. 크레온은 테바이를 지키기위해 싸운 오이디푸스의 아들은 땅에 묻도록 하지만, 테바이를 공격하다가 죽은 이들의 시신은 장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 따라서 오이디푸스의 아들 중 한 명은 땅에 묻히지 못하게 된다.

 

오이디푸스의 두 딸 안티고네와 이스메네는 이 때문에 고통받는다. 안티고네는 비록 크레온 왕의 법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은 신의 말씀에 따른다며 자신의 가족을 다 땅에 묻고 싶어한다. 그래서 몰래 안티고네는 이스메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 명의 시신도 묻어준다.

 

크레온은 대노하여,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파수꾼을 야단친 뒤에 나중에 파수꾼이 안티고네를 잡아오자 죽이려 든다. 원래는 돌로 쳐죽일 생각이었으나 자신의 친척에게 그건 좀 과하다고 여겼는지 안티고네를 동굴에 가두려 한다. 크레온의 막내아들인 하이몬은 이에 반대하고 안티고네가 죽으면 자신도 따라 죽을 것이라고 말하나 크레온은 듣지 않는다. 이때 모든 사람들이 크레온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며 테바이 시민들 중 안티고네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음이 하이몬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이때, 앞서 오이디푸스 왕에서도 등장했던 예언자인 테이레시아스가 또 등장한다. 그는 자신이 불길한 것을 보았다며, 안티고네를 풀어주지 않으면 도시에 또 재앙이 와서 쑥대밭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 크레온은 그의 말을 믿는 코로스장의 말에 따라서 그 결정에 따른다. 하지만 이게 옳은 것인지 고민하는데 이것은 자연법과 실정법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크레온이 안티고네를 구하러 가지만 이미 안티고네는 올가미에 목을 매서 자살한 상황이었고 이를 본 하이몬도 칼로 자살한다. 이 소식을 들은 크레온의 아내인 에우뤼디케 역시 자살하고 만다. 크레온의 다른 아들 하나는 전에 죽은 바 있었기 때문에 결국 크레온은 아내와 아들들을 다 잃고 만 것이었다.

 

안티고네를 살리지 못한 죄인지, 테이레시아스의 예언이 맞아떨어져 훗날 테바이는 아르고스와 그 도시 연합군-이들은 전사자를 땅에 묻지 못하게 한 것에 화나 있었다.-에 의해서 함락당한다는 사실이 천병희씨의 주석에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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