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인문

조르주 바타이유 / 유기환

삼긱감밥 2021. 7. 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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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이 책은 고전을 풀어 쓴 E시대의 절대사상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조르주 바타이유의 <저주의 몫>과 <에로티즘>이라는 저서를 중심으로 바타이유 사상의 의의와 배경, 그 한계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다. 유기환 이라는 분이 쓰신 책이지 조르주 바타이유 본인이 자신에 대해 쓴 것이 아니다.

 

2. 조르주 바타이유

프랑스의 철학자. 국립 고문서학교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아 사서로 활동했다. 

 

바타이유의 아버지는 맹인이었고 어머니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았다. 아버지를 혼자 두고 피난갔다 돌아오니 아버지는 1년간 비참한 삶을 살다가 죽어있는등 매우 어려운 환경속에서 자랐다.

 

성직과 관련하여 공부를 한 적도 있었으나 그만두었고 니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의 영향을 받아 생산이 아닌 소비를 중점으로 하는 자신만의 이론을 성립시켰고 자본주의, 공산주의 모두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다. 사르트르는 바타이유보고 정신분석학자한테 치료나 받으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이론을 전개했으며 문학과 경제학, 인류학등 다양한 주제를 넘어서서 글을 썼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어두운 측면, 혹은 은폐되도록 권유되었던 측면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사드 후작이나 엘리자베스 바토리에 대한 글도 썼던 듯하다. 주 저작으로 <저주의 몫>과 <에로티즘> 이 있다.

 

나이가 든 이후에는 도서관장을 지냈고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68혁명이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하고 62년에 65세로 사망한다. 이후 푸코에 의해 엄청난 찬사를 받았고 68혁명 이후 세대에 의해 재발굴된다. 

 

3. 내용

이 책은 프랑스의 철학자 조르주 바타이유에 대한 책이다. 

 

바타이유는 광기와 역설의 철학자로 불리며 미친 사람 받은 철학자였다. 사르트르는 일찍이 바타이유에게 정신분석학자에게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 적이 있다. 바타이유는 자신만의 난해한 글로 모순과 역설의 이론을 정립시켰는데, 그 결실이 바로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그만의 관점과 에로티즘에 대한 접근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바타이유 개인의 삶과 죽음과 바타이유의 글쓰기를 간략히 살펴본다. 2부에서는 <저주의 몫>을 중심으로 소비를 중심으로하는 그 만의 관점에 대해서 설명한다. 3부에서는 <에로티즘>을 중심으로 라스코 동물벽화에서 부터 시작하는 성과 폭력, 죽음과 신성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4부에서는 그 이론의 의미와 한계, 결과를 고찰한다.

 

대부분의 경제학에서 생산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바타이유는 소비를 강조한다. 인간은 소비하는 동물이며 소비가 중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태양 에너지가 지구라는 세계에 과잉되어 들어옴으로써 생겨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다. 태양 에너지는 지구내의 생물들이 소비하기에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과잉으로 주입하는데, 이 에너지를 이용해서 각 생물들이 생장하다 보면 언젠가 한계지점에 다다른다. 이 에너지를 적절하게 소비하는 것이 전체 세계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적절한 방법으로 소모하지 못하면 전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전쟁은 가장 극단적인 소비이며, 사람을 죽임으로써 과잉된 에너지를 줄여나간다. 적절한 방법은 포틀래치와 같은 증여이다. 포틀래치는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에서 언급되는 용어로 아메리카의 브리티시컬럼비아 북서해안지대에 사는 콰키우틀족이 보이는 증여체계이다. 이외에도 태평양의 트로브리안드 족도 이와 유사한 행위를 행한다. 이 콰키우틀족은 화폐를 이용하지 않고 서로 물건을 선물한다. 이렇게 선물된 증여는 다음에 수증자가 더 크게 답례한다. 만약 제대로 갚지 못하면 그의 사회적 지위는 저하되고 심지어 노예가 될 수도 있다. 크게 답례하거나 큰 축제를 열면 그의 사회적 지위는 올라간다. 꼭 주거나 받거나 하는 방법으로만 경쟁하는 것은 아니고 물건을 태워버리거나 강에 버림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경쟁 방법도 있다.  

 

이 포틀래치에 주목한 마르셀 모스는 물물교환을 하거나 화폐로 교환하기 전에, 호혜적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증여가 있었다고 한다. 이 증여는 일방적으로 일어난다기 보다는 주고, 받고, 답례하는 3가지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바타이유는 마르셀 모스가 언급한 이러한 포틀래치적 증여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비생산적 소비 사회로 티베트의 종교 사회를 언급하며, 생산과 축적에 열을 올리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회 모두를 부정적으로 보았다. 또 자신의 이론 기반에 증여론을 두고 미국이 마셜 플랜으로 유럽을 원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다만 이런 주장이 갖는 한계는 책 뒷부분에 나오는데 주는 사람이 안 주고 싶으면 어쩔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실제로 마셜 플랜은 오래가지 않았다.

 

바타이유의 에로티즘과 관련하여서는 라스코 동굴 벽화이야기가 나온다. 이 라스코 동굴 벽화 이야기는 이 책 도입부에서도 나오는데 참 의미심장하다. 라스코 동굴 벽화는 다양한 동물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참 잘 그려져 있다. 그림을 잘 그렸다는 것 이외에도 주목할 만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우물이라는 그림이다. 그 그림은 새머리를 한 인간이 발기된 상태로 소를 죽이고, 소는 내장을 흘리며 사람을 쳐다보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동물을 잡기를 바라는 주술적 의미를 담았다는 주장도 있었으나 바타이유는 다르게 보았다. 바타이유가 보기에 그 그림은 바로 폭력과 성, 신성성을 담은 에로티즘의 시작이었다. 또한 그 그림은 소의 시선을 통해서 살해와 속죄를 표현했다고 한다.

 

인류는 도구를 만듬으로써 노동하는 인간이 되었다. 특정 목적을 두고 연장을 만들며 연장을 활용하는 이로 변한 것이다. 인류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매장의식을 실시함으로써 죽음을 의식하는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 라스코 동굴 벽화를 통해 에로티즘을 아는 인간이 되었다. 

 

인류는 발정기가 아닐 때에도 교미한다는 점에서 일반 동물과 큰 차이점을 갖는다. 에로티즘은 인간을 구성하는 큰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언급을 부정하는 분위기가 있다. 과거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축제때에는 흥분한 무녀들은 아이를 물어뜯거나 새끼 염소의 살점을 뜯는 광기를 보였다. 이런 문화는 그리스 로마시대가 끝나고 기독교의 세계가 들어오면서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기독교 윤리는 이러한 에로티즘의 나체를 용인하지 않았으며 주류적인 언급 바깥으로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는 르네상스에서 고전의 부활을 내세우면서 뒤집히게 된다.

 

바타이유는 성을 성 그 자체만 보지 않고 폭력과 신성성과 연관시켜 바라본다. 그는 사드 후작과 엘리자베스 바토리를 언급하면서 폭력과 성의 관계에 주목한다. 또한 성이 갖는 황홀경과 신성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는 프로이트 류의 정신분석과 킨제이 보고서류의 객관적 정보를 통한 성에 대한 접근을 모두 비판했다. 그가 보기에는 정신분석은 소설로 흐를 가능성이 높았고 킨제이 보고서는 성에 대해서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는 종이였다. 그는 대신 내적 체험에 주목하여 난해한 사상을 전개한다.  

 

그에 따르면 금기는 항상 위반을 수반한다. 금기가 없다면 위반할 수가 없고 위반이 없다면 금기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희생제의의 폭력은 평소 금지된 폭력을 해소함으로써 더 큰 폭력을 막는 하나의 의식이다. 희생제의의 대상(제물)은 신성을 축성받는 존재로 원래 동물이었는데, 이것은 원시인의 눈에 인간과 동물이 달리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희생제의의 대상은 인간이 되었다. 동물의 희생이 인간에게 고뇌나 신성을 불러일으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인간사회가 문명화되면서 인간의 희생은 동물의 희생으로 대체된다. 이러한 희생제의는 존재의 불연속적인 인간에게 연속성을 구현하기 위해서 행해진다. 성의 세계에서 연속성의 감정을 공유하고, 신의 세계에서 존재의 불연속성이 거론되지 않듯이 희생제의를 통해서도 희생물이 도달한 존재의 연속성이 남게 되는 것이다.

 

바타이유의 철학은 참 난삽하다고 알려져 있다.

 

4. 기타

이 책을 읽기 전에 마르셀 모스의 <증여론> 을 읽는 것이 이 책을 읽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후반부에는 바타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이나 관련 도서가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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