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인문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사사키 아타루

삼긱감밥 2021. 7.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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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사키 아타루

도쿄대 사상문화학 졸업. 종교학 종교사회학 박사. 일찍이 푸코와 라캉, 르장드르에 대한 <야전과 영원>이라는 자신의 철학박사논문을 출판하여 십만부를 넘게 팔았다고 한다. <야전과 영원>은 아즈마 히로키가 쓴 <존재론적, 우편적>이라는 데리다 해설서 이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철학서라는 평이 있다.

 

2. 소개

이 책은 책과 혁명에 대한 5일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책을 읽는 것은 하나의 혁명이며, 우리가 알고 잇는 폭력 혁명들의 폭력은 부수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책을 읽고 쓰는 행위는 혁명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갖으며, 책을 읽어버리는 것은 미칠 수도 있는 행위이지만 읽은 후엔 고쳐 쓸 수밖에 없게 된다고 본다. 이와 관련하여 루터, 마호메트, 도스토예프스키, 프로이트, 라캉, 버지니아 울프, 마지막으로 니체 등을 언급한다.

 

3. 내용

저자는 책은 혁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저자에게는 책을 읽고 고쳐쓰는 것 역시 하나의 혁명이다. 

 

저자는 루터가 계속해서 성경을 읽어내려간 것을 혁명이라고 본다. 루터는 성경을 계속 읽었기에 교회와 세계가 성경과 다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루터는 이것을 비판하는 반박문을 쓰게 되었고 하나의 혁명으로 이어지는 단초가 되었다. 저자는 마호메트의 이슬람교 창시 역시 책과 관련된 이야기로 읽는다. 어느날 문맹인 마호메트에게 읽으라는 명이 내려왔고 그는 자신의 읽음에 따라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혁명으로 '중세 해석자 혁명'을 꼽는다. 중세에 로마법 대전을 비롯한 로마의 기록이 재발굴되면서 이것이 중세 교회법과 다양한 제도에 쓰이게 되었다. 이 기록을 읽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필사하고 내용을 해석하며 주석을 달고 많은 것을 포괄하는 교회법에 반영하였다.

 

저자는 무언가에 준거를 두고 그에 따라서 판단하고 읽고 쓰게 된 것을 중요하게 바라본다. 또 이것을 통괄하는 교황은 주권의 유래가 되고 교황과 기독교권은 근대 국민국가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의 혁명들은 이 혁명의 영향력 하에 있다고도 본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중세에 로마법 대전을 비롯한 로마의 기록이 재발굴되었단 이야기 자체가 사실이기 어렵다. 중세에 콘스탄티노플을 다스리던 나라 이름이 뭔지 생각해보면 ... 그 나라에서 쓰던 법률은 대체?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의 논의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원리주의를 비판하는데, 그들은 스스로를 준거에 두고 정작 책은 읽지 않기 때문이다. 문학이 끝났다, 역사가 끝났다고 하는 사람도 비판한다. 저자가 보기에 지금 인류는 발을 내딛은 어린아이에 불과한데 자신의 대에 역사적 사건이 안일어나고 후대에 나는게 불안하냐며 그런 말을 하는 문학가는 문학을 그만둬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쇼펜하우어는 겨우 몇백부, 니체는 몇부의 저작을 알리는데 그쳤으나 그들은 패배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문헌학을 남겼으며 말은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고 본다.

 

4. 특징

철학서이지만 약간 문학과도 같은 느낌이 있는데, 대화하는 분위기로 전개되고 시적인 표현이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무거운 단어를 좀 덜써서 그런 것도 있을 듯하다. 내용 중간중간 어떤 언급을 하다가 <야전과 영원>에서 언급했다고 지나가는 부분이 있는데 야전과 영원을 안 봐서 감이 안잡혔다. (야전과 영원은 2015년 11월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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