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기 노동과 나날 / 헤시오도스

 

 

 

0. 그리스 고전을 읽으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신통기와 노동과 나날은 전부터 한 번은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구하지 못해서 못 읽던 차였다. 호메로스의 글은 힘들어서 읽기 어렵다고 해도 이 책들은 양이 적으니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 

이 책은 헤시오도스가 쓴 신통기와 노동과 나날을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된 당시에 국내 최초 완역본이었던 것 같다. 출판사는 민음사다. 

 

헤시오도스는 기원전 8세기 그리스인으로, 그의 아버지는 척박한 땅에서 그리스로 이주하여 맨주먹으로 재산을 이룩한 거부였다. 그런데 이 사람이 자식이 박복했는지, 헤시오도스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헤시오도스의 동생이 재산을 많이 상속받아서 다 날려먹고 만다.

 

헤시오도스는 헤시오도스의 동생에게 재산을 많이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동생은 돈을 다 날리고 다시 헤시오도스에게 소송을 걸어서 재산을 빼앗으려고 한다. 이런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헤시오도스가 정의와 노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가르치며 쓴 글이 <노동과 나날>이다.

 

한편, 헤시오도스는 시인으로 대회에 나가서 호메로스를 꺾을 정도로 훌륭한 솜씨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카오스에서부터 내려오는 신들의 계보를 운문으로 작성하였는데, 이것이 신들의 계보이다. 일어 번역으로 신통기라고 하는 것 같다. 이것은 원래 운문인데 번역하신 분께서 독자들을 위해서 산문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책은 이 두가지를 합친 것이다. 

 

신들의 계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로마신화와 비슷한데,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 첫째로, 헤시오도스는 시작하자마자 에로스의 존재를 도입한다. 보통 에로스는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그려지는데, 여기서는 카오스가 있는 즈음부터 에로스가 존재한다. 이 에로스를 두고 일부는 에로스가 태초부터 존재했음을 인정하기도 하고, 혹자는 그냥 무시하고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보기도 한다고 한다. 

 

헤시오도스는 프로메테우스를 매우 안좋게 본다. 그는 제우스를 정점에 둔 정의관을 구현한다. 이 책의 서술은 어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정의 의 신 제우스가 권력을 잡게 되고 악신들을 토벌하여 질서를 지켜온 과정에 따라서 전개하고 있다. 제우스는 전지전능한 신이며, 정의를 구현하는 질서의 수호자이다. 그런데 이런 제우스에게 맞섰던 프로메테욱스가 좋게 묘사될 수가 없다. 그는 여기서 잔재주나 써서 제우스를 속여 먹으려고 하는 인간으로 나오고, 나쁜 짓을 한 죄로 벌을 받는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와 유사하게 네 시대 구분을 하는 것은 같으나, 헤시오도스는 마지막 현재 우리의 시대 앞에 영웅의 시대를 놓았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외에 뉙스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딱히 기억나는 것은 없다. 스튁스가 다른 신의 미움을 샀다는 내용이 독특했다. 이 책의 y는 아마 ㅣ가 아니라 ㅟ로 번역된 것 같다.

 

그외에 이 책에는 번역해주신 분이 달아놓으신 각주가 많다. 또한 신들의 계보를 가계도와 같이 작성한 부분이 있어서 참고할 수 있다.

 

노동과 나날은 앞서 말한대로 헤시오도스가 동생에게 정의와 노동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노동은 부농의 노동으로, 밑의 사람을 두고 농사를 지으며 배까지 둔 사람을이 참고해야 하는 사항이다. 그는 여기서 농사법, 배를 운용하는 법, 노동과 이웃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 말한다. 특히 형제보다도 가까운 이웃을 중요하게 언급하는 것이 특이할 만 하다. 확실히 농경 시대라서 그런지 이웃의 중요성을 강하게 설파하고 있다. 또한 헤시오도스는 여성을 매우 나쁜 존재로 보는데, 그런 시각은 신통기와 노동과나날 모두에서 나타난다.

 

다 읽고 나니 해설이 뒤에 있었다. 해설에서 말하기를 제우스를 정점으로 종교와 가부장제 체제를 이끌고 있던 집단이 그리스를 정복하면서 기존의 헤라나 아테나 신앙을 격하시키켰다는 듯한 언급이 있었다. 그리고 우라노스와 크로노스, 성기절단, 제우스의 등극 등은 인른 대륙의 신화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는 언급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니 나도 그렇게 생각할 만 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