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인문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 / 아즈마 히로키

삼긱감밥 2021. 8. 1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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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이 책은 일본의 유명한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가 서브컬쳐 문화를 조망한 책이다. 그는 서브컬쳐 문화의 동물화를 통해 현대 일본의 모습을 살펴본다. 애니메이션, 게임을 통해 문화를 소비하는 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낸다.

 

2. 아즈마 히로키

이 책의 저자. 일본의 비평가, 소설가이다. 원래 <존재론적, 우편적>이나 <우편적 불안들>이라는 책을 썼다. 철학에 매우 조예가 깊었고 저서가 대중적으로 크게 히트했다. 데리다에 대해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서브컬쳐 문화에 관심이 많아 이런 책을 썼다고 한다.

 

3. 내용

 

*동물화

 

헤겔에 따르면 역사는 끝났다고 한다. 헤겔주의 프랑스 철학자 코제브는 역사를 움직일 동력은 거의 소진되었고 이제 역사이후의 인간은 동물과 속물(스놉)이 된다고 보았다. 

 

욕구는 충족되나, 욕망은 충족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욕구는 배가 고파서 허기를 느끼는데 밥을 먹어서 허기가 없어지는 것이라면 욕망은 평일엔 일요일을 너무 간곡히 바라면서도 막상 일요일 되면 또 다른... 것처럼 획득함으로써 해소되어 사라지지 못하는 것이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마죽>도 비슷한 맥락일듯. 

 

이런 욕망을 닫힌 회로 내에서 소비하는 것이 바로 동물이다. 닫혔다는 것은 다른 존재와 개인을 연결하는 회로가 없는 것이다. 반면 속물=스놉은 형식적 의미에 치중하게 된다. 저자는 일본 서브컬쳐 문화가 동물화되고 있다고 보았다.

 

*포스트모던

포스트모던의 사회에서 거대한 이야기는 조락했다. 국가, 종교와 같이 모든 것을 바칠 신성한 존재가 사라져 큰 이야기가 없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 커다란 이야기가 사라진 자리를 채우기 위한 노력이 생겨나지만, 커다란 이야기를 대체하지 못한다. 대신 큰 이야기가 아닌 데이터 베이스가 소비되는 것이다.

 

생산자는 보이지 않는 것을 글로 써서 사람들에게 보이고, 사람들은 글로 보이는 내용을 읽으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시대에서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를 두고 데이터베이스의 내용을 담은 것을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여기서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것은 원래 데이터베이스이나, 그 내용 자체를 소비할 순 없기 때문에 음반이나 관련 상품을 사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특징이 있는데, 거대한 이야기 하부의 작은 이야기를 소비하는 방식에서 서사가 중요한 것과는 다르게, 포스트모던의 시대에서는 각 작품에 있어서 서사와 원본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각 작품은 서로 부품만 갈아끼운 시뮬라크르로서 무언가가 더 우월한 상태가 아니다.

 

예를 들면 에반게리온이 극장판 나올때마다 일부 설정만 약간 갈아끼워 생산되며, 어떤 판본이 우월성을 갖지 않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외에도 개별 특징은 큰 의미가 없는, 모에요소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을듯. 서브컬쳐에서 금발+트윈테일+츤데레, 흑발+연상, 단신+연하/후배와 같은 일련의 근본 데이터베이스만 있으면 그외의 서사는 일부 개량, 조합하여 대량생산해도 시장에 어필할 수 있고 소비되는 것이다. 

 

4. 특징

*철학서 치고는 이해가 쉬운 편이다. 어려운 개념이 전혀 없진 않으나 최대한 풀어서 설명한다.

 

*이 책의 원본은 일본에서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것으로 안다. 따라서 이 책에서 언급하는 작품들은 90년대에는 히트했으나 현재는 낯설 확률이 높다.

 

*일본 만화계의 역사(60~80년대)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이 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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