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역사

상군서 / 상앙

삼긱감밥 2021. 8. 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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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30일 기준 절판도서다.

 

김태권 작가의 한나라 이야기를 보고 뒷부분의 주석과 설명을 보는데, 한비자를 보면 나름 법가도 괜찮아 보이지만(한비자가 생각만큼 나쁜 사람은 아니라며), 상군서를 보면 또 다르다는 듯한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일전에 상앙의 삶에 대해서는 사기 진세가와 상군열전에서 본 듯하여 그 사상을 알아보기 위해 책을 찾았다.

 

1. 번역

본 저는 소명출판의 한국학술진흥재단학술명저번역총서 동양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우재호씨(영남대 교수신듯?)가 번역하셨다. 여러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장마다 한문 원문, 그 한문의 옮김(해석), 각 편이 상앙의 저술인지 아닌지에 고증하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석은 원문 아래에 적혀있고, 책의 맨 뒷부분에는 상앙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 사기와 염철론의 내용이 일부 들어있다.

 

2. 상앙

전국시대 진나라 정치가. 상군이라고도 한다. 상군은 상땅에 봉해진 군을 의미한다. 본명은 공손앙. 공손앙은 위나라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위나라 왕에 의해 등용되지 못하였다. 그의 재주를 아깝게 여긴 재상 공숙좌는 공손앙을 위나라 왕에게 추천하며, "이 사람은 꼭 등용해서 관리로 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나라로 가지 못하게 죽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리고 상앙에게 "내가 충성을 다하여 군주께 자네를 등용하라고 권했네. 그러나 만약 자네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면 자네를 죽이라고 권했다네. 나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네. 도망칠 것이라면 도망치게." 그러나 공손앙은 이를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당신의 말을 따라 저를 등용하지도 않는 왕께서, 어찌 저를 대단한 사람으로 보고 다른 나라에 가지 못하게 죽이겠습니까?" 과연 공손앙의 말이 맞아 위나라 왕은 그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상앙은 그 당시 가장 강대한 나라였던 진나라에 갔다. 진나라를 다스리고 있던 왕은 효공으로, 어떻게 하면 진나라를 강대하게 만들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을지 골몰하고 있었다. 상앙은 진효공에게 유세하기로 결심하고, 먼저 진효공에게 총애를 받는 신하인 경감이라는 자에게 줄을 대었다. 상앙은 경감덕분에 진효공을 만나서 유세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 상앙은 진효공에게 3황5제의 도인 성인의 도를 말했다. 그러나 진효공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두번째로, 상앙은 하-은-주 성군들의 도인 천자의 도를 말했다. 역시 진효공은 관심이 없었다. 그러자 상앙은 마지막으로 패자의 도를 말했는데, 진효공이 이를 듣자 바로 그를 중용하였다. 상앙은 이리하여 진나라 정치무대의 전반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상앙이 실권을 잡게 되자 그는 법가에 기반한 정치를 펼쳤다. 그의 개혁은 매우 급진적이었는데, 부국강병과 가혹한 법집행으로 요약된다. 그는 마을 사람들을 열명, 다섯명씩 묶어서 서로 상호감시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서로 조세나 병역을 면탈하지 못하고 책임을 지도로 강제한 것이다. 또한 그는 군사력의 바탕이 되는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을 천시하여 상인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채택했다. 그리고 전쟁에서 군공을 세우면 누구든지 귀한 신분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의 개혁을 통해서 진나라는 매우 강해졌다. 전쟁터에선 모든 군사들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려 들었고, 법이 두려워서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이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제도들을 매우 가혹하게 집행하여, 귀족과 중신을 막론하고 모든 이에게 법을 적용하려 들었다. 그는 법을 어긴 사람은 벌에 처했다.

 

어느날, 장차 미래의 진나라 임금이 될 태자가 죄를 지었다. 그러자 상앙은 태자의 스승인 건의 코를 베어버렸다. 이후에 또 태자가 죄를 짓자 건의 발꿈치를 베어버렸다. 상앙은 진효공의 지지덕분에 집권하고 있었지만, 사실 외국인으로서 그가 특별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진효공이 죽고 태자가 즉위하자 그는 반대세력에 의해 공격받아 도망치는 비참한 꼴이 되었다. 그가 관문을 넘어서 도망치려 하자, 관문을 지키는 관리는 상앙의 명령으로 절대 날이 밝기 전에는 관문을 열면 안된다고 그를 막아섰다. 상앙은 붙잡혔고, 거열형을 당해 온몸이 찢어져 죽었다. 

 

3. 소개

상군서는 상앙의 저술과 상앙의 후예인 법가사상가들의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일부 내용은 상앙이 직접 저술한 듯한 문체로 이루어져 있다. 한편으로는 진나라가 장평대전에서 승리한 이후의 기록으로 보이는 내용도 있으니, 모두가 상앙의 저술인 것은 아니며 모두가 상앙의 저술이 아닌 것도 아닌 기록의 집합체이다. 즉 이름은 상군서지만 일부 내용은 상앙이, 일부 내용은 후학들이 지었다.

 

개혁정책과 그 사상을 정리한 것으로, 상앙이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들에게 시켜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지, 그들을 무엇으로 부려야 하는지, 군주가 해선 안될 일이 무엇이고 나라는 어떻게 강해지며 토지의 운용은 어떠해야할지 다양한 부분에 대해 말하고 있다.

 

4. 내용

다양한 내용이 있어, 모두 적지 않고 특징적인 부분을 기록한다.

 

*상앙은 가벼운 죄를 가볍게 처벌하고, 무거운 죄를 무겁게 처벌하면 가벼운 죄를 짓는 것을 막을 수 없기에 가벼운 죄도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상과 벌은 1:9면 적당하고, 상은 전쟁과 농업에 관한 것에 주어야 한다고 본다. 범죄는 연좌제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백성들에게 그들이 좋아해주는 것을 해주면 그들은 나태해지고,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면 그걸 조심하기 때문에 차라리 그들에게 좋은 일이 된다.

 

*선한 사람은 선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의 죄를 덮고, 간사한 사람은 자신에겐 선하고 남은 감시하기 때문에 법 제도의 운용에 있어서는 간사한 사람이 필요하다. 따라서 선한 사람 대신 간사한 사람을 등용해야한다.

 

*백성들이 학문을 배우지 못하게 하여 농사에만 집중하고 다른 일(상업,유학)을 못하게 해야한다.

대부의 자제들이 다른 곳을 돌아다니지 못하게 해야한다. 잡다한 학문도 못배우게 해야한다.

 

*종합하자면 자유가 박탈된 우민들을 농업과 전쟁에 힘쓰게 하되, 그 다스림에 있어서 감시와 공포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다양한 사상을 금지 대상으로 보니 당연히 획일화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고, 우민화 교육을 실시하니 여론이나 공론의 존재가 사멸해간다. 거주이전의 자유는 당연히 없고, 직업선택의 자유도 없다.(농민 군인 공무원뿐)

 

5. 특징

글의 번역이 이해하기 쉽고 정확하여 번역하신 분께 감사를 드리고 싶을 정도이다.

 

상앙이 인간을 바라보는 태도는 마키아벨리와 한비자의 태도보다 훨씬 더 강경하다.

 

6. 기억에 남는 구절

선한 사람 대신 간사한 사람을 등용해야한다는 구절이 주목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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