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회

국제정치와 좀비 / 대니얼 드레즈너

삼긱감밥 2021. 8. 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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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이 책은 국제관계학을 연구하는 학자인 저자가 좀비에 관하여 쓴 책이다.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좀비들의 행태를 분석한 후, 좀비들의 등장에 따라 각 국제정치 이론이 어떤 입장을 갖고 대안을 제시할 지 살펴본다. 특별히 어떤 좀비를 지정하여 설명하지는 않고 매체에 의존하여 설명하는 점이 특징. 영화나 게임에서 자주 다뤘던 좀비라는 주제는 친근하지만 국제정치 이론에 대하여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읽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2. 내용

좀비가 등장한다면 각 국제정치 이론은 어떻게 이 사태에 접근할 것인가?

 

책의 앞부분은 좀비 문화와 그 성격 등에 논한다. 다만 좀비가 어떤 수준의 지능을 갖고 어떤 능력을 가진 존재인지 설정하고 설명하지는 않는다. 매체에 어떤 좀비가 등장하는데 그 좀비가 어느 정도의 능력이니 ㅇㅇ 이론에선 ㅇㅇ하게 접근한다. 뭐 이런 식이다.

 

현실주의 이론에서는 국제정치를 무정부 상태로 본다. 따라서 국제정치는 국내 정치와는 달리 서로 협상하고 노력하며 규칙에 따라 행동할 요인이 없다. 국제정치에 있어서 무정부 상태를 국제기구로 대체하는 것도 어렵다고 본다.  좀비는 하나의 생태적 병리 현상으로 아마 다른 질병처럼 처리될 수도 있다. 좀비의 등장은 현실주의 패러다임을 크게 못바꿀 수도 있다. 강한 국가는 강하게 대응하고, 약한 국가는 좀비를 쉽게 방어하지 못할 것이다. 의외의 상황을 가정하자면, 좀비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인간을 간섭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자유주의 이론에서는 국제정치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죄수의 딜레마처럼 서로 배신하는 것이 이득이 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이것을 미래의 그림자(미래를 생각한 판단이 현재에 영향을 미침)을 길계(즉, 넓은 시야로 바라보면)한다면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당장 현장을 나갈 사람이 아니라면 협력하려 들 수도 있을 것이고, 국제 기구를 통해서 징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각 국가들은 좀비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협력을 주고 받거나 공동의 대응기구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신 보수주의 이론은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사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으나 하나의 독특한 이론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신 보수주의 이론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퍼뜨림으로써 평화를 증대하고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별 강제력 없는 국제기구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때때로 선제공격이 필요할 수도 있다. 좀비를 선제공격하는 것은 좀비를 군대쪽으로 몰리게한다는 점 이외에도 도움이 되는 요소가 있다. 

 

구성주의 이론에서 중요시하는 것은 사회적 구성과 정체성이다. 단순한 걸어다니는 시체가 아닌 특징을 가진 좀비라면, 어쩌면 사회를 구성하거나 사회에 통합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제일 재밌는 부분은 국내정치와 관료정치 부분이었다. 관료정치는 보통 하나의 규격된 처리 절차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관료들 역시 바보는 아니며, 하나의 이상적 현상을 분석하고 일을 처리해 낸다면 그 일에 대해 적응할 것이다. 세계대전Z에서 처음엔 우왕좌왕하던 미국 정부가 나중엔 로키산맥 서쪽으로 이전하여 체계적 대응책을 마련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국내정치이다. 좀비의 희생자 가족을 비롯하여 좀비에 대한 적극적 공격을 반대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또한 좀비에 대한 방역을 좋은 조건으로 하청받으려하는 기업체도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국내 정치 행위자들의 영향력은 좀비사태 초기보다 좀비사태 후기에 더 커질 것이다. 그러니 관료정치는 처음엔 부적절하다가 나중엔 적절해지는데 적절해지고 나면 제대로 옴짝달짝할 수 없게 된다. 으악! 

 

언데드에 대한 심리학적 대응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세계대전 Z에 나오는 사람들은 좀비를 따라하기도 한다. 어떤식으로 사람들이 좀비에 대응하는지도 생각해볼 만한 문제이다.

 

3. 특징

*주제는 친근하지만 국제정치에 대한 설명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특히 구성주의에 관한 부분은 약간 잘 안읽혔다.

 

*각 매체에 대한 언급이 많다. 세게대전 Z, 시체들의 새벽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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