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영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문제점이 있다. 바로 플레이하면서 어느 순간 경영된 내 상태를 관찰하는 것만 남는다는 것이다. 플레이어의 실력이 오르고 어느정도 마을/도시/국가를 잘 가꿀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난관에 대응하는 것이 쉬워서/익숙해져서 싫증이 난다. 그러면 그 이후에는 자기가 플레이한 것을 살펴보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알 것이 없게 된다.
경영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aginst the storm 어게인스트 더 스톰은 경영 전략 시뮬레이션 요소에 로그라이트 요소를 합쳐서 이와 같은 경영전략 시뮬레이션의 문제점을 타파하려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짧게는 1시간 정도인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게임을 세분화하여서 지루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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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스트 더 스톰의 세상은 이미 대충 한 번 망한 상황이다. 과학이 발달했던 판타지 세상이다. 농사를 잘하고 양조를 좋아하는 인간 종족, 나무를 잘 다루며 공학을 좋아하는 비버 종족, 고기와 관련된 활동을 잘 하고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변온동물 도마뱀 종족, 까다롭고 연금술에 능하며 의류, 천과 관련된 업무에 능한 하피 종족 등이 살고 있던 세계였으나 망했다. 이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과학을 이루었었던 것이 암시된다.
이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데, 이 비는 매우 이상하고 위험한 존재이다. 비를 모아서 담는 것 만으로 자원이 되는데 위험하게 쓰일 수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소우기-청명기-폭풍기로 바뀌는 날씨 속에서 대비하지 않으면 비를 피해 제대로 살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피난처를 찾았고, 화산 속에 있는 그을음 도시의 여왕이 문명을 보존하는데 성공한다. 플레이어는 그을음 도시의 여왕이 부리는 부하 총독이 되어서 화산 바깥으로 나가고, 각 지형에서 마을을 일구면서 일정 시간 내에 자원을 모아 돌아가야 한다. 플레이어가 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해 하는 행동들은 일정한 자원으로 쌓여서 다시 다음 번 마을을 건설하기 위해 도전하는데 필요한 자원으로 돌아오는 구조이다.
즉, 큰 맵에서 플레이어는 화산 밖의 마을을 지을 곳을 정하고, 그 곳에서 마을을 만든다. 이 마을에서 일정한 미션에 성공하면, 다시 큰 맵으로 돌아온다. 마을 일구는데 성공한 보상으로 일정한 자원을 받는데, 이 자원으로 큰 맵에서 일정한 성취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성취들은 게임 플레이하면서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작은 마을 하나를 일구는데 시간이 1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끝나면 그 마을에서 더 이상 진행은 가능하나 그러는 의미가 없다. 이런 과정을 네번 거치면 다시 폭풍이 몰려와 큰 맵에서 구축한 마을도 사라지고 얻어낸 특전만 남는다.
큰 맵에서 플레이어가 할 것은 지형을 정하는 것이다. 지형에는 산호 숲, 왕실 삼림지, 늪지대, 진홍빛 과수원 등 특정한 자원이 많거나 부족한 곳이다. 삼림지에는 나무가 많다는 식이다. 이러한 곳을 누른 다음 플레이하면서 들고 시작할 종족 세트와 자원을 정한다. 이것은 착수 포인트로 정하는데 플레이하면서 추후 착수 포인트를 늘릴 수 있는 특전을 고를 수 있다.
그러면 마을 경영에 돌입한다. 플레이어가 시작하면 돌난로 하나에 저장고 하나, 마을 주민들이 있어서 집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뭔가 흉흉하고 괴상한 나무들, 그 나무들 너머 있는 역시 기분 나빠보이는 빈터들이 있다. 이제 마을 경영에 나서야 한다.
속도는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세배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또 플레이어가 원하는 때에 멈출 수도 있다. 마을 주민들은앞서 말한 바와 같이 나름의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이 있으며 결의 기준이 있다. 하피는 성격이 더럽다... 결의는 마을 사람들이 잘 지내면 기분이 좋아져서 게임 클리어에 가까워지는 점수를 주는 것인데 후술한다.
마을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왕의 진노를 한계까지 사지 않으면서 결의를 모으는 것이다. 여왕은 시간이 지나거나 마을 주민이 죽거나 사라지거나 하면 분노하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온다. 그러다가 일정 숫자에 도달하면 마을 경영이 끝나고 플레이어는 큰 맵으로 소환되어 버린다. 사실상 패배한 것이다.
그러면 플레이어는 여왕이 빡치기 전에 마을을 잘 경영해서 결의를 모아야 한다. 이 결의는 게임 내에서 주어지는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얻을 수 있다. 이외의 방법으로는 게임 맵의 빈터 사이에 있는 상자를 찾아서 여는 것이다. 상자를 열면 특전으로 이런 저런 보상을 얻거나 결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을 선택하면 결의가 나온다. 이외에 마을 주민들에게 좋은 대접을 해주면 마을 주민들이 자기마다 가지고 있는 결의 기준을 넘은 결의가 있을 때 결의를 올려준다.
각 마을은 처음에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그럼 나무꾼 야영지를 지어서 주변 나무를 베어내고, 다른 빈 땅을 찾아야 한다. 이 빈땅들은 위험한 빈터, 금지된 빈터 이런 식으로 경고가 그려져 있거나 없거나 한다. 경고가 없는 땅은 말 그대로 위험하지 않으며 찾아서 소소한 자원들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큰 위험한 빈터나 금지된 빈터는 자원도 가지고 있지만 해결하지 않으면 마을을 죽음으로 넣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이벤트를 가지고 있다. 이 위험한 이벤트도 잘 깨면 좋은 보상을 주는 것은 숨은 상자를 열어서 찾는 것과 같은 원리다.
플레이어는 마을을 잘 발전시켜서 미션을 깨고, 빈터를 찾아서 이벤트를 해결하고, 상자를 열고, 주민들을 잘 대접해서 결의를 올려서 마을 경영을 깨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인 것이다.
그런데 이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가 있다. 일단 처음에 플레이하면 모든 건물들이 개방되지 않는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마을을 개척하다 보면 경험치가 나온다. 그래서 레벨이 오르면 나중에 건물들이 해금되는 구조라서 하다보면 늘어난다.
그런데 이렇게 건물이 해금되어도 내가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지을 수 있는 건물을 짓기 전에 설계도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 설계도에 몇개의 건물이 뜨고 그중 하나만 고를 수 있다! 운이다! 이것이 이 게임의 난이도를 올리는 요소이다.
가령 이 게임에는 사람들이 먹는 식량으로 파이가 있다. 그런데 파이는 밀가루로 만들어야 하고, 밀가루는 곡물로 만든다. 내가 파이를 만드는 건물을 가지고 있어도 곡물이 없거나 밀가루를 만들 방법이 없다면 다른 곳에서 사와야 한다. 끝까지 안 나오고 중요한 것이 비어져 있는 상황이면 결국 사는데 의존하게 되고 생산은 포기하게 된다. 이것이 운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이 건물 선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게임 플레이의 난이도가 바뀐다고 볼 수 있다.
1-2-3차 산업이 있는 것처럼 게임에도 건물의 종류가 있다. 처음에는 채집, 나무베기, 석공 등 원자재를 가공하고 캐오는 일을 한다. 그러면 그것을 가공하는 건물이 있다. 가공해서 만들어 먹고, 어느정도 마을이 궤도에 오르면 고유 용역 건물에서 즐기는 식이다. 예를 들면 경작지에서 농사를 지어서 곡물을 생산하면, 그 곡물로 밀가루를 빗물 제분소에 빻아서 만들고, 그걸 다시 파이로 만들어 먹거나 아니면 나중에 술로 만들어서 선술집에서 마시는 식이다. 이렇게 마을이 발전하다 보면 점점 더 높은 수준의 것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 건물들은 원자재 채집을 제외하면 보통 세가지 정도를 생산하는데, 세가지를 만드는 효율성이 모두 다르다. 어떤 건물은 특정 자원을 더 많이 소모하거나 적게 소모하는 식이다. 제재소에서 판자를 만들면 판자가 만들어질 때 재료가 덜 들어가지만, 판자를 만들 수 있는 다른 건물에서 만들면 더 들어가는 식이다. 이런 식으로 건물에 필요한 재료의 수가 다르므로 잘 생각해보고 골라야 한다.
처음에 일단 주민들이 살려면 먹는 것과 사는 곳, 불이 해결되야 한다. 먹는 것은 원재료를 먹거나 건물에서 원재료를 가공해서 먹는다. 각 종족마다 좋아하는 음식들이 있어서 인간으로 치면 파이를 먹거나 비스킷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집은 쉼터가 기본적인 집인데, 인간 쉼터, 도마뱀 쉼터 등으로 추가적인 재료를 요구하는 고급 집을 지으면 이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옷은 천으로 만드는 외투가 있고, 불은 나무, 기름, 화석, 석탄 등을 태운다. 가마를 만들면 나무를 이용해서 석탄을 만들고 이 석탄을 통해서 불을 때는 것이 효율이 좋으므로 나무 절약이 된다. 이것이 가장 기초적인 것이다. 급하지 않으면 옷은 나중으로 미뤄도 되지만 나머지는 초반에 해야 한다.
이 게임의 숲은 의지가 있는 존재로 다뤄지며 마을 주민을 늘리고 나무를 많이 베기위해 나무꾼들을 많이 쓰고 하면 숲의 적의가 올라가서, 사람들의 기분을 낮추고 재해를 일으키는 이벤트가 발생한다.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진행되며 의외로 여왕이 화가 나면 조금 진정된다.
미션은 지령이라고 하는데 종류가 있고 여러가지 고를 수가 있는데 골라서 수행하면 결의 포인트가 오른다. 내용은 다양한데 빈터를 찾으라거나 특정 마을 주민 숫자를 모으라거나 결의를 모으라거나 자원을 바치라는 식이다.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 간단한 구조이다. 보통 시간이 무제한이지만 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보상이 있는 것도 나중에 해금된다.
이런 식으로 마을을 잘 경영하면 결의 포인트가 모이고 일정 숫자 이상 모이면 마을 경영이 끝난다. 그리고 빵이나 기계부품 등의 물건을 받는데 이것으로 큰 맵의 그을음 도시에서 초반에 가지고 시작하는 아이템 늘리기, 나중에 고르는 특전 좋은 것 추가하기, 효율성 올리기 등의 업그레이드를 한다.
이렇게 경영의 체계도 강화되고 플레이어도 잘 하게 되면 게임의 난이도를 계속 올릴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지루함을 최대한 없애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이 어게인스트 더 스톰인 것이다.
이외에, 이 게임은 경영 시뮬레이션으로서 시스템도 재밌지만 배경도 마음에 든다. 비만 맞아도 마을 주민들이 결의가 개박살나는 빗물이나, 세계에 살고 있는 두더지, 목장에서 키우는 동물 등을 보면 뭔가 기괴하게 세계가 망했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이 게임의 숲은 살아 움직이며 의지가 있는 유기체와 같다. 빗물공학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었는진 모르지만 관련된 기계는 매우 위험하고 마치 쉼터 찾다 보면 살아 움직이는 가마솥 같은 것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세계관도 나중에 풀어줬으면 좋겠다.
이 게임 경영 좋아하면 한 번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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