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한삼걸

삼긱감밥 2020. 12. 3. 10:01
728x90

유방이 앞서 말했듯이, 유방이 승리한 것은 한신, 소하, 장량 세 사람을 잘 다뤘기 때문이었다. 이 세 사람을 한나라 건국 공신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하여 한삼걸이라고 한다.

 

소하는 행정을 담당했고, 장량은 위대한 계책을 냈으며, 한신은 뛰어난 전략과 전술로 항우를 따루는 제후들을 쳐부수고 북벌을 성공시켜 세력을 뒤바꾸었다. 

 

(유방의 부하 중에 진평이나 조참, 주발 등도 훌륭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들은 천하통일 이전에는 내정이든 군사든 총 책임자 역할에 서는 일이 없었다.) 

 

셋 모두가 제후가 되었지만 공신 서열에서 가장 앞에 있었던 것은 소하였다. 

 

2020/12/03 - [초한지] - 공신 정리 1 2

 

이중 가장 비참한 결과를 맞은 것은 한신이다. 한신은 반란 혐의에 연루되어 처형당하고 종족도 멸족되고 말았다. 본인의 거만한 성격, 섣부른 정치적 야망 드러내기, 유방의 기막힌 센스에 대한 사려가 없었던 것 등등의 요소가 빚어낸 참사다.

 

2020/12/02 - [초한지] - 토사구팽?

 

아마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한신이 죽지 않는 방법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신은 엄청나게 강한 능력에 중요한 상황에서 머뭇거리는 판단력을 동시에 갖춘 사람이었고 유방은 사람 알아내는 것에 도가 튼 인물이었으므로 언젠간 죽었을 것이다. 한신이 죽는 시점이 늦어졌어도 유방의 아들이 즉위하기 전까지는 제거하지 않았을까 싶다.

 

장량은 통일 이후에는 유후로 임명되고 많은 봉토를 받았지만, 몸이 좋지가 않았다. 장량은 원래 몸이 약하고 잔병이 많아서 전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몸을 돌보기 위해 오곡을 끊고 도를 닦았다.

 

장량은 젊은 시절에 한 노인에게서 병법서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노인은 자신이 제북의 곡성산에 위치한 돌이라고 했다. 장량이 그로부터 13년 후 제북의 곡성산에 갔다. 과연 노란 돌이 있었다. 장량은 죽으면서 그 돌과 함께 묻혔다. 장량의 후손들은 이후 장량과 노란 돌을 위해 제사를 지냈다.

 

실제로 건강이 좋지 못했던 것은 사실로 보이는데, 장량에 대한 묘사는 마치 신선에 대한 묘사와도 같다. 공이 컸지만 몸이 약했고, 특별한 야심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과 달리 유방과 여후의 정치적인 견제도 거의 받지 않은 편이다.

 

소하는 나라의 2인자인 상국에 임명되었고 그의 일족도 식읍을 받아 부유해졌다. 앞서 소하는 여후와 손을 잡고 한신을 처형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유방이 이를 나중에 알게 되어 소하에게 5천 호의 식읍을 더하고 경호원으로 500명을 붙여 주었다.

 

 

과거 진나라에서 제후로 있었지만 진나라가 망하고 참외 농사를 지으며 살게 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소하에게 지금 유방이 소하를 의심하기 좋은 상황이라며 처신을 조심할 것을 권했다. 소하는 식읍과 경호원을 모두 거절하고 자산을 군비로 쓰도록 바쳤다. 유방이 그제서야 안심하는 듯 보였다.

 

 

영포의 난을 진압하는 동안, 유방은 계속해서 소하에게 사자를 보냈다. 소하와 친한 사람 하나가 이러다가 멸족될 판이라고 소하에게 말했다. 소하는 공도 제일 크고, 관중에서 오랜 정치를 하여 사람들이 소하를 따르고 있으며, 더 이상 높아질 자리도 없고, 일도 열심히 하는 상황이니 유방이 의심하는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는 소하에게 싼 값에 백성들의 땅을 사들이라고 권했다.

 

 

소하는 그의 조언대로 싼 값에 강제로 땅을 마구 사들였다. 일부러 백성들을 괴롭혀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 유방이 그 소식을 듣고 매우 좋아했다. 땅을 싼 값에 빼앗긴 백성들은 영포를 토벌하고 돌아오는 유방에게 땅을 빼앗겼다고 알렸다. 유방은 돌아와서 소하에게 땅을 돌려주라고 말했다.

 

 

소하가 유방에게 장안 인근의 땅이 좁으니, 농사를 지을수 있도록 백성들을 위해 왕궁 사냥터인 상림원을 개방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다. 유방이 화가 나서 어떻게 내 상림원을 개방하라고 권하냐며, 상인에게 뇌물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소하를 감옥에 쳐 넣었다. 나중에 왕씨 성을 한 관리가 유방을 찾아가 소하가 반란을 일으켰을 거면 진작 일으켰으면 한나라는 망했을 것인데 그때도 반란을 안 한 소하가 이제 와서 왜 뇌물을 받겠냐고 소하를 위해 탄원했다.

 

 

유방이 소하를 풀어 주면서, 소하는 백성들을 위해 상림원을 열자고 한 명재상이고 자신은 그것을 막은 폭군인데 백성들에게 내가 잘못한 것을 알리려고 소하를 감옥에 가뒀던 것이라며 비꼬았다. 

 

 

소하는 나이가 많았지만 행동이 항상 공손했고, 전답과 주택은 번화한 곳이 아닌 궁벽한 곳에 두었다. 집에는 담장을 두지 않았다.




728x90

'초한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신 정리 1 2  (0) 2020.12.03
치세로 나아가다  (0) 2020.12.03
유방의 죽음  (0) 2020.12.03
유방과 항우의 리더십  (0) 2020.12.03
태자  (0) 2020.12.03
토사구팽?  (0) 20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