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유방의 죽음

삼긱감밥 2020. 12. 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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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영포를 격파하고 돌아왔지만, 영포가 워낙 보통 인물이 아니었던 까닭에 전투중에 상처를 입었다. 유방은 번쾌를 노관의 반란 진압에 보냈는데, 번쾌의 아내는 유방의 아내인 여후의 동생이었다. 누군가 유방에게 번쾌를 모함했다. 유방이 죽으면 번쾌가 척 부인과 유여의를 죽일 것이라는 모함이었다. 유방은 화가 나서 주발과 진평에게 번쾌를 붙잡아서 즉시 참수하도록 명했다.

 

 

하지만 진평은 주발과 논의하면서, 이랬다가 나중에 유방이 죽으면 큰 일이 나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했다. 유방이 죽으면 당연히 여후의 권력이 세질 것이 뻔했고, 여후의 여동생은 번쾌의 아내이니 번쾌를 죽이면 자신들을 원망하여 죽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은 유방의 명과는 다르게 번쾌를 붙잡기만 하고 살아서 장안에 압송했다.

 

 

유방은 죽을 지경에 이르렀다. 유방은 치료를 거부하고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유방의 나이 53세의 일이었다.

 

 

유방이 죽기 직전, 유방의 아내 여후는 유방에게 상국 소하가 죽으면 누구를 상국으로 삼아야 할지 물었다. 유방은 조참이 좋다고 말했다. 조참이 죽으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고, 유방은 왕릉으로 뒤를 잇되, 왕릉은 우직하니 지혜로운 진평으로 하여금 돕게 하라고 했다. 그러나 진평에게 모든 일을 맡기진 말라고 했고, 주발이 배운 건 없어도 무겁고 믿음직한 사람이니 유씨 왕조를 안정시켜 줄 것이라며 태위로 삼으라고 했다. 그 다음 여후가 또 묻자 유방은 그 다음은 당신이 알 바가 아니라고 답했다.

 

 

 옛 연나라 왕 노관은 유방의 병이 나으면 항복하겠다고 말했으나 유방은 그대로 죽었다. 노관은 어쩔 수 없이 흉노에 투항하고 말았다. 유방의 뒤를 이어 유방과 여후의 아들 유영이 한나라 혜제로 즉위했다. 혜제는 자신을 팽성 전투에서 패한 유방이 집어던졌을 때 다시 주워온 하후영에게 깊이 감사했다. 번쾌는 다시 풀려났다. 진평과 주발은 번쾌를 죽이지 않은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소하가 죽고, 조참이 제나라 상국을 지내다가 조정에 들어와서 상국이 되었다. 소하와 조참은 한 고을의 관리였지만 유방이 관중을 떠난 이후 사이가 점점 악화되어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소하는 죽으면서 조참을 후임으로 추천했다.

 

 

조참은 제나라 상국으로 있다가 한나라 상국으로 옮기게 되었다. 조참이 제나라로 있을 적에, 제나라에서 정치를 어떻게 해야할 지를 궁금히 여겼다. 그는 여러 학파 중에 도가의 사상을 받아들였다.

 

 

장안에 들어온 조참은 도가 사상에 따른 정치를 추구하여 백성들에게 혹독한 일을 시키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아, 태업에 가까운 방임정치를 펼쳤다. 너무 일을 안 해서 황제 혜제가 조참의 아들을 시켜 일을 하라고 권유해봤지만 듣지 않았다.

 

 

조참은 사치스럽고 화려한 자보다 견실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등용하여 정치를 했다. 오랫동안 진나라의 지나치게 강압적인 법률과 정책에 고통받았던 백성들에게 조참의 느슨하고 신뢰감가는 통치는 적절한 정치였다. 한나라는 점점 국력을 회복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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