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

치세로 나아가다

삼긱감밥 2020. 12. 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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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이 죽자, 여후는 자신의 친척들을 등용하여 제후로 삼고 조정의 군권을 장악했다. 그리고 유씨들은 수를 써서 살해했다. 여후는 먼저 유영의 계승에 가장 큰 위협이 되었던 유여의를 불렀다. 유방의 총애를 받았던 유방의 아들 조나라 왕 유여의를 소환하자, 조나라 상국이었던 주창이 막으려 했다. 하지만 끝내 막지 못하고 질책을 당하여 유여의가 궁 안에 소환되었다.

 

 

어진 황제였던 혜제는 성품이 착한 사람이었다. 그는 최대한 유여의를 보호하려고 했다. 여후는 기회를 보아 혜제가 일찍 사냥나간 사이에 유여의에게 독을 먹여서 살해했다. 그 어머니 척 부인은 팔과 다리를 잘라서 돼지우리에 던졌다. 혜제는 최대한 유씨 가족들을 보호하려고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여후가 척 부인에게 한 짓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혜제는 술을 마시며 세상을 비관하다가 죽고 만다.

 

 

여후는 혜제가 죽자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들을 유씨라고 데려와서 계승하게 하고 실제로는 자기 마음대로 한나라를 다스렸다. 유방의 아들들은 모두 험한 꼴을 당하고 자살하거나 살해당하여 대나라 왕 유항과 회남여왕 유장만 살아남았다.

 

 

조참이 죽은 후에, 상국 자리는 공석이 되었다. 유방의 유언대로 진평이 좌승상, 왕릉이 우승상, 주발이 태위를 맡았다. 왕릉은 성격이 강직하여 여후의 전횡을 보다 못해 관직을 때려치우고 말았다. 진평과 주발은 조용히 지내며 여후가 죽기만을 기다렸다. 진평은 승상이지만 권한이 없었고, 태위인 주발 역시 군사 분야에 관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조용히 여후의 비위를 맞추면서 능글능글하게 지냈다.

 

 

그러다가 여후가 죽었다. 옛 연나라 왕은 노관의 처자는 여후 생전에 흉노에서 한나라로 도망쳤다. 병든 여후는 노관의 처자를 용서하고 병이 나으면 연회도 베풀려 했으나, 낫지 못하고 죽었다. 노관의 아내도 머지않아 죽었다.

 

 

여후의 죽음은 노관의 아내에겐 안된 일이었지만 진평과 주발에겐 절호의 기회였다. 장군 역상의 아들은 군권을 쥔 여씨 일족 여록과 친했다. 진평과 주발은 여후가 사라지자 역상을 협박하여 군권을 장악하는데 협조하도록 강요했다. 역상이 협박당하여 역기로 하여금 여록을 속여 끌어내게 했다. 여록이 나오자 바로 주발이 군영에 들어가서 군권을 장악했다. 그동안 참고 참았던 유방의 신하들은 이때 궐기하여 여씨 일족을 모두 죽였다. 하후영은 수레를 타고 바깥에 나가서 여후가 세운 꼭두각시 황제를 죽였다.

 

 

이후 신하들은 대나라 왕 유항을 불러 한문제로 삼았다. 소하와 조참은 뛰어난 상국이었으며, 왕릉은 우직한, 진평은 현명한 신하였다. 주발은 유씨 왕조를 안정시킬 믿음직한 신하였고, 그 뒷일은 정말로 여후가 알 바가 아니었다. 유방의 사람보는 안목은 천하를 통일시킨 자로서 손색이 없었다. 이후 한문제는 아들 한경제와 문경지치라고 하는 태평성대를 이루고, 한나라 수백 년의 기틀을 잡아 나라에 안정이 깃들었다. 그렇게 수많은 영웅들이 활약하고 전쟁이 끊이지 않던 혼란의 시기가 끝나고, 안정된 치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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