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설

인형의 집 / 헨릭 입센

삼긱감밥 2021. 7. 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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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내용의 일부를 읽었는데, 이후에 나머지 내용도 보고 싶어서 빌리게 되었다. 이거 진짜 재밌다. 페미니즘의 효시로 여겨지는 작품이지만 그냥 재밌는 희곡으로 봐도 좋다. 

 

1. 배경

배경은 북유럽 노르웨이의 한 도시이다. 시간적 배경은 근대 이후로 추정.

 

2. 등장인물

노라- 이 희곡의 주인공. 남편 헬메르는 노라를 세상물정 모르는 여자로 여기고 종달새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헬메르가 아프자 그를 구하기 위해 아버지의 서명을 위조하여 돈을 빌린 적이 있다. 이게 발단이 되어 극 마지막 부분에 폭발하게 된다.

 

헬메르- 노라의 남편. 가부장적이고 사회 시선을 꽤 신경쓰는 사람이다. 결혼 이후 많이 아팠지만 노라 덕분에 이제는 건강해져서 은행 총재로 부임하게 된다. 크로그스타드를 해고하려 한다.

 

크로그스타드- 비열한 변호사. 이전에 노라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다. 헬메르에 의해 해고당할 위기에 몰린다. 이에 노라를 협박하는데...

 

린데 부인- 노라의 친구. 후반부에 크로그스타드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랑크 박사- 노라 가족의 주치의. 사실 노라를 사랑하고 있었다. 랑크 박사의 이야기는 사실 이야기의 주 흐름인 노라와 크로그스타드의 서명 위조 문제와는 큰 관계가 없다.

 

 

3. 줄거리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 있음)

노라는 은행 직원인 헬메르와 함께 가정을 이뤄 살아가고 있는 주부이다. 자녀도 셋이나 있고,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 가정은 인형의 집이나 다름없다.

 

작 초반부엔 그냥 평범한 가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로그스타드라는 변호사의 등장으로 노라의 가정은 위기를 맞게 되고 노라는 인생일대의 선택을 해야하는 처지에 몰린다.

 

이전에, 헬메르가 너무 아프자 노라는 병원에 가서 처방을 구한 적이 있었다. 의사는 헬메르의 상태를 보니 추운 곳이 아닌 따뜻한 곳에서 요양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 그러면 건강이 위독한 상황이다. 그러나 노라와 헬메르가 사는 곳은 정말 춥기 짝이 없는 노르웨이. 헬메르를 따뜻한 곳에서 요양시키려면 결국 다른 나라로 가야했고, 이는 많은 돈이 필요했다. 아버지가 죽은 사실을 숨기고, 아버지의 서명을 위조하여 크로그스타드에게 돈을 빌리는 노라. 덕분에 헬메르는 남부 유럽에서 요양을 하고, 몸을 회복해서 돌아온다. 노라는 헬메르에게 비밀로 하고 몰래 돈을 조금씩 벌어서 다 갚았다.

 

그런데 사실 노라가 빌린 크로그스타드는 야비한 인물이었다. 마침 헬메르와 같은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헬메르는 크로그스타드를 해고하려고 한다. 크로그스타드는 몰래 노라를 찾아와 죽은 아버지의 보증을 위조하고 돈을 빌린 사실을 빌미로 노라를 협박한다. 노라에게 자신이 해고당하지 않게 하라고 요구하는 크로그스타드.  

 

결국, 헬메르에게 노라가 위조 서명으로 돈을 빌린 사실이 알려지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마구 화를 내는 헬메르. 헬메르는 노라를 마구 비난하며 폭언을 쏟아낸다. 노라는 아이들을 교육할 자격이 없고 앞으로의 결혼 생활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헬메르. 경박한 여자 노라때문에 인생을 망쳤다고 화낸다.

 

그런데 이쯤에서... 크로그스타드가 노라가 위조 서명을 하고 돈을 빌렸던 차용증을 돌려준다! 노라의 친구 린데 부인이 크로그스타드를 설득하여 차용증을 돌려보내도록 권한 것이다. 노라의 위조 서명 문제를 더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선언한 셈이다. 그러자 다시 태도를 바꿔서 노라를 용서하는 헬메르.

 

노라는 헬메르와의 가정 생활이 하나의 인형놀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노라가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듯이, 헬메르도 노라를 인형으로 보고 하나의 인형놀이를 한 것이다. 노라는 결혼 전엔 친정 아버지의 인형이었고 결혼 후엔 헬메르의 인형이었다. 결혼 생활이 한번도 진실한 적이 없었다는 충격에 부들부들 떠는 노라. 

 

어머니이자 아내이기 전에, 노라는 자신 스스로를 찾기 위해 허위와 위선뿐인 인형의 집을 나가버린다.

 

4. 특징

인물들이 참 입체적이다. 노라는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착한 주부로 살았지만, 사실 크로그스타드에게 위조 사기를 친 것이 맞다. 그 크로그스타드는 몰래 노라를 찾아와 협박하는 교활한 인물이며 은행 일처리도 개판으로 해서 해고 위기에 몰리지만, 린데 부인의 설득에 차용증을 돌려주는 인물이다. 남편인 헬메르는 노라를 종달새라고 부르며 애지중지 하는듯 하지만, 아내가 사기를 쳐서 자신의 위신에 금이 가는 것을 두려워해 노라에게 폭언을 쏟아낸뒤, 차용증이 오자 또 관대한 가장으로 돌아가는 척한다. 완전히 선하지도 완전히 악하지도 않은 인간군상들을 묘하게 배치해 두었다.

 

5. 기타

여성의 독립을 주제로 하지만, 사회의 통념과 차이가 있는 개인의 판단 문제도 건드렸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내 생각에는, 이 작품에는 내내 기묘한 긴장구조가 있다. 주인공 노라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고, 악당으로 그려져야할 크로그스타트는 사실 또 완전 패륜아는 아니다. 선악의 구분을 모호하게 처리한 점에서 현실적이다. 모든게 애매한 현실에서 선택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의 문제도 있다.

 

꼭 노라로 대표되는 여성이 아니더라도, 인형놀이의 대상이 된 사람들은 어딘가에 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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