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책은 장마,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의 소설로 유명한 작가인 윤흥길 씨의 단편을 모은 책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 일부는 교과서에도 나오고 시험에도 출제된 적 있어 읽으면 기억이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 일부는 윤흥길 씨의 또 다른 작품인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 수록된 단편이라서 두 책을 모두 사면 내용이 일부 겹친다는 점이다.
2. 윤흥길 씨는 70년대에 이미 슈퍼 스타같은 작가로 떠올랐던 것 같다. 그는 전라도에서 성남으로 상경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이 등장하거나 성남 주민이 등장한다. 또한 그가 선생을 하였다가 나중에 실직 후에 출판사 직원으로 일했기 때문인지, 그의 소설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출판사에서 일하거나 선생인 경우가 많다. 당장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 나오는 오 선생이 선생이고, 권씨가 출판사에서 일했었다.
70년대에 이미 유명했던 작가로 외국인 일본에도 책이 나오고 대담집도 출간이 되었던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성남은 분당이나 판교와는 거리가 먼 구 성남이다.
3. 장마는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교과서에도 나오니 아는 사람이 많다. 장마의 초반부에는 할머니와 외할머니의 갈등을 설명하기에 앞서 삼촌과 외삼촌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마 이 부분이 교과서에는 빠진 부분일 것이다. 삼촌과 외삼촌의 다른 기질, 살인의 절체절명까지 갔던 내력이 할머니와 외할머니간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킨다. 3. 기억속의 들꽃은 지금 생각해도 짧은데 임팩트가 큰 것 같다.
4. 무제는 실향민이 느끼는 삶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은 출판사에 다니는 사원인데, 항상 출판 맡긴 것의 중요 부분이 무제라는 글자로 바뀐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인쇄소의 직원이 통칭 봉무제라고 불리면서 무제라는 글자를 자꾸 넣는 것이다. 신화에 대한 책이면 신화라는 글자를 무제로 바꾸고, 연애에 대한 책이면 사랑이라는 글자를 무제로 바꾸는 식이다. 무제는 한자로 되어 있는데, 바다의 신기루라는 뜻이다.
주인공은 봉무제를 찾아가지만 그의 불쾌한 태도만 접하고 돌아간다. 주인공이 봉무제와 동일시여기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자신의 고모부다. 고모부는 패륜아같은 사촌에게 맨날 두들겨 맞아서 죽을 지경이 된 사람이다. 어쩌다 주인공이 고향에 갔을때 실직끝에 얻어낸 일자리인 출판사 직원 자리를 너무 과장해서 홍보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나름 주인공이 출세한 줄 알게 되었고, 그러자 과거에 인연이 있던 고모부가 주인공의 집에서 살려고 한다.
주인공의 집에서 과거에 고모부가 살려고 했던 적이 있었지만 고종사촌이 쫓아와서 고모부를 패는 바람에 집안이 아수라장이 된 적이 있어서 주인공의 아내는 몹시 싫어한다.주인공은 봉무제와 자신의 고모부를 같게 본다. 봉무제는 사실 혼자서 북한에서 전쟁때 내려온 사람이고, 고모부는 자수한 간첩으로 아내와 딸이 역시 북한에 있다. 이들은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혼자서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이다.
봉무제는 학원가에 가서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마구 사준다. 길에서 어떤 아이가 악기점의 가기를 사달라고 악을 쓰자 그 아이의 아버지가 말리는데, 봉무제는 악기를 사서 주려고 하지만 아버지가 애 버릇나빠진다며 거절하고 황망하게 길에 서있게 된다. 이 모든 모습을 주인공이 목격한다.
주인공의 고모부는 과거 물에 빠진 주인공을 구해준 적이 있었다. 자수한 간첩으로 사람들에게 강연을 하여 돈도 모았지만 항상 북에 있는 아내와 아이를 그리워하는 바람에 남한에서 얻은 주인공의 고모, 즉 아내와 자신의 아들을 항상 폭행했다. 때문에 주인공의 사촌은 고아처럼 자랐고 훗날 자신의 기억을 되돌아보자 폭력과 어머니의 고통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어 고모부를 마구 폭행한다.
고모부를 두고 고종사촌이 또 쫓아와서 마구 패는데 고모부는 악을 쓰면서 여기는 지난번에 맞았으니 다른 곳을 패라고 하고, 고종사촌은 엄마 돌려내라고 마구 두들겨 패는 식이다.주인공의 아내는 최대한 고모부가 못오게 해달라고 주인공에게 부탁하지만, 어느날 덜컥 주인공의 고모부가 찾아온다. 주인공은 아내의 간청에 못이겨 어떻게 고모부를 치워버릴지 출판사 직원 동료들에게 물어봐서 하나의 수를 얻게 된다.
봉무제 씨는 길에서 만난 아이에게 악기를 주려다 실패한 날 자살한다. 주인공은 집에 돌아와서 고모부와 협의하여 고모부가 갈 곳을 정한다. 즉, 고모부가 길에서 덜컥 발견되어 길에서 경찰들에게 인계되면, 고모부가 정신병자인 것처럼 행세하여 행려병자로 수용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것밖에 고모부에게 좋은 방법이 없다고 말하지만, 주인공의 아내는 자기가 고모부를 내쫓도록 하긴 했지만 이것은 너무 잔인하고 흉악한 행동이라고 경악한다.
고모부는 점점 나이가 들며 북에 두고 온 자신의 아들 이름을 잊게 된다.
5. 다 읽고나서 뒤에 있는 비평을 읽고 내가 왜 윤흥길씨의 소설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등장인물들이 매우 관조적이라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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