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애니메이션 리뷰

사가판 조류도감, 스노우 화이트 / 모로호시 다이지로

삼긱감밥 2021. 7. 17.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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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에서 보게 된 책이다. 나는 이전에 이 작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고 이 작가가 뭘 그리는 지도 알지 못했으나 그냥 읽어보게 되엇다.

 

'새'라는 주제를 이용해서 그린 여러가지 이야기 들이다. 에스에프 작품도 있고, 여와가 나오는 고대 중국의 이야기같은 작품도 있다.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하르퓌이아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모종의 가상 세계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개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게 본 것은 가상세계가 나오는 이야기였는데, 탑이 나오는 만화였다.

 

주인공은 정신을 잃은 채로 어떤 세상에 들어온다. 그 동네 사람들은 주인공을 잘 보살펴준다. 세상은 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탑에는 얼마나 많은지 다 알 수도 없을 정도의 층이 있다.

 

층과 층 사이에는 나선계단이 외부에 위치한다. 층 안에는 인공 태양과 같은 것이 있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하고, 사람들은 태양 근처에서 산다.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태양에서 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살게 되어서 주인공은 온지 얼마 안된 사람이기 때문에 외부에 가까운 방에서 살게 된다. 통칭 허공이라고 부른다.

 

주인공이 있는 층의 사람들은 대부분 내부에 집중하고 바깥에 대해서는 잘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주인공은 계속해서 외부를 바라본다. 외부에는 다른 탑이 보인다. 그러다 위층에서 내려오는 수행자도 만나고, 그들을 습격하는 새라는 존재들도 알게 된다.

 

탑의 외부에 거주하는 새들은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155cm정도 되지만 포악하며 말을 못한다. 여행자나 순례객, 층을 오가는 교역상들을 잡아먹거나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를 먹고 산다. 세계에 부속되어 있지만 내부로 진입하는 것은 허용되지않은 이들이다. 주인공은 그중에서 한 여자새(마치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나, 말을 하지 못함)와 친해진 것처럼 묘사된다. 

 

점점 자신에 대한 기억을 되찾는 주인공, 알고보니 주인공은 다른 탑의 세계에서 온 사람이었다. 탑은 여러개가 있었고 그중 하나의 탑에서 죄를 지은 주인공은 죽음이나 다른 탑으로의 비행중 하나를 골라야 했는데, 다른 탑으로의 비행을 골랐기에 다른 탑으로 온 것이엇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공이 새와 외부를 지향하는 것을 좋지 않게 쳐다보지만, 주인공은 계속 외부를 지향하다가 내부안에 들어온 새를 살리는 행동을 하고 결국 내쫓기게 된다.

 

주인공은 자신과 친해진 여자 새의 도움을 받아서 새들의 무리로 간다. 그리고 거기서 다른 사람을 잡아먹는(이전에 언급된 순례객같은 인물의 주검이 묘사됨) 새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지만 나는 이제 추방되었으니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며 끝이 난다.

 

이외에 기묘하고 음습한 이야기가 많은데, 괴기스러움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사가판 어류도감도 봤는데 그것도 엄청 재밌었다.

 

이 책은 그림형제가 엄선한 기묘한 이야기들을 다시 작가가 재해석하여 만든 것이다. 애매모호하고 잘 이해되지 않는 결말, 기묘하고 우울한 분위기, 가끔 튀어나오는 잔혹성 등이 보이는데 이것이 그림형제의 동화 원작에도 있던 것도 있고 작가가 창작해서 집어넣은 것도 있다. 난 개인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좀 있었다.

 

백설공주가 죽지 않고 썩지도 않은 것을 마치 ㅇㅇㅇ가 아닌가 묘사한 것은 기묘했다.

 

욕심부리는 어부의 아내와 어부의 이야기는 뭔가 생각할 바를 주는데, 불안함과 자기파괴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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