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나 애니메이션 리뷰

오컬틱 나인 애니메이션 후기 (스포일러 있음)

삼긱감밥 2024. 7. 19.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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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틱 나인 애니메이션을 모 버튜버가 재밌게봤다길래 고민하다가 3화정도 봤었다가, 전개가 굉장히 빨라서 지루하지는 않았고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결국 끝까지 다 보게 되었는데, 이거 남에게 추천하기는 ... ㅠㅠ 

오컬틱 나인은 슈타인즈게이트로 유명한 회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게임, 소설 시리즈라고 한다. 시쿠라 치요마루라는 사람이 맡았다고 하는데 나무위키에서 살펴보니 프로젝트가 영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망했나 하는느낌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내가 게임과 소설을 안봐서 그거까진 모르겠는데 단점이 참 많은 애니메이션이다.

일단 장점부터 말해본다.

장점

이 애니메이션에는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바로 눈치챌 수 없는 복선이 있고, 그 복선을 배치하는 방식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복선과 관련된 내용이 나타난 후에는 좀 더 손쉽게 복선과 관련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해두어서 내용 파악이 되었다.

캐릭터들이 워낙 빠르고 많이 등장하는데,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인데다가 말투나 행동거지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적어도 비슷한 캐릭터가 많아서 알아보기 힘든 그런 문제점은 없다.

단점

이 애니메이션은 호흡이 급하게 진행되어서 마치 2쿨,3쿨짜리 애니메이션을 1쿨에 우겨넣으려다가 망한 듯한 느낌이 든다. 주요 인물들의 대사가 너무 빠르다. 이것 자체도 문젠데, 중요한 인물일 수록 많은 대사를 치고 이게 더빠르게 진행되다 보니까 어쩔 때 보면 단역보다도 주요 인물의 대사가 더 빠르다는 느낌이 든다. 의미없는 만담같은 대화만 빠른 것이 아니고 주요 인물들이 세계관에 관련된 중요한 내용을 시청자에게 알리는 순간에서도 그렇다.

때문에 내용 전개가 너무 빠르니까 완급이란 것이 거의 없다. 느려져서 천천히 시청자를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이 거의 없다.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세계관과 설정을 마구 털어넣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독자가 배워야하는 수 준이다. 이런 문제때문에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제대로 소화시킬 수가 없다.

같은 문제로 워낙 급하게 이야기를 풀다 보니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몇몇 설정과 성격, 기타 등등의 이야기들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 작품 속 다른 인간과 다른 특정 방향으로 행동하는 컨셉의 캐릭터에 대해서 알 수는 있지만 그 캐릭터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는 전혀 모른다. 이 캐릭터가 왜 이런 대사를 치는지도 알 수가 없다. 때문에 구별이 된다뿐이지 캐릭터들이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고 너무 얕다.

또 사건이 긴장감이 없다. 작품에 등장하는 복선은 보고 나면 다소나마 긴장감이 든다. 하지만 복선 말고 그 이후에 등장하는 사건의 전개가 너무 긴장감이 없다. 주인공은 모든 문제를 잘 해결할 느낌이 들고, 어찌저찌 애들끼리 말해서 된다고 하니까 해결이 될 것 같은 느낌으로 진행된다. 얘네들이 겪는 문제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울 것 같은 캐릭터는 울고 책임져야 할 것 같은 캐릭터는 책임지며,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할 것 같은 캐릭터는 분석하고 해결한다.

암시적으로 표현되는 부분이 많은 것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건이 별다른 동기 없는 인물에 의해서 진행되다가 갑자기 캐릭터들이 제대로 대응하자 사건이 바로 종결되는 모습은 흥미를 없앴다.

주제는 오컬트에 관한 것이고, 그것도 한 일본 8-90년대 쯤이나 유행했을 법한 이야기다. 어쨌든 이런 주제를 택해서 애니메이션을 이끌었다면,그 내용을 적어도 세계관 내에서도 당당하게 사실인 것으로 전제하고 전개시켜야 하는데 그 세계관을 지탱할 기둥 역할의 캐릭터들이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왜 사라지는지도 제대로 말이 안 나온다. 이런 문제점 등등이 재밌게 만들어질 작품을 제한시킨 느낌이다.

캐릭터들이 가진 성격만 뚜렷하지 나머지 것들이 참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것과 별개로, 오프닝과 엔딩은 좋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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