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주식시장과 편향

삼긱감밥 2021. 9. 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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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돈에 걸리면 쉽게 이성을 잃는다. 일확천금을 얻겠다는 탐욕 때문에 그러기도 하고, 피같은 돈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기도 한다. 이런 일들은 주위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가장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곳들은 주식판이다. 주식은 장이 열리고 닫힐 때까지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들어오고, 정보에 대한 해석들이 사람들에게 맡겨져 있다. 때문에 주식 투자자는 온갖 심리적 편향을 일으키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해석하게 된다. 

 

가장 쉽게 일어나는 편향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받아들이고 불리한 정보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보고 돈을 벌려는 생각이 강하다면 불리한 소식을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과거 상장폐지되며 많은 주주들을 힘들게 했던 중국원양자원의 경우, 사람들이 빠르게 주가가 오르니까 너도나도 광기에 빠져서 긍정적인 이야길 했었다.

 

중국원양자원 주식이 가까운 시간 내에 상승하는데 그 러쉬에 올라타서 같이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 회사가 이상하다는 말을 눈여겨 볼 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들은 어업인데 대체 영업이익율이 최첨단산업보다 더 높은 것인지 비판하는 사람들을 욕하고 쫓아냈다. 중국기업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이들도 많았으나 역시 사람들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결과는 상장폐지였다. 

 

상장폐지나 거래정지 상황의 종목에 대해 알아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사람들이 과거 상장폐지 되었으나 살아난 종목이나 상황이 어려워보였는데도 다른 업체에 합병된 사업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이 늘 일어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산 주식에만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쉽게 발생하는 것이 집단 편향이다.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한 가지 의견에 빠져들면 이에 반대하는 사람은 의견을 내기 힘들어진다. 작년 있었던 사건들인 이항, 니콜라 사건의 경우에도 많은 주주들이 자신의 장밋빛 미래를 생각하면서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반대하는 사람은 조롱하고 욕하니 이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종종 권위에 호소하는 오류가 발견된다. 한화는 니콜라의 투자자중 하나였다. 나는 한화가 대기업이고 대기업이 투자한 것이므로 니콜라가 믿을만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글을 본 적이 있다. 한화가 투자하면 뭐 다른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화도 수많은 기업중에 하나고 한화가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한화는 니콜라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피해가 없다는 말도 있지만 한화가 투자했으니 좋은 회사일 것이라고 투자한 사람은 한화보다 비싼 가격에 사야 했을 것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슈퍼 개미나 유명한 사람의 주식 추천을 따라가고 팬클럽을 만드는 행태도 발견된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이 유명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비판자를 부러워서 시비거는 사람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훌륭한 투자자라고 해도 모든 종목을 다 전설적인 타이밍에 들어가서 매도하고 나오기는 어렵다. 어쩌다가 하나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애초에 어떤 투자자인지 검증이 되지 않은 사람을 유명세나 친근함을 믿고 따라갔다가 이후에 그 사람이 손해를 보면 나는 개박살나는 것이다. 그 사람은 남에게 주식을 추천하고 강연을 하면서 돈을 벌었으니 손해를 봐도 벌충이 되겠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벌충이 안된다.

 

내가 잘 안되면 환경 탓을 하고 남이 잘 안되면 그 사람의 개인적 특성 탓을 하는 경우도 자주 발견된다. 주식 시장에서 돈을 잃는 방법은 너무나 많다. 남이 잃은 사례를 보고 그 사람이 멍청하다, 한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쉽다. 그런데 남은 멍청해서 잃은 것이고 내가 잃으면 기관, 외국인, 언론, 운 탓을 하는 것은 이상하다.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상황이었을텐데 왜 남이 망하면 그 사람 탓이고 내가 망하면 환경 탓일까. 남도 운이나 환경에 의해서 망했을 수도 있고, 내가 나때문에 망했을 수도 있으나 이런 가능성은 쉽게 배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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