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소의존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백합 인디 게임이다. 장르는 추리와 미스터리가 섞인 노벨 게임에 가깝다. 그렇지만 추리게임이라고는 해도 플레이어의 선택이 게임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게임이라기보다는 노벨의 성격이 더 강한 게임이다.
플레이 시간은 짧게 하면 다섯 시간, 길게 하면 여덟 아홉 시간은 걸린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볼륨이 크다고 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대신 게임의 밀도가 굉장히 높아서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다. 나는 노벨 게임은 어느정도 분량 불리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게임은 대사가 소설이나 극에서 나오는 것처럼 농도가 진해서 꼼꼼하게 봐야 한다.
게임 음악은 나는 좋았다. 스팀에 가면 회소의존 음악을 제작진이 무료로 풀어 두었기 때문에 공짜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게임 제작진은 중국인 2인으로 알고 있는데, 주도적으로 게임 제작을 이끈 시나리오라이터와 일러스트레이터 둘이다. 시나리오라이터가 크툴루 신화 등을 좋아하는지 게임 음악 이름이 죄다 크툴루 관련된 것으로 지어져 있다. 듣기 좋아서 나는 자주 듣는 편이다. 특히 azatoth는 추리, 미스터리 게임 음악 느낌이 나서 좋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백합 미스터리 노벨 게임이다. 주인공인 이부키 란은 모종의 이유로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잃은 상황이다. 몇 년 간의 기억이 없는 채로 정신을 차리니 어느 학교에 들어들어오게 된다. 이 학교에는 몇 명의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이들은 이상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이상한 환경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학교에는 선생이나 교직원이 없고, 학교 외부와의 유일한 연결 통로인 터널은 막혀 있으며, 이외에 외부로 나가는 길이 없다. 무슨 방법을 써도 바깥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공간이다. 학생들이 쓰는 식료품은 주기적으로 보충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데 아무도 이것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의 학생들은 모두 여학생으로, 저마다 출신 시대가 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는 복장의 교복을 입고 있다. 이들은 수업도 자기들이 알아서 가르치고 배우고, 일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사람을 제비뽑기로 정해서 살인자와 피해자를 정하고 살인 방법을 추리하는 놀이를 한다. 살인방법을 정확하게 맞추면 그 사람은 다시 되살아난다. 이 놀이를 서로 반복한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잃어버린 전 여자친구를 발견한다.
게임은 스팀과 스토브에서 구매할 수 있으나, 스팀에는 한글 패치가 없기 때문에 스토브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한글패치 수준이 정말 조악해서 검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스포일러-가 있음이 나중에 언급되는데 한글패치가 하도 이상해서 주인공의 정신 상태와 부합한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상하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것도 한번 수정을 거친 것이라고 하니 원본은 더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어떻게든 읽을 수는 있고 플레이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다. 중간중간 갑자기 대화체에서 문장이 ~다 체로 내용이 전개되는 것이 문제이므로 눈에 거슬려도 게임 플레이 자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백합, 추리 장르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해봐야 할 만한 추천 게임이다. 다만 두 장르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할 필요는 없는 게임이기도 하다. 죽어도 되살아난다는 설정 때문인지 살인에 학생들이 별로 목숨을 걸지 않고 죽는 쪽도 별 감흥이 없이 죽었다가 되살아난다. 이들의 인식과 환경이 왜 이런지는 나중에 전부 밝혀진다.
결론내리자면 취향을 좀 까다롭게 타지만 취향에 맞는 사람이라면 게임이 짧은 것이 원통할 정도로 재밌을 것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캐릭터 비주얼과 전개는 위와 같다.
학교에 주인공이 들어온 이후에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시신을 조사하고 다른 등장인물과 대화하며, 사건을 추리해나간다. 추리가 게임의 주요 컨텐츠이기는 하나 선택지 고르는 것이 게임의 전개에 큰 영향이 없다. 플레이어가 그나마 신경써야할 것은 다양한 캐릭터와 대화하는 것 정도. 이외에 캐릭터의 능력치를 처음 정해지는 대화의 답으로 정할 수 있는데 이것을 최대한 균등하게 5 5 5 로 맞추고 이후 임시 포인트로 대화의 능력치 요구조건을 맞춰서 대화하면 손쉽게 다양한 대화를 볼 수 있다.
엔딩은 두개이다. 어느쪽이 진엔딩인지는 플레이하면 바로 알 수 있으므로 설명은 생략하겠다.
등장인물
이부키 란
이 게임의 주인공이다. 정신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기이한 내용을 자신의 메모에 남기는 습관이 있다.
사쿠라 안
이 학교에서 만난 이부키 란의 전 여자친구. 하지만 주인공이 기억하는 전 여자친구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타케이 미호
주인공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 요리는 잘 못해서 괴악한 조리솜씨를 보여주며 작중에선 감자를 껍질째 쓴다.
도야마 아야
가수를 꿈꾸는 소녀로 밝고 짜리몽땅하다.
아사쿠라 마코토
장신의 소녀로, 접근하기 어려운 인상을 준다.
이누도 타마
강아지처럼 귀엽고 남을 잘 따르는 성격의 소녀. 옷이 옛날 옷이다.
고이즈미 히나타
학급의 반장 역할을 하는 아이. 심지가 굳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 반장이라고는 해도 반에서 일어나는 일은 주도적으로 요루노나 타케이, 아사쿠라가 처리하는 느낌이다.
요루노 사이
기숙사의 요리를 맡고 있다. 남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배려심있는 성격.
사실 백합에 관심이 어느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캐릭터들의 이름을 보고 뭔가 생각이 날 수도 있다.
게임 플레이를 마쳤고 재미있게 했다면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에 회소의존 갤러리를 검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자가 후속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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