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중세사 / 브라이언 타이어니, 시드니 페인터

삼긱감밥 2021. 5. 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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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양의 중세사와 봉건제에 대해 다룬 역사책이다. 책의 페이지 수는 700페이지 정도 된다. 글자가 큰 편은 아니며 별다른 자료 없이 글로 이루어져 있어 읽기에는 빽빽하다. 저자들은 저명한 역사학자로, 대중을 위해 이런 역사책을 편찬한 것으로 보인다. 책이 다루는 시간대는 서로마 제국의 멸망부터 1400년대까지다. 지리적으로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이탈리아를 주로 다룬다. 

 

한편, 일반적으로 동유럽으로 다뤄지는 헝가리와 카르파티아 인근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않는다. 마쟈르 족의 침입이 독일에 있었다는 정도다. 폴란드나 러시아 등은 당연히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서유럽이어도 이베리아 반도는 주로 곁가지로 다뤄진다. 이들은 한 파트에서 내용이 설명되고 그 이후로는 잘 등장하지 않는다.

 

주로 다뤄지는 것은 서유럽의 네 국가인 것이다. 당연히 발칸과 동로마 지역도 이 책에서 잘 다뤄지지 않고 배경으로 나온다. 말 그대로 서유럽의 중세사를 다룬 책인 것이다. 이들 지역은 가톨릭 신앙을 믿었고 봉건제가 자리잡았다는 특징이 있었다.

 

이 책은 수십개의 짧은 챕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책을 힘겹게 모든 페이지를 다 읽으려고 투쟁하듯이 읽지 않아도 괜찮다. 저자들은 정치, 경제, 사회와 종교, 문화와 예술에 해당하는 부분을 나누어서 그 내용을 짧은 챕터 수십개로 나누어 썼다. 

 

다만 이 책은 서유럽 역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잡아도 될 정도의 책은 아니다. 그러면 아마 내용의 상당수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원본 책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지도가 이 책에는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도표나 자료가 풍부한 것도 아니다. 또한 배경으로 언급되는 지역이나 사건에 대해서도 그다지 설명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책을 이해하려면, 기본적인 유럽의 지리에 대해서 이해하고, 유럽사에 대해 개괄적으로나마 알고 있는 사람이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각국의 변화와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이해하도록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교황령의 행정적 조직 운영 변화와 성직자의 서임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투쟁을 묘사한 부분이었다. 황제와 교황이 성직자 서임을 두고 대립하고, 이후 교황이 황제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수도원에 권한을 행사하려 하는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중세 세속 제후와 성직 제후들의 지위 변화를 잘 그려냈다. 

 

이외에, 나는 움베르토 에코의 바우돌리노를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바우돌리노에 등장하는 시인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 실제로 역사속 인물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단순한 짧은 교양서 수준의 각국의 역사서를 읽는 것보다는 어려운 책이 읽고 싶고, 그렇다고 한 분야를 파고드는 지역과 분야의 책을 읽기는 망설여진다면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은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지중해 시리즈에 비하면 쉽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가 쓴 일련의 서유럽 교양사 책들보다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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