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삼긱감밥 2021. 5. 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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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저명한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인 청년 시절을 그린 소설이다. 시대적 배경은 현대(1960년대) 일본이나 저자는 정작 이 소설을 유럽 남부의 그리스, 시칠리아, 이탈리아에서 작성했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유명한 소설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한국에서 크게 읽히고 있으며, 기사단장 죽이기,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구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1Q84 등의 소설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한 그는 매우 많은 다작을 하는 작가로 소설가로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수필로 쓰기도 했다. 그의 취미 중 하나는 마라톤이며, 역시 마라톤에 대한 수필을 쓰기도 했다.  

 

나는 이전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도쿄 기담집, 렉싱턴의 유령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다만 이 소설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중에서는 유명한 편이 아니며, 이것을 읽었다는 사람을 잘 보지 못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하루키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보통 상실의 시대를 통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 세계에 입문하였다. 

 

그래서 나도 상실의 시대라는 작품에 대해서는 알고는 있었다. 인터넷에서 책에 대한 리뷰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 키두니스트 라는 분이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리뷰한 만화를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을 보니 퍽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재밌게 본 일본 만화 중에 쓰레기와 안경과 문학소녀라는 만화가 있다. 이는 와타모테라는 일본의 만화를 그린 타니가와 니코라는 작가가 그린 독서에 관한 만화다. 어리버리한 코스프레 문학소녀(사실 띨하고 어벙한데 문학소녀인 척 하는)와 진짜 책을 좋아하는 안경 소년, 문학소녀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나오는 만화다. 인기가 없어서 조기 중단되고 말은 비운의 작품인데, 나는 좋아하는 만화기도 하다. 

 

어쨌든 이 쓰레기와 안경과 문학소녀에 하루키와 상실의 시대를 소재로 하는 내용이 길게 나온다. 심지어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내용이 그대로 문장으로 나오고 인물의 결말이 스포일러된다. 

 

그래서 나는 이미 과거에 상실의 시대 내용을 스포일러 당한 채로 보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실의 시대는 정말 재밌고 읽는 것이 즐거운 책이었다. 페이지 수가 줄어들 때마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청년 시절의 사랑과 경험을 주제로 하고 있다. 주인공은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청년으로, 일본과 한국의 나이 계산법이 다르기에 아직 10대다. 그는 고향을 떠나서 대학에 다니면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이 기숙사에는 기이한 행적으로 특공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의 친구와, 유능한 엘리트로 방만한 여자 관계를 즐기는 그의 선배가 있는 곳이다. 주인공은 선배를 따라 다른 여성을 만나러 가고 여자 관계를 즐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 주인공에게도 한 가지 기이한 과거가 있다. 그는 과거, 친구와 친구의 여자친구, 셋이서 고등학교 무렵 잘 지냈으나, 친구가 그만 자살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것은 친구의 여자친구와 주인공에게 큰 사건이 되었다. 

 

주인공은 대학에 나가 강의를 듣고 사람을 만나며, 일상 속에서 매일을 나아간다. 그러나 죽은 친구의 여자친구는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많은 충격을 입었다. 우연한 계기로 죽은 친구의 여자친구와 연락하게 된 주인공은 죽은 친구의 여자친구와 가까워지며 청년의 한 순간을 새로운 사건으로 써내려가게 된다. 

 

이 소설은 스포일러 당하고 내용을 봐도 될 정도로 큰 줄거리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이 작품의 중요한 점은 묘사와 분위기다. 주인공과 내가 다른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있어서 굉장히 즐겁게 책을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은 본인은 내심 이에 대해 표현하지 않으나 선하고 배려가 있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을 솔직하게 대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좋아하는 다른 여성들이 주인공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게 된다. 주인공은 누구에게 매정하게 대하는 스타일이 아니며 죽은 친구의 여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한때는 고통을 겪게 되면서도 살아간다. 

 

마치 정말 어떤 사람의 현실 이야기를 소설로 옮겨놓은 것처럼 등장하는 인물들이 살아있는 느낌이 난다. 도식적이고 일관적이기보다는 정말 사람 인 것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이다. 또한 캐릭터들도 구질구질하고 못된 캐릭터가 없어서 모두 깔끔하고 인격적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소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다만 나는 친구들에게 듣기로 상실의 시대만이 하루키의 작품 중 초자연적인 내용이 덜하고 다른 작품들은 초자연적인 요소가 있다고 들었다. 다음엔 뭘 읽는 것이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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