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역사

유목민이 본 세계사 / 삼산정명 스가야마 마사아키

삼긱감밥 2021. 6. 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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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그동안 대부분의 아시아사는 농업국가를 기반으로 서술되어 왔다. 우리가 보는 기록은 대부분 농업에 기반한 국가의 역사서이다.  가령, 동아시아사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북방의 유목민을 오랑캐, 북적으로 규정한 역사 서술방식이 주가 되어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서술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저자인 삼산정명(일본어로 스기야마 마사아키)은 일본인으로 동아시아 유목민족사를 연구해온 학자이다. 저자는 기존의 세계사 서술은 지나치게 유목민족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유목민들은 길을 개척하고 기마술로 천하를 호령한 자들이었으나 농업국가 위주의 서술때문에 그냥 단순한 도적떼처럼 여겨졌다는 것이다.

 

특징

이 책에서는 주로 동아시아 북부지역의 유목민을 중점으로 세계사를 서술한다. 물론 투르크 고원이나 그외의 지역 유목민들도 서술하지만 주된 것은 몽골 고원 근처의 흉노, 몽골 등의 유목민이다. 

 

유목민의 입장에서 세계사를 서술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인구가 조밀한 대국 위주의 서술이 아니라서 읽다보면 기존의 문명사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유목민들이 단순한 유랑집단이 아니라 나름의 고도화된 정치, 군사 사회를 이루었다는 것을 도 한다.

 

또한, 현대의 우리는 잘 알지 못하는 고대 세계에서의 말의 소중함도 깨우쳐 준다. 고대의 말은 현대로 치면 전차급이라는 것이다. 작중 언급되는 일화로는 수십명의 기병대가 수만의 보병대를 격파하고 지나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말을 탄 사람은 일반 보병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였던 것이다.

 

이외에도 돌궐을 비롯한 기마 민족의 습속, 기마 민족의 이동의 역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기억나는 장면

보통 삼국지나 삼국지 게임 시리즈를 하다보면 중국 외부의 북방민족들은 사납고 용맹하나 작정하고 좋은 무장을 데리고 싸우면 또 별것아닌 존재로 그려지곤 한다. 삼국지의 어부라라던지... 

 

하지만 이 책에서는 중국이 삼국시기의 혼란을 겪을 때 오환은 거사를 이루어봄직했으나 조조의 급작스러운 기습에 무너져내리고 기회를 날렸다고 서술되어 있다.

 

또한 사마씨의 진나라가 무너지는 모습을 중국사에서는 매우 황망하게 묘사하는데, 유목민들 입장에서 묘사한 영가의 난은 또 색달랐다.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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