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재클래식스
이 춘추좌전 세트는 올재클래식스의 14번째 세트의 하나이다. (산해경, 춘추좌전 세트, 박물지)
1-1. 개요
홍정욱씨가 운영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 http://www.olje.or.kr/ 에서는 매 분기마다 저렴한 가격에 고전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할 때마다 5천권을 발행하는데 4천권은 교보문고에서 판매하고 일부 도서는 복지시설, 교정시설, 저소득층에 무료 기증한다.
1-2. 종류
주로 동, 서양의 고전 서적을 간행하는데, 장자, 논어, 춘추좌씨전과 같은 중국 고전부터 징비록, 택리지 같은 한국 고전, 리바이어던 같은 서양 고전까지 다양한 고전들을 대상으로 한다.
1-3. 장점
매우 싸다. 춘추좌전을 모두 합해 1176페이지에 5800원이 들었으니 경이롭기 짝이없다.
2. 춘추
춘추는 춘추시대의 역사서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춘추시대가 춘추에서 따온 이름이다. 주나라에서역사서를 편집하여 쓰기 시작한 이후, 각 제후국도 역사서를 쓰게 되었다. 진나라에는 승, 초나라에는 도올, 노나라에는 춘추라는 역사서가 있었다고 한다. 춘추는 노나라에서 대대로 사관들이 기록하여 적어왔는데, 이를 훗날 공자가 편집했다. (전국시대 초기의 사관들이 개입하여 편집한 것이 현재의 춘추로, 공자와 연관성은 있으나 공자가 손을 대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 아예 공자와 상관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4서(논어,맹자,대학,중용) 5경(시경,서경,역경,춘추,예기)의 5경중 하나이다.
3. 춘추좌전
그런데 이 춘추는 매우 간략한 역사서로, 책서체나 기주체라고 하는 일종의 메모에 가까운 글이다. 그냥 몇년에 어디에서 누군가 뭘 했다. 이런식으로만 간략간략하게 쓰여있을 뿐이다. 이렇다 보니 기원전 722년부터 기원전 481년까지를 다루었는데도 1만 6천여자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훗날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거나 서사를 알수없는 부분이 생겼다. 그래서 춘추에 주석을 달아 설명하기 시작했는데, 이것들중 가장 유명한 것이 춘추곡량전, 춘추공양전, 춘추좌전의 3가지이다. 지금은 춘추 원본은 사라져 없어지고 주석만 전하고 있다.
춘추곡량전과 공양전은 유교 경서로서의 성격이 강하며, 춘추좌전은 역사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춘추좌전을 쓴 좌구명은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노나라의 군자로 공자의 제자들이 각기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여 공자의 원래 뜻과 멀어지는 것을 염려하여 이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눈이 멀었는데도 역사서를 집필하여 훗날 사마천이 그를 생각하며 궁형을 참아내고 사기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4. 소개
기본적으로 노나라의 역사서이기때문에, 노나라와 그 주변국의 역사를 서술한다. 물론 패자와 중요국가의 일은 노나라와의 관련이 없어도 상세히 서술한다. 시대 배경은 춘추시대중에서 노나라 은공 시기부터 노나라 애공시기 중반(B.C. 722~ B.C. 481년)이다.
춘추시대는 중국 천하의 천자였던 주나라의 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천도하고, 동주시대가 개막한 상황이다. 문명사 구분에 따르면 청동기시대이다. 아직 철기가 쓰이지 않은 상황을 묘사하는 부분이 꽤 있다. (버드나무 방패라던가, 나무 창이라던가) 주나라 천자의 권위가 약해지자 각국에 봉해진 제후들이 작은 나라를 침략하고 예법과 도의를 무시하며 날뛰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족들(융족 등)이 중국을 침략하고 문화는 혼란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춘추시대 전기, 중기에는 전쟁을 하더라도 명분을 중시여기고 되도록이면 나라를 멸망시키지 않고 군주와 신하의 대는 유지시키는 일이 많았으나, 후기로 가면서 하극상과 대학살이 빗발친다. 결국 진나라의 신하들인 조, 한, 위가 군주를 무시하고 독립하고 제나라 신하 전씨가문이 태공망의 후예인 왕을 죽이며 월나라의 구천이 오나라 합려를 죽이고 오를 멸망시키며 전국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춘추좌전은 이러한 혼란한 시대상을 묘사하고, 역사속을 살다 사라져간 사람들의 행동을 도의에 따라 평가했다. 기록이 얼마 없는 시대의 역사서로서는 훌륭한 책이 틀림없다. 사마천의 <사기>의 내용은 춘추와 관련이 깊으며 대부분의 고사성어도 춘추에서 유래한 것이 매우 많다.
참고로, 이 책은 신동준씨가 옮기셨다.
5. 특징
5-1. 춘추필법
춘추는 춘추필법이라고 일컫는 독특한 역사서술방식에 의해 서술되었다.
첫번째로, 역사 서술에서 대의명분을 매우 강조한다. 대의에 따르지 않는 불인한 행위는 시경이나 과거의 글귀를 엮어서 비판하며, 본래 벼슬이나 직위를 깎아서 기록했다. 가령 기나라 왕은 후국으로 본래 기후라고 불려야 마땅하나, 중국이 아닌 동이의 문화를 받아들였기에 기자로 적힌다.
두번째로, 전례가 없고 예에 맞지 않는 일을 기록했다. 그러나 예에 맞는 행동을 기록한 것도 있다.
따라서 좌전의 주석도 이와 관련하여 왜 이것을 기록했고, 왜 이것은 기록하지 않았으며, 이것은 왜 대의에 맞지 않는지 등등을 풀어헤쳐나가며 진행된다.
5-2.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춘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시경> 의 글귀를 아뢰는데, 이들중 상당수가 실전한 것이고 그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주석에 관련 내용이 적혀있다.
춘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명, 자, 이름, 관직과 관련한 성씨등으로 불린다. 따라서 앞페이지에 나온 사람들이 뒷페이지에 또 나오는데 이름이 바뀌어서 나올 수도 있다. (공자 누구누구, 공손 누구누구 의 경우 이런 정도가 심하다. 진나라의 범씨와 중항씨도 마찬가지.)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누군지 구분 못한다. 가령 양설힐=숙향이나 공자 기질=초평왕 등등.
5-3. 평가
인물의 행동에 대하여 군자, 혹은 공구(공자)가 평하는 부분이 있다. 이것은 유교의 가치와 상통하는 면이 있는 가치관에서 평한다. 다만 정나라의 자산(공손교)은 유학을 실천하지 않고 법가에 가까운 사상으로 나라를 다스려 유교적 인물로 그려지는 진나라의 양설힐(숙향)에게 비난을 받았지만 공자의 평가가 매우 후하다.
또한 아직 청동기시대이기 때문에 별의 움직임이나 자연의 변화를 사람의 삶과 관련하여 해석, 평가하는 부분이 많다. 음양과 사람을 엄밀히 구분하지 않는다.
6. 읽기전에
이 책을 읽으려면, 적어도 춘추시대에 대한 역사를 어느정도 알고 읽어야 익힌다. 교양서적으로 짧게 편집되어 출판된 것이라도 좋으니 미리 대강 살펴두어야 한다.
한문실력은 크게 필요없으나, 종종 인물 이름 파악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있으면 좋다. 공자, 공손, 나라이름을 읽을 수 있을 정도라면 충분하다.
7. 같이보기
이 책은 춘추시대를 다루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춘추시대를 서술한 사마천의 <사기>의 해당하는 편과 매우 관련이 깊다. <주 본기>는 물론이고, <노 주공 세가>나 <공구 세가> 등의 세가, 열전 <관안열전, 오자서열전, 중니제자열전> 등과도 매우 관계가 깊다. 같이 읽으면 사기의 서술이 꽤 시니컬하고 직설적이며 춘추좌전의 서술은 의미를 곱씹어볼만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논어>는 공자의 언행을 기록한 것이기에, 매우 관련이 깊다. 특히 공자가 노나라에서 관직 생활을 했던 시절과 노나라의 혼란했던 정치 상황은 춘추를 읽고 맥락을 파악해야 더 쉽게 이해된다. 노나라의 권력자인 삼환씨의 내력이나, 공산불뉴의 반란, 약해진 노나라 공실의 악조건에서 공자가 어떻게 행동하게 되었는지는 그보다 약간 앞선 시대를 춘추를 통해 파악해야 논어를 깊이있게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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