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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구 문명의 고대에서부터 봉건제의 정착까지의 과정을 그린 책이다.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라는 책의 전권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왜 하필 서구 문명, 그중에서도 서유럽이 근대와 봉건제의 발상이 되었는지를 논한다.
저자는 그리스와 로마 시대로부터 서구 유럽의 역사를 더듬어간다. 로마는 초기엔 공화정이었지만 후기에는 원수정을 거쳐서 제국으로 변했다. 토지의 소유는 콜로나투스 제도에 따라 활용되었다. 중심지를 장악한 무관 권력 세력과 지방의 문벌 귀족 세력이 있었으며, 고대 노예제의 생산양식을 유지했다.
그런데, 로마가 일단 어느정도로 커지고 게르만족과 국경선이 맞닿았지만 더이상 진출하지 않게 되자, 로마의 노예제는 위기를 맞게 된다. 점점 전쟁이 줄어들수록 노예의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이상 노예를 안정적으로 수급하여 노예제를 운용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한편 로마의 북쪽에 있던 게르만족은 원시 부족과 자연신앙에 기반한 사회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로마와 접경하게 되면서, 로마가 가지고 있는 기독교 문물을 받아들였다. 중앙집권적 군사 국가를 이룩하기 위하여 중앙집권형 이데올로기를 채용한 것이다. 그들이 중앙집권적인 사회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로마의 영향을 점점 받았으며, 이후에는 종사제 등을 운영했다. 저자는 로마의 기술 혁신은 크게 평가하지 않는데, 몇가지 기술 혁신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활용하기에는 사회의 수준이 높지 않았다고 보는듯하다.
그리고 로마가 망하면서 이 두가지 독특한 양식이 결합한다. 서양의 고전고대가 합쳐지면서 중세의 봉건제가 탄생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서유럽은 봉건제의 발달을 겪으면서 새로운 국가를 구성한다. 쌍무적 계약을 중심으로 하는 제후들의 봉건제이다. 물론 완벽하게 수직적으로 이상적인 구조를 취하는 국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런 독특한 제도는 나름의 분권적인 사회를 만들어냈다.
서유럽에서는 도시의 발달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빨랐는데, 서구의 도시 발달은 동아시아 도시와 다르다. 동아시아의 도시들이 인구는 많았지만 상인과 수공업자의 권력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나 서구의 도시는 그렇지 않았다. 도시들은 나름의 권한을 누렸고, 그들은 주변 농경지를 배후지로 갖기도 했다.
그렇다면 동유럽은 어떨까. 서유럽의 로마적,게르만적 문물의 융합이 봉건제로 나아갔다는 전제 하에서는 동유럽은 발봉건제의 발전이 느릴 수 밖에 없다. 이 지역들은 로마의 영향은 없는 곳이었다. 타키투스는 그의 저서 게르마니아에서 현재의 독일 동쪽이나 북부 지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다.
굉장히 인상깊었던 부분은, 왜 동유럽에서는 농노제가 생겨났는가에 대한 저자의 견해이다. 15세기 무렵, 서유럽에서는 농노 제도가 형해화되어가고 있었는데 보헤미아나 폴란드 등의 동유럽에서는 재판 농노제가 실시되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저자는 아주 긴 범위에서 동유럽사를 바라본다. 저자에 따르면, 동유럽은 서유럽이 겪은 봉건의 역사를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겪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서유럽에서 농노제가 실시되고 봉건제가 이루어졌던 과정을 동유럽에서 아주 천천히 따라갔다는 것이다. 동유럽의 15세기 농노제 도입은 그냥 서유럽의 농노제의 늦은 이식이라고 보는 듯하다. 러시아와 동유럽의 생산성 수준은 매우 낮은 것이었고, 러시아의 경우 꽤 오랫동안 나무 쟁기를 쓰고 철 쟁기를 쓰지 않았다. 또한 파종된 씨앗과 수확량의 대비가 1:3 정도에 머무른 기간이 서유럽보다 훨씬 길었다고 한다.
키예프 루스는 지배층이 스칸디나비아계 바이킹이었다. 이들은 다양한 물건을 교역했으나 주된 교역물은 노예였다고 한다. 노예를 잡아서 비잔틴에 넘기는 것이다. 이를 목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이후 비잔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발칸 반도에 있다가 망했던 수많은 국가들은 비잔틴 제국의 모형을 따르려고 했으나, 그들은 그럴 능력이 없었다.
동유럽은 서유럽과 달리 유목민과 몽골의 침입에 큰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서 국가가 큰 타격을 입고 휘청거리는 과정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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