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는 이란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책이다. 주인공은 엔지니어를 아버지로 둔 상류층 집에서 여성으로 태어났다. 어렸을 때는 자기가 선지자가 되길 바라는 아이였다. 주인공이 어렸을 당시에는 팔레비 정권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독재로 이란인들의 반감을 사는 상황이었다.
작품에서 이란의 상황을 묘사하는 표현이 아주 좋았는데, 터키의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스스로가 군사 지도자로 공을 세웠기 때문에 카리스마가 있었다. 인도의 간디는 외국에서 인정받은 엘리트 지식인으로 학식이 있었다. 그러나 팔레비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보니 정통성이랄 것이 없었고, 정세 판단에 따른 외국의 인정만이 존재 근거였다.
어쨌든 이런 이란에서도 주인공은 부유층으로 잘 살아간다. 주변 사람들은 이란인이지만 매우 넉넉한 분위기고 주인공의 집에도 가내 사용인이 있다. 주인공의 가족들은 팔레비 정권에 반감이 있는 사람들이고 팔레비 정권이 폭압을 행하자 시위를 나가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팔레비 정권이 무너지자 뒤를 이은 것은 이슬람 성직자 계층이었다. 그들은 팔레비 정권 못지않은 폭압으로 사람들을 탄압하고 죽였으며 팔레비 정권 붕괴를 위해 노력한 마르크스주의자들을 제거하고 헤게모니를 잡았다. 이들의 지배로 인해 이란은 과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문화적 수구주의 국가로 변화했으며 여성의 권리는 극히 제한되었다.
이후 이라크와의 전쟁이 터지는데, 이란은 이라크에 비해서 군사의 질이 떨어졌으므로 이라크의 공습이 이란 도시 지역에 행해져서 주인공의 이웃들도 죽음을 맞이한다. 또한 이란인들이 이라크 전선에서 무참히 죽음을 당했기 때문에 사회에 장애를 입은 젊은이들이 늘어나게 된다. 이 묘사가 매우 무서웠다.
주인공 가족들은 주인공이라도 외국에서 지내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며(그전에 이미 주이란 미대사관 인질 사건이 터지기 전에 외국으로 친척이 떠나는 모습이 나온다) 주인공을 혼자 외국에 보낸다. 유럽에서 생활하게 된 주인공은 인종차별, 이란에서 겪은 극단적인 일들을 주인공의 망상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세상에)과 질서를 싫어하는 아이들과 어울리며 자라고 나이가 들어간다.
주 이란 미대사관 인질 사건 전에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나치 독일의 집권 이전에 미국으로 간 유대인들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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